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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올 5월에 타계한 장영희 교수를 생각하면서 그보더 훨씬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어느 이름난 평론가 한 분의 말씀을 떠올렸다. 문학은 써먹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고, 억압하지 않는 문학은 억압하는 모든 것이 인간에게 부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그는 말했다.
나는 장영희 교수가 앞의 평론가가 정의한 문학 그 자체의 화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소아마비 1급 장애인으로 태어나 평생 목발을 짚고 살아야 했으며 세 번의 암투병으로 끝에 세상을 마쳤다. 그러나 쓸모 없는 육신, 하나의 장애로서 인식되는 육신을 가진 그는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문학적 영혼을 그의 글을 통해 보여 주었다.
뒤돌아보면 내 인생에 이렇게 넘어지기를 수십 번, 남보다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기에 좀더 자주 넘어졌고, 그래서 어쩌면 넘어지기 전에 이미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히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났고,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넘어져 봤기에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난 확신한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어느 일간지의 '문학의 숲, 고전의 바다'라는 북 칼럼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그의 전공인 영미문학 고전의 메시지를 자신의 일상과 주변의 이야기와 결부시켜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고 있다. 상처입은 조개가 자신의 고통을 통해 영롱한 진주를 만들어 내듯 그녀는 자신의 고통스런 삶을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승화시켰다.
그렇다. 문학은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친다. 문학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치열한 삶을, 그들의 투쟁을, 그리고 그들의 승리를 나는 배우고 가르쳤다. 문학의 힘이 단지 허상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도 나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