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소여의 모험 펭귄클래식 35
마크 트웨인 지음, 존 실라이 작품 해설, 이화연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내 생애 최초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낀 것이 언제일까? 아마 어린 날 재미있는 책에 푹 파묻혀 시공간의 감각을 잃어버린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였으리라. 그런 즐거움을 선사한 책들 가운데 한 권이 바로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다. 

 

불쌍한 폴리 이모와 사고뭉치에 영악하기 짝이 없는 톰, 그리고 얄미운 범생이 시드, 톰의 단짝 허크와 그의 풋사랑 베키... 벌써 수십 년 동안 그들의 존재를 잊고 살아오다가 문득 다시 펼친 책장 속에서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그들을 만나고 어릴 적의 감동이 되살아 남을 느꼈다.

 

그땐 그 얼마나 톰과 같은 아이가 되고 싶었던가? 산 언덕배기 동굴이 아지트가 되고 몇몇 친구들과 상상 속의 인물로 변신하여 뛰놀던 그 시절에 말이다. 나와 똑같은 생각과 느낌을 가진 톰을 책에서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던가? 변함없이 생기발랄한 톰의 모습을 보면서 그 사이 나는 어느새 폴리 이모나 도빈스 선생님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어른이 되어버렸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내게도 톰과 같이, 어린 시절의 나 같이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세워놓은 규칙이나 관습에 반항하는 10대의 자식이 있다. 그의 톰스러움, 허크스러움을 왜 그리 허용하고 인정하기가 어려운 것인지... 어째서 재수 없고 얄밉고 멋대가리 없는 시드 같은 아이들로만 만드려고 하는 것인지... 책을 통해 다시 만난 톰이 내게 묻는 듯하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느냐고, 다시 자신과 함께 뗏목을 타고 미시시피강을 따라 머나먼 항해를 떠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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