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육후연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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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은 내가 처음 읽은 일본 근대 소설이다. 일본 소설은 무라카미 하루키나 무라카미 류 정도의 현대 소설 몇 권만 읽었을 뿐이지만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라고 느꼈다. 그러나 나쓰메 소세키란 작가의 명성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도대체 어떤 작품들을 썼는지 궁금해 하다가 학교 도서관에서 <도련님>이란 책을 빌려 읽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천방지축이었던 도쿄 출신의 주인공은 일찍 부모를 잃고 헌신적인 어머니나 아내와 같은 하녀 '기요'의 보살핌을 받다가 시골학교 수학교사가 된다. 좁은 시골 동네에서 학생과 교직원들과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던 주인공은, 동료 교사와 함께 이중인격자에 속물인 교감과 아첨꾼 미술교사를 혼내주고는 사표를 내고 '기요'가 기다리는 도쿄로 돌아와 철도회사 기수가 된다.   

 

보통 이 소설은 세상 물정 모르던 철부지 '도련님'이 시골학교에서 세상을 배워나가는 성장소설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런 독법도 충분히 가능하고 사실 그러한 면이 다분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별 특징적 사건이나 인물의 심리적 갈등, 변화가 없이 소소한 에피소드가 나열되는 이 소설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마치 한국 사람 입맛에는 뭔가 부족한 일본 라면 맛 같다고나 할까? 여전히 '기요'라는 어머니나 아내 같은 여인의 도움 없이는 제 스스로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나약한 전근대적 일본 남성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비판적인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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