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을 힘겹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맞닥뜨리는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다. 사람들은 '객관적인 현실' 속에 살고 있지 않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심리적인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 같은 시공간 속에 놓여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람마다 살아가고 경험하는 현실은 똑같지 않다. 그 모든 심리적 현실, 사실에 대한 우리의 해석은 우리의 '자아'가 만들어낸 것이다. 불교식으로 보자면 하나의 환상, 한 조각 꿈에 불과한 것인데도 우리는 그 환상, 그 꿈이 너무나 실감나는 것이라 거기에 일비일희하는 것이다. 

 

이무석 박사의 최근작인 <자존감>은 낮은 자존감, 즉 열등감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열등감은 그럴 수 밖에 없는 객관적인 조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에 대해 저자는 그것이 그러한 조건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즉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문제인 것이다. 흔히 사람들이 열등감을 느끼는 외모, 능력, 집안, 학벌과 같은 사실들은 객관적으로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자아'가 그것에 대해 기대하는 수준, 바로 '욕망'의 크기에 따라 '남과의 비교'를 통해서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뉘는 것이다. 말하자면 하나의 환상이다. 좋고 나쁨이 객관적인 조건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점, 가치판단,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은 참고 견딜 수 없는 심리적 고통을 참고 견딜 만한 심리적 고통으로 경감시켜 줄 수 있을 뿐이다. 정신분석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과학에서 종교로 건너가는 다리가 이 지점에서 발견된다. 상담학과 정신분석학, 심리학이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상처받고 분열되고 쇠약해진 '자아'를 위로하고 통합하고 건강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인간이 가지는 모든 심리적 문제는 끝이 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 '자아'의 실체를 밝히지 않는 한 모든 치료는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누구인가? 이 모든 희로애락의 근원이자 귀결점인 '나'의 정체를 발견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각자의 '심리적 현실'이란 매트릭스에서 끝없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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