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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 - 좋은 관계를 만드는 비밀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의 <30년만의 휴식>을 읽고 저자가 쓴 다른 책들을 모두 읽어 보기로 했다. 어느새 불혹(不惑)의 나이임에도 늘 여기저기에 '혹'하는 이 마음과 씨름하는데 저자의 책이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었다. 요새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물질적 외부세계의 풍요로움과 화려함에 비례하여 인간의 영적 내면세계는 더욱 피폐해지고 황량하게 변하는 것 같다. 톨레의 말처럼, 어쩌면 인류는 인류의 종말이냐 아니면 새로운 차원으로의 진화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무석 박사의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뛰어난 문필가다. 짧고 간명한 문장. 조리있게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스토리 텔링. 흔히 의사나 과학자들에게 연상되는 딱딱하고 차가운 문장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분석한 어느 환자의 사례를 가지고 정신분석의 전과정을 실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치료 계약에서부터 매달 분석비를 주고 받는 것은 물론, 치료를 끝내고 분석가와 피분석자가 헤어짐에 이르기까지의 현실적인 사항에서조차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정신분석을 보면서, 정신분석이 참으로 끈기와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 심리문제의 대부분이 어릴 적에 맺게 되는 최초의 '친밀감', 즉 엄마와의 애착 형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오늘날 거의 상식이 되어 있다. 어쩌면 운명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아가와 엄마가 맺는 이 애착 관계에서 한 사람의 인생의 행불행이 거의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자식을 키우는 한 사람의 부모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완전한 무방비 상태로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응당 받아야 할 충분한 사랑을 이런저런 이유에서 받지 못해 평생 스스로조차 알 수 없는 마음의 그늘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 한 권의 책이 본래 아무 문제없이 태어난 자신의 참모습을 깨닫는 종이거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