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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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농물농장>은 스탈린 당시 소비에트의 전체주의 독재체제에 대한 풍자적 우화 소설이다. 물론 이 작품이 씌여질 당시의 시대적 맥락에서 작품 속 인물과 사건이 상징하는 알레고리를 분석하며 감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작품 감상일 것이다. 그러나 <동물농장>은 인간 사회에 항구적으로 존재하는 계급, 부의 소유와 분배, 권력의 속성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맥락을 벗어나서도 얼마든지 다양한 감상과 이해가 가능한 열린 텍스트이다. 특히나 한 마리의 쥐새끼와 몇몇 개새끼들이 권력을 틀어쥐고 다수의 어리석고 힘 없는 대중을 유린하고, 농락하고, 능욕하는 오늘날 이곳의 '동물농장'에서는 또다른 독법으로 이 작품을 읽어 나갈 수도 있으리라.

 

<동물농장>의 여러 캐릭터 가운데 개인적으로 나는 당나귀 벤자민에 깊은 연민과 공감을 느낀다. 소시민적 지식인을 형상화 한 것으로 보이는 당나귀 벤자민의 회색주의적 태도, 정치적 무관심 또는 개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방기가 나폴레옹과 그 추종자들과 같은 세력이 권력을 독점하는데 일조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닫는다. 당나귀 벤자민은 사회적으로 각성하지 못한 일반 대중을 계몽시키고 그들을 조직화, 권력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지식인들이 그들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자신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신은 물론 다른 계급과 사회 전반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식인들은 그 시대와 사회의 야경꾼으로서 늘 깨어 있으며 다가오는 위험과 재난을 경고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대중들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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