옛 소설에 빠지다 - 금오신화에서 호질까지 맛있게 읽기
조혜란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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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은 어릴 적 동화책으로 읽다가 중학교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잠깐 몇몇 작품의 일부분을 수업시간에 접하는 게 보통일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고 가뜩이나 책에서 멀어질 무렵이면 고전소설 따위는 일반인들의 독서목록에서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일 것이다.

 

<옛 소설에 빠지다>는 고전소설 전공자인 저자가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나 재미있는 조선시대의 다양한 고전소설들을 대중들에게 널리 소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은 책이다. 흔히 고전소설하면 떠올리는 <춘향전>, <심청전>과 같은 작품이 아니라 <소설>, <김영철전>, <강도몽유록>, <적성의전>, <남궁선생전> 등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조선시대 양반들이 썼을 한문단편 등을 상세한 줄거리와 저자의 해설, 그리고 원문의 일부 및 작품과 관련하여 더 읽어볼 작품 등을 소개함으로써 고전소설을 '깊고 넓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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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 : 어두운 눈을 뜨니 온세상이 장관이라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6
정출헌 지음, 김은미 그림 / 나라말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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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스운 일이다. 어릴 적부터 너무나 익숙한 <심청전>을 읽다가 사십 넘은 사내가 울다니 말이다. 심봉사의 아내 곽씨 부인이 심청을 낳은지 이레 만에 병을 얻어 죽어가는 와중에 갓 태어난 딸에게 젖을 물리는 대목에서 꺼이꺼이 울고, 열다섯 어린 청이가 아버지의 공양미 삼백 석 마련을 위해 뱃사람에게 몸을 팔고 홀로 남을 아비를 위해 밤새 옷 짓고 집안 정리하는 대목에서 울고, 인당수에 몸을 던져 용궁으로 간 뒤 돌아가신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대목에서 울고, 맹인잔치 마지막날 황후가 된 심청과 심봉사가 재회하는 장면에서 다시 울고... 참 희한한 일이다.

 

어쩌면 고전소설의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현대소설처럼 복잡한 플롯이나 현실감 있는 인물이나 사건은 없지만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고 봉사인 아비 슬하에서 어렵게 크는 심청이 현실의 가난과 어려움에 손상되지 않는 고고한 인품과 심성을 끝까지 유지해 나가는 모습, 그리하여 그 모든 고난 뒤에 그에 합당한 보답을 받아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는 결말. 이 팍팍하고 살벌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러한 비현실성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그러한 비현실성이 유치한 동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마땅히 그래야 할 우리들 삶의 모습을 그리기 위함이 아니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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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공 - "깨달음이 깊어지면 너의 전 존재가 춤을 추리라"
아댜샨티 지음, 유영일 옮김 / 북북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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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불교나 기타 종교에서 말하는 깨달음, 해탈 같은 것은 일반 사람들은 도무지 접근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인 듯 생각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사실 깨달음은 너무나 당연한 우리 존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다만 '나'라고 하는 착각, 자신만의 의지와 실체를 가진 다른 존재들과 분리된 '나'라는 하나의 관념이 그러한 당연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고통의 근원이 되고 있다. 

 

미국 출신의 선 스승인 아댜샨티(스티븐 그레이)는 선의 황금시대였던 당나라 시대 선사들이나 니사르가다타 마하라지나 라마나 마하리쉬 같은 아드바이타 베단타 힌두 스승의 가르침을 서구의 언어로 새롭게 되살려 내고 있는 젊은 스승이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체험을 해오던 그는 스무살 무렵 우연히 이웃집 할머니 같은 여성 선 스승을 찾아가 이후 15년간 선 수행을 해왔다. 그러던 중 33세 되던 어느 날 아침 창밖에서 우는 새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의 가르침은 앞서 말했듯 선과 아드바이타 전통의 정수를 담고 있다. 모든 것은 '하나'이기에 '나'도 없고, '깨달음'도 없다. 다르게 말하자면, 모든 것이 '나'이고 우리의 존재 자체가 본래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우리의 관념과 의지와 모든 노력이 저절로 '알 수 없는 것' 앞에 무장해제될 때, 진실 앞에 겸허히 순복할 때, 깨달음은 저절로 드러나는 것이다.

 

특히나 그의 가르침에서 귀하게 여겨지는 것은 깨달음이란 체험이나 사건 이후에도 미묘하게 해결되지 않는 어리석은 착각, 완전한 '하나'가 되지 못하고 여전히 분리된 자아의 그림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그의 가르침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세계적으로 몇 되지 않는 분명한 안목을 지닌 스승이다. 앞으로 국내에도 그의 가르침이 더욱 많이 소개되어 미망을 헤매는 구도자들의 지남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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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세상 인연의 배를 띄워 - 최척전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7
황혜진 지음, 박명숙 그림 / 나라말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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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척전>은 임진왜란(1592년)과 뒤이어 일어난 정유재란(1597년)에서 정묘호란(1627년) 이전까지 어수선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남원 출신의 최척 가족의 이별과 극적인 재회를 그리고 있는 고전소설이다. 현곡 조위한이란 선비가 남원에서 만난 최척이란 노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최척전>은 험난한 역사적 격동기를 살아내야만 했던 당시 백성들의 고통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남원 성문 밖 임진왜란으로 몰락한 가문 출신인 최척은 아버지 친구에게 글을 배우다가 옥영이란 처녀와 인연이 닿아 혼인한다. 근처 만복사 부처님의 꿈을 꾸고 아들을 낳아 행복하게 살아가던 최척 가족은 정유재란으로 왜구를 피해 피란하다가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진다.

 

최척은 다행히 왜구에게 붙잡히지 않았으나 가족들이 왜구들에게 붙들려가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자 명나라 원군을 따라 중국으로 떠난다. 한편 왜구에게 붙잡힌 아내 옥영은 일본으로 끌려가고 최척의 아버지와 옥영의 어머니는 구사일생으로 도망쳐 만복사 승려가 보호하고 있던 최척의 아들(손자)을 만난다.

 

일본으로 끌려간 옥영은 착한 주인을 만나 중국과 베트남을 왕래하는 무역선에서 일하게 된다. 최척도 중국에서 사귄 친구와 장사를 하러 다니다 베트남에 들르게 된다. 어느날 밤 아내 생각에 잠못 들고 피를 불던 최척은 옆 일본 배에서 아내가 예전에 지어 부르던 시를 듣게 되고 놀란다. 다음날 그 배를 찾아가 혹시 조선 사람이 없나 묻다가 기적적으로 부부는 상봉하게 된다.

 

20여년의 세월이 흘러 중국에서 최척 내외는 또 다른 아들을 하나 낳아 아버지가 조선에 출전했다가 행발불명된 중국인 며느리를 얻어 살고 있었다. 명과 후금과의 전쟁에 최척이 참여했다가 명나라가 대패하는 바람에 최척은 다시 가족과 이별하게 된다. 포로수용소에 갖혔던 최척은 거기에서 전쟁에 참여한 조선군 포로 가운데에서 어느새 장성한 첫째 아들과 상봉한다.

 

주위의 도움으로 조선으로 도망쳐 남원으로 돌아오던 중 병에 걸려 죽을 고비에 있던 최척을 어느 중국인 침장이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해 아버지와 장모를 만난다. 알고 보니 그 중국인 침장이가 중국에 두고 온 며느리의 아버지, 즉 최척의 사돈이었다. 최척은 중국에 두고 온 아내와 아들 내외를 만나고 싶었으나 중국과 조선의 정세가 흉흉하여 쉽게 일을 도모할 수 없었다.

 

한편 중국에 있던 옥영은 아들 내외와 함께 목숨을 걸고 조선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일본 무역선을 탔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위험을 잘 넘기며 항해를 하던 중 해적들을 만나 무인도에 버려진다. 절망에 빠져 목숨을 버리려 하다가 만복사 부처님을 꿈에 보고 다시 희망을 갖게 된다. 며칠 후 조선 배를 만나 순천에 내린 옥영과 아들 내외는 걸어서 남원 옛집을 찾아 갔다가 그곳에서 최척과 시아버지, 친정어머니, 큰 아들, 그리고 며느리의 아버지 모두 만나게 된다. 

 

사실을 기록했다기에는 너무나 극적인 이야기여서 조위한의 창작이거나 어느 정도 각색을 한 것으로 여겨지는 <최척전>은 역사적 비극 앞에 무기력하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던 당시 민중의 삶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소설에서처럼 부처님의 도움이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 없는 가족들의 재회는 여전히 이산가족의 고통이 남아 있는 현대의 독자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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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으로 와인 즐기기
신예희 글.그림 / 조선일보생활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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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신의 물방울>이란 와인을 소재로 한 일본 만화가 유행하고, 각종 매체에서 와인과 관련된 기사나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소물리에니 보졸레 누보니 하는 프랑스어가 널리 퍼지고, 할인마트에 와인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코너가 생겼다. 한마디로 와인 붐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런데 같은 술이면서도 와인은 소주나 맥주와는 좀더 다른 느낌 다른 이미지를 풍긴다. 우리 말 포도주가 주는 느낌과 와인이란 외래어가 주는 느낌은 비록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은 비슷하거나 같을지라도 그 뉘앙스나 분위기는 하늘과 땅 차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왠지 와인은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지나치게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해묵은 서양 컴플렉스 내지는 문화 사대주의가 깊었던 탓인지,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좀 사는 사람들이 분위기 있는(그러므로 아주 비싼) 레스토랑에서 점잖게 와인을 마시는 장면에 주눅이 든 탓인지, 가끔 와인을 접할 땐 특별한 날에 평소에 안 입던 정장을 입었을 때 느끼는 불편함을 갖게 된다. 기껏해야 술일 뿐인데 마트에서 큰 맘 먹고 와인을 구입하려 이 와인 저 와인 살펴보면 도통 알 수 없는 라벨에 바디감이 어쩌고 저쩌고 탄닌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들 때문에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던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처럼 도도한 와인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선 다른 주류를 접할 때와는 달리 약간은 학구적인 자세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아직 와인은 우리에게 낯선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봤자 와인도 그저 술일 뿐인 것을! <2만원으로 와인 즐기기>의 저자(일명 신마님)는 그러한 배짱과 아마추어의 실험정신으로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와인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들을 쉽고 재미있게 일러준다. 와인의 역사, 종류, 포도 품종, 라벨 읽는 법, 만드는 법에서 보관, 저장, 맛 보기에 이르기까지 와인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저자 특유의 입담과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전달해 준다. 다른 와인 관련 저서에서 찾아보기 힘든 저자와 독자가 거의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편안함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제목처럼 2만원 이내의 와인은 거의 소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다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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