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제은 교수의 자기 사랑 노트 - 2009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오제은 지음 / 샨티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이르는 길이다. 머리로는 다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막상 가슴 저 밑바닥에서는 '아니'라고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머리가 우리의 생각에 기반한 것이라면 가슴은 생각 이전의 직관, 가장 직접적인 삶의 에너지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오제은 교수의 자기사랑노트>는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와의 만남을 통한 심리치유에 관한 책이다. 성장과정에서 부모, 형제와 같은 인간관계의 문제로 제대로 사랑받고 이해받지 못한 감정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채 '상처받은 아이'로 고착된다. 이 '아이'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맺혀 있는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같이 아파해 주고 슬퍼해 주지 않으면 우리는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심리적 문제 속에서 고통받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오제은 박사는 자살충동에 시달리던 유학시절 완고하고 보수적인 신앙의 목사 아버지로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내면의 아이'를 발견한다. 가정문제와 사회생활 모든 면에서 최악의 상황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인듯 보이던 시점에서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이해해 주고 같이 부둥켜 안고 울어주던 스승을 통해 상담가, 심리치유사로 거듭나게 된다. 소위 '상처 입은 치유사'가 된 것이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잘 안다.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심정을 아는 법이다. 저자는 마치 신앙간증처럼 자신의 상처와 스스로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심리상담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독실한 크리스천인 저자는 땅으로 인해 넘어진 자는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하듯, 심리적 고통과 상처는 진정한 평안과 행복에 이르는 신비의 문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삶이 우리에게 주는 모든 것이-그것이 고통과 불행의 모습을 빌었을지라도- 축복임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