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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고전에 대한 인상적인 정의 가운데 하나는 '고전은 모두가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그 누구도 읽지 않은 책'이란 것이다. 오랜 세월 여러 세대를 전해 내려오는 필독서 목록에 늘 있지만 그다지 많은 사람들이 읽은 것 같지는 않은 책. 특히나 활자매체가 누리던 무소불위의 권력이 해체되는 이 시대에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때로는 시대착오적인 느낌까지 준다. 특히나 '고전'이라는 정말 고전스런 단어가 주는 위압감과 고루함이 그나마 있던 독서의욕마저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의 저자 김용규는 흡사 원두가 가진 최상의 맛과 향기를 붙잡아 손님 앞에 내놓는 솜씨좋은 바리스타처럼 고전에 속하는 문학작품 13편을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쉽게 재구성하여 제공한다. 고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과 난해함으로 인해 일반 대중이 중도포기하거나 길을 잃게 하지 않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해석의 틀(테마)을 따라 가다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원작을 읽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저자의 독법이 세련되고 유려할 뿐만 아니라 고전의 핵심주제를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 가장 성실한 '독자'야말로 가장 훌륭한 '저자'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꼼꼼히 읽고 내면화한 고전의 향기를 편안한 커피 한 잔을 마주하고 나누는 이야기처럼 부담없이 전달할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을 통해 저자가 쌓아왔을 인문학적 내공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문학과 철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펼쳐지는 담론의 공간에서 고전은 초시공간적 보편성을 얻고 새롭게 대중에게 다가선다. 정말이지 풍성하고 부드러운 카푸치노처럼 맛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