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맞이하는 위협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양장) ㅣ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3년 8월

<해리포터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호그와트 3학년(13살)이 된 해리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3권에서 해리는 이제 본격적으로 사춘기에 진입해 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버논 이모부의 여동생 마지 아줌마가 해리의 어머니를 모욕하자 해리는 그만 자제력을 잃고 폭발하여 사고를 치고는 가출을 감행한다. 그런가 하면 래번클로의 여학생 수색꾼인 초 챙을 보며 미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위험한 범죄자로 알려진 시리우스 블랙의 아즈카반 탈옥으로 해리의 호그와트 생활은 전편보다 더욱 힘들어진다. 죽음과 관련있다고 믿어지는 검은 개를 보게 되면서 해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불행의 그림자를 느낀다. 특히 사람들로 하여금 끔찍한 불행의 기억과 좌절감을 불러 일으키는 디멘터와의 만남에서 해리는 자신을 위해 볼드모트에게 희생당한 어머니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정신을 잃는다. 말포이는 그런 해리를 비웃으며 주위의 놀림감으로 만든다. 해리는 우연히 시리우스 블랙이 아버지의 친구였으나 아버지를 배신하여 부모님이 볼드모트에게 죽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분노한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들의 애완동물인 쥐 스캐버스와 고양이 크룩생크로 인해 심각한 불화를 겪게 된다.  

새롭게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로 부임한 루핀 교수를 통해 해리는 디멘터에 대항 할 수 있는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고, 기숙사 대항 퀴디치 대회에서 마침내 슬리데린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다. 말포이에게 상처를 입힌 히포그리프 벅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던 날, 마침내 해리와 친구들은 시리우스 블랙을 만나게 되고, 해리 부모님의 죽음과 관련된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론의 애완동물 스캐버스가 사실은 해리의 부모님의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인 피터 페티그루였으며 그의 배신으로 해리 부모님은 죽음을 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스네이프 교수의 방해와 늑대인간이었던 루핀 교수로 인해 피터를 놓치고, 디멘터들의 공격으로 블랙과 해리, 친구들의 목숨이 위험해진 순간 아버지라고 생각되는 존재가 보낸 패트로누스가 그들을 구원하는 것을보며 의식을 잃는다.

병동에서 의식을 되찾은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블랙이 누명을 쓰고 디멘터에 의해 처형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덤블도어 교수의 도움으로 헤르미온느가 많은 수업을 듣기 위해 몰래 사용해 왔던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시계를 이용하여 세 시간 전의 과거로 돌아간다. 과거로 돌아간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벅빅의 생명을 구해주고 디멘터의 공격을 받고 있던 자신을 패트로누스 마법으로 구한 사람이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란 사실 깨닫게 된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벅빅을 타고 호그와트로 날아가 처형을 기다리고 있던 블랙을 탈출시킨다.     

3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소재들은 바로 디멘터와 보가트란 생물들이다. 디멘터는 우울증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 조앤 롤링은 실제 오랜 기간 동안 우을 증세를 경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멘터가 가까이 다가오면 심장까지 전달되는 냉기와 무기력증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기억들만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모든 행복과 희망, 살려는 욕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특히 디멘터의 입맞춤을 받으면 육체는 살아 있으되 영혼은 영원히 죽어 버리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보가트는 우리가 마음 속으로 두려워 하고 있는 대상으로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는 생물체로 그려지는데 아마 이것은 우리 마음 속의 공포심, 잠재되어 있는 두려움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사춘기는 스스로도 자제할 수 없는 충동과 막연한 외로움과 두려움, 우울감이 다른 시기에 비해 더 두드러지는 때이다. 따라서 대단히 위험하기 짝이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는 삶의 욕망 만큼이나 죽음에 대한 공포도 강렬하게 의식하게 된다. 자아정체성이 확고해지기 전까지 자신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 인해 내적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 많은 심적 고통을 겪기도 한다. 전편에서 보여주었던 해리와 그 친구들의 행복했던 유년시절이 끝난 것이다.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부터는 해리의 내면에서 여러 복잡한 일들이 일어나면서 외부 세계와의 갈등도 그만큼 더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될 것이다. 따라서 4권 이후부터는 1, 2, 3권보다 책의 두께가 더욱 두꺼워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