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성 - 무애도인 삶의 이야기
김광식 지음 / 새싹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춘성(春城, 1891~1977). 욕쟁이에 맥주를 즐기며 호호탕탕 걸림없는 무애행으로 세간에 회자된 그는 단편적인 언행과 일화만이 전해질 뿐 생전의 가르침이나 행장에 대한 기록이 전무하다시피 흔적없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 그의 발자취를 어느 성실한 불교학자가 자투리 헝겊을 모아 조각보를 만들듯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기록들과 생전에 인연이 있던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정리해 처음으로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내었다.

 

우리에게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진 만해 한용운 스님의 제자이자 근대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인 경허-만공 법맥을 이은 선승 춘성은 철저히 출가자 본연의 삶을 살았다. 스승의 이름을 팔아 자신을 높이지 않았고, 불교 승려로서 깨달음을 위한 치열한 구도의 열정을 보였으며, 세속의 중생들과 어울려 뒹굴면서도 무애자재한 삶을 통해 그들로 하여금 시원한 해방감을 맛보게 해 주었다.

 

욕이 나오면 시원하게 욕을 내뱉고 술을 보면 거침없이 마시되, 자신의 스승을 대할 때는 더이상 극진할 수 없는 정성으로 대하고 고통받는 중생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푸는 삶. 일체의 가식이나 집착 없이 천진한 본성 그대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세속적 욕망에 찌든 눈에는 기인달사의 특이한 삶으로 비쳐졌을 것이다. 오늘날처럼 '거짓'과 '가짜'가 '참'과 '진짜'를 압도하는 시대에 마치 깨끗한 거울처럼 아름다운 꽃은 그대로 아름다운 꽃으로 비추고, 더러운 똥은 그대로 더러운 똥으로 비추듯 산 춘성 스님의 삶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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