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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 여행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앞서 저자의 두번째 심리에세이 <천개의 공감>이 마음에 들어 일부러 찾아 읽게 된 첫번째 에세이다. '심리 여행 에세이'란 부제가 붙어 있듯이 27개의 심리학 용어를 주제로 저자가 1999년에서 2000년 사이 9개월간 유럽여행 중의 만났던 다양한 사람과 경험, 그리고 자신의 내면 풍경과 그 심리학적 배경을 훌륭하게 드러낸 에세이집이다.
여행은 낯익고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설고 때로 위험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것은 때로 복잡한 문제상황으로부터의 회피일 수도 있고, 고향 또는 자기 집에서의 정체된 자기동일성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모험일 수도 있다. 보통 여행의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성숙한 변화를 경험한다.
수년 간의 정신분석을 끝내고 집까지 정리해서 훌쩍 떠난 낯선 곳에서 저자 또한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의 내면 풍경을 관조하며 지금까지 몰랐거나 무의식 저편에 숨겨져 있던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저자에게 현대 심리학은 자신의 상처의 뿌리, 고통의 근원을 직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스스로 치유할 힘을 준 것 같다. 저자가 인용한 "상처입은 자가 치유한다"는 델포이 신전의 신탁은 온전히 저자 자신을 위한 말이기도 하다.
딱딱한 심리학 전문서보다 훨씬 읽기 쉽고, 구체적인 심리상황을 통해 어려운 심리학 용어들을 알기 쉽게 풀이해 주고 있는 것도 이 책이 지닌 장점 가운데 하나이다. 심리학이 모든 인간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지만 분명 심리적 문제를 지니고 있거나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에게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개념적인 틀과 치유의 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러한 목적을 가진 이들을 위해 가볍게 읽으면서 심리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