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하는 글쓰기 - 발설하라, 꿈틀대는 내면을, 가감 없이
박미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쓴다는 행위는 어떤 것일까? 걷는다, 생각한다, 먹는다, 잔다 등과 같은 행위와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어떠한 매카니즘이 작동하기에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마음의 치유'가 가능한 것일까? 박미라의 <치유하는 글쓰기>를 읽게 된 동기는 이와 같이 단순한 궁금증에서 비롯되었다. '독서치료'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고 누구든 책 읽기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자가 치유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낯설지 않지만, 글 쓰기를 통한 상처 받은 마음의 치유라? 

 

하기야 정신분석, 심리치료, 상담이라는 게 '분석가/치료사/상담자'와 '환자/내담자'와의 '관계'와 '교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란 점에선 글쓰기를 통한 심리 치료/치유가 그렇게 이상할 것은 없을 것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란 말이 있듯이, 모든 심리적 문제 또한 그것을 가진 사람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분석가/치료사/상담자'는 하나의 '매개체/촉진자/안내자' 역할에 불과할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비춰 줄 '거울' 역할만 하면 될 뿐이다. 그런 면에서 글쓰기는 매우 효과적인 자기 발견/자기 확인의 매개체다.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글쓰기 치료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12주간 진행되는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내용들, 글을 쓸 때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글쓰기를 매개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구성원 간의 상호 교류를 통한 공감 나누기와 지지, 글쓰는 과정을 통해 글쓴이 자신의 무의식과의 만남, 발견 및 그를 통한 자기 치유를 중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의식의 어두운 저편에 있던 심리적 문제를 글쓰기라는 의식의 조명으로 비춤으로써 그 정체를 확인하고 스스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유하는 글쓰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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