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길을 잃었다'라는 문장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누구보다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갔다고 생각하는 그가 '길을 잃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걸어온 길의 이정표가 되어준 14권의 책을, 그 '오래된 지도'를 새삼 다시 꺼내 천천히 읽어내려 갔다.

 

그가 <공산당 선언>, <광장>, <역사란 무엇인가>를 언급했을 때, 그가 걸었던 길의 일부를 나도 지나쳐 왔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인구론>과 <종의 기원>, <진보와 빈곤>에 대한 추억을 접해서는 그가 보통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지나쳐 왔음을, <맹자>와 <사기>, <죄와 벌>과 <대위의 딸>,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이야기할 때엔 험난한 길의 한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정확한 좌표를 찾기 위해 무던히도 애써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지쳤다. 존경했던 이들은 먼 곳으로 떠났고, 사랑하는 동료들은 시대의 삭풍에 떨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는지 알겠으나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야 할지 몰라 번민한다. 내가 받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나를 외면하고, 같은 방향을 보고 걷는 사람들과도 손을 잡기가 어렵다. 가끔 나는 내 자신이 물 밖으로 팽개쳐진 물고기 같다고 느낀다.'라고.

 

그러나 나는 이내 그가 자신이 가야할 길을 다시 씩씩하게 걸어갈 것을 믿는다. 그렇다. 이것은 믿음, 곧 신념의 문제이다. 육체와 물질에 제한된 현실 속에서 고귀한 정신, 순수한 영혼이 어떻게 스스로는 물론 사회 전체를 구원하는가. 이것은 예정된 파국으로 치닿는 오늘날의 우리 현실과 인류 전체를 위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길찾기이다. 젊은이들이여, 고전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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