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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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새로운 경전이라고 해야 할까? 신비주의 문헌이라 해야 할까?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는 하나의 경이로움이다.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싯다르타', '고빈다', '싯다르타의 아버지', '고타마', '카밀라', '바주데바', '싯다르타의 아들'은 서로 다른 인물이면서 같은 인물이다. 이 이야기의 이미지를 빌려 말하자면, 하나의 강물이 보여주는 여러 물결이다. 물결은 서로 다른 모양이지만 강물은 오직 하나일 뿐이다. 

 

주인공 싯다르타는 어느 곳에도 머물지 않는 구도자이다. 왜냐하면 진리란 박제된 것, 굳은 것, 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끝없는 자기 부정, 쳇바퀴 돌기의 끝에는 한 발자국 움직이기 이전의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그 자리는 같은 자리이면서 전혀 다른 자리이다. 세속 너머의 진리의 세계가 아니라 세속 그대로 진리인 세계가 그 자리이다. 차안과 피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차안 이대로가 피안이다. 그렇게 되면 차안도 없고 피안도 없다.

 

진리는 말로 설해지거나 가르쳐 질 수 없다는 가르침. 이 도저한 역설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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