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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휴식 - 마음의 평안과 자유를 얻은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6년 5월
평점 :
바야흐로 사회과학(정치경제학)의 시대가 가고 정신과학(심리학)의 시대가 오나보다. 요사이 넘쳐나는 것이 심리학 관련 서적이다. 그만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늘어나는 탓이리라. 물질적 발달이 가속화될수록 인간 심리는 더욱 황폐화되어가고 있다. 일찍이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 박중빈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고 말했다 한다. 선견지명이다. 마음을 고쳐먹지 않는 한 현대의 정치적, 경제적, 생태적 위기를 극복할 길은 없어 보인다.
마음을 고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심리학, 그 가운데서도 정신분석학이다. 프로이드에 의해 제창된 정신분석학은 그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여러 영역에서 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제 무의식이란 용어는 일상언어처럼 쉽게 쓰이고, 유아기의 '결정적 시기'에 겪는 여러 경험이 야기하는 심리적 문제들은 상식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들과 정신분석학 또는 정신과 사이에는 가까이 하기엔 꺼림칙한 뭔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무석 박사의 <30년만의 휴식>은 아주 쉽게 쓰여진 정신분석학 입문서이다. 소설과 수필의 모호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은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사람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간명한 문체 사이로 직접 느낄 수가 있다. 한 마디로 책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그의 글을 읽어가다 보면 편안한 카우치에 누워 그에게 진료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정작 이야기는 저자가 들려주는데 내 속이 후련해진다. 오랜만에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