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아늑한 곳 - 마음을 비우는 여행으로의 초대
김나미 지음 / 샘터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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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아늑한 곳>은 종교 관련 칼럼과 저서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저자 김나미씨가 잠시 해외로 떠나면서 91년 불교와의 만남 이후 종교적 방랑처럼 한반도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아늑함'을 느꼈던 곳에 대한 회상을 담은 추억록이다. 숙세의 인연처럼 천주교 신자였던 저자가 불교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순천의 송광사를 비롯, 땀흘리는 육체 노동의 건강함을 깨닫게 해 준 괴산의 가톨릭농민회 청천지회, 한 잔의 차와 진정한 휴식을 느꼈던 제주의 자성원, 복잡한 서울에서 혼자만의 공간, 평화를 찾기 위해 찾았던 성공회 성가수녀원, 수행자들의 구도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천안의 호두마을, 신영복 선생님으로부터 '용서'의 가르침을 얻은 강원도 오지의 개인산방 등 모두 여섯 곳의 인연처가 소개되고 있다.   

 

저자의 몇몇 다른 저서를 이미 읽어본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고 느낀 감회는 그렇게도 많은 곳을 찾아 다니고, 그렇게도 많은 사람을 만나 보았음에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그녀의 갈증이 곳곳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 진리와 평화, 안식을 찾아 운수납자처럼 이곳저곳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 다니며 많은 도반, 스승, 도인을 만나보았을텐데 정작 자신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어쩔 수 없는 체념의 상태에 빠진 듯한 인상이 든다. 자신이 스스로 분명하지 않으니 어떤 장소, 어떤 사람, 어떤 가르침이 자신의 문제에 온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녀도 진리로 통하는 문는 바로 지금 여기 나 자신 안에 있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밖으로 구하는 있다. 모든 방랑의 끝은 허무와 절망이다. 더이상 밖에서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 그녀의 말처럼 다시 되돌아오기 위해서 떠난 것일 뿐이다. 길이 끝나자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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