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들 주세요 사계절 중학년문고 2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양혜원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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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초등학교에 다니는 닉은 약간은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생각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 닉이 5학년이 되면서 엄격하기로 유명한 로렐라이 그레인저 국어 선생님을 만나면서 재미있는 사건이 발생한다. 선생님과의 수업을 통해 언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배운 닉이 친구들과 짜고 '펜'을 '프린들'이라는 말로 바꿔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사전을 법전처럼 숭배하는 그레인저 선생님에 대한 반항심으로 닉은 두 사람 사이의 낱말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어느날 선생님은 닉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낱말전쟁이 끝나면 닉에게 보내주겠다면서 두툼한 편지 봉투에 날짜와 닉의 이름을 적게 한다. 처음엔 선생님을 골려 주기 위한 장난에서 시작된 말이 차츰 주위 친구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지방 신문에 실리게 되고, 발 빠른 사업가는 프린들이란 이름의 펜을 만들어 팔고, 전국에 방영되는 TV뉴스에 등장하면서 프린들이란 낱말은 일파만파 퍼지게 된다. 마침내 프린들이란 말이 전국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닉의 아버지는 프린들이란 말을 자신의 상품에 사용하려는 사업가와 상표권 계약까지 맺게 된다.

 

그 후로 10년이 지나고 대학생이 된 닉은 그레인저 선생님으로부터 소포를 받게 된다. 거기엔 예전에 자신이 서명한 편지와 자신이 만든 신조어가 실려 있는 웹스터 사전 그리고 프린들이란 쪽지가 꽂힌 선생님의 낡은 만년필을 받게 된다. 그리고 한 달 후 크리스마스 아침 내년에 은퇴를 앞둔 그레인저 선생님도 한 통의 편지와 소포를 받게 된다. 편지에는 선생님의 제자가 선생님 이름으로 대학생을 위한 장학기금 백만 달러를 기부했다는 교육감의 축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소포에 맞춤법이 맞지 않는 5학년 남학생이 보낸 것 같은 카드와 이 물건을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좋다는 내용이 새겨진 황금빛 만년필이 들어 있었다. 

 

이 책은 언어(낱말)가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하고 변화하는지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준다. 언어(낱말)는 하나의 기호로서(언어의 기호성), 언어(낱말)과 의미 사이에는 어떠한 필연적인 관계가 없으며(언어의 자의성), 언어(낱말)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약속이며(언어의 사회성),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언어(낱말)의 형태, 의미 등은 변화하며(언어의 역사성), 일정한 규범에 따라 언어(낱말)는 사용되며(언어의 법칙성), 얼마든지 새로운 낱말이나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언어의 창조성).

 

그레인저 선생님은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에 개인이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언어의 사회성과 언어 사용은 일정한 규범을 따라야 한다는 언어의 법칙성의 입장을 대변한다. 반면 닉은 언어는 얼마든지 새롭게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언어의 역사성과 창조성의 입장을 보여준다. 언어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일정 기간 동안은 변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씩 성장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의 언어 실험을 위해 악역을 맡아 아이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동안 닉을 지켜봐 준 그레인저 선생님의 모습이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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