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되는 공식 - 숨은 도인 겸우선사가 전한 향상일로 6
전재근 지음 / 도피안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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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세상에 자취를 드러내지 않고 홀로 진리를 추구하며 안빈낙도의 자세로 살아가는 구도자들이 있다. 서울대 전재근 교수가 스승처럼 모시고 가르침을 받은 겸우 선사 역시 그러한 분 가운데 한 사람이다.

 

수년 전에 선사의 <반야심경> 법문을 정리하여 출판한 것이 <보는 놈을 봐라>(초롱)란 책이고, 최근 <금강경> 법문을 중심으로 출간된 책이 <부처 되는 공식>(도피안사)이다.

 

겸우 선사(1917~2005)는 29세에 출가하여 수덕사, 해인사, 오대산 중대와 서대, 태백산 도솔암 등에서 수행정진하였고, 불교정화 이후 승적도 없이 토굴 등에서 칩거하며 정진하였다 한다.

 

<반야심경>, <금강경> 등 주요 경전의 원문이나 번역에 오류가 있다 하여 새롭게 고치기도 하고, 육조 이후 중국 조사선(간화선)이 불교를 망쳤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서슴치 않는다.

 

새겨들을 만한 부분도 많이 있겠지만 세상을 등지고 홀로 자기만의 세계 속에 침잠한 사람들 특유의 외곬이 많이 엿보인다.

 

선사가 줄곧 강조하는 '본심', '일념불기처', '보는 놈'과 같은 용어는 일찍이 널리 쓰이는 말일 뿐이다. 게다가 '일념불기처'로 예를 들자면, 한 생각도 일으키기 이전의 본래 자리, 본성을 가리키는 이 말 역시 한 생각을 일으킨 다음의 말 마디일 뿐이므로 허물이 적지 않다. '일념불기처'는 이름이 '이념불기처'일 뿐 '일념불기처'는 절대 아닌 것이다.

 

선사의 살림살이가 원래 그랬는지 그것을 기록한 전재근 교수의 안목이 그래서 그런 것인지, 원효나 역대 고승들에 대한 비판, 화두에 대한 비판 역시 말 마디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선사가 지적해 보이려는 대의는 부처님과 역대 조사들의 심중과 어찌 한 터럭 만큼의 차이라도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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