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에서 영원으로 - 불필스님 회고록
불필 지음 / 김영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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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에서 영원으로>는 현대 한국불교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성철 스님의 딸 불필 스님의 회고록이다. 성철 스님의 딸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어느새 한국 비구니계의 원로가 된 불필 스님의 생애를 통해 그의 생부였던 성철 스님과 그의 은사인 인홍 스님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한참 세속의 번뇌로부터 벗어나 깨달음의 피안을 구하던 이십대 후반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을 비롯하여 처음으로 백련암에서 3천배를 하고 불명과 화두를 받았다. 그 후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한 재가 단체에서 참선 수행을 한 이력도 있으니 성철 스님은 내 공부의 첫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지금도 가끔 백련암 법당에서 대중들과 3천배 하던 날 밤이 떠오른다. 암자 마당에 있던 기암괴석, 주위의 낙락장송과 아침 공양으로 먹은 연자죽. 끊어질 듯 허리가 아팠던 아비라 기도, 백팔예참. 원택 스님에게 세뱃돈도 타고, 해인사 선원 유나였던 원융 스님을 뵈었던 일... 모두가 어젯밤 꿈 속이 일인듯 어슴프레 가물가물하다. 

 

이 공부 길에 대한 신심과 원력이 일상의 업력에 매몰되어 갈 즈음 서릿발처럼 정신이 번쩍 나게 해 주는 장군죽비와 같은 책이었다. 겸양 탓인지 당신이 해 온 공부 살림살이는 거의 내놓지 않아 아쉽지만... 이 두꺼운 책의 내용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성불을 위해서는 일체를 희생하라."

 

나무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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