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천개의 공감>은 여류 소설가 김형경이 쓴 '심리 치유 에세이'란 부제가 달린 수필집이다. 한겨레신문 상담코너에서 저자가 독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짧은 시간씩 쪼개서 읽기가 좋다. 나는 20분 남짓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시간에 이 책을 읽었다. 

 

정신질환이나 마음의 문제, 감정의 혼란 같은 것은 인간만이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 정신의학이나 상담학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 사람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 비정상일 거란 생각을 종종 한다. 어쩌면 심리적으로 '정상'이란 빈 껍질뿐인 낱말이 아닐지. 애초에 존재한 적이 없는 완전한 허구적 개념이 아닐까?

 

어쨌거나 과거와 달리 엄청난 속도로 변화 발전(아니면 타락)하는 현대 사회에 나날이 늘어가는 것이 우울증 환자나 사이코패스와 같은 심리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공동체가 나름의 역할을 해나가던 과거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어떻게든 공동체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공동체보다 개인과 그 개인의 개별성(개성, 다르게 생각하면 고립성)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저자인 소설가 김형경도 자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과 젊은 날의 경험이 정신분석이나 심리상담과 치유에 관심을 가지도록 만든 것 같다. 지병을 고치려고 노력하다가 반(半)의사가 다 되듯이, 저자 또한 웬만한 정신과 의사나 심리 상담가 못잖은 해박한 지식과 경험으로 질문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인간사에 복잡다난한 문제들이 많겠지만 그 문제들은 크게 보면 인간 생애 초기, 어린 시절 부모형제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그 불안정한 시기에 성립되는 친근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되느냐에 따라 그 후의 삶의 문제들이 특히 무의식적으로 영향받는다는 것이 정신분석의 기본전제일 것이다. 아직 '자아'가 확립되기 이전의 불안정하고 왜곡된 관계는 건강한 자아형성을 방해한다. 

 

책 전체를 통해 문제를 호소하는 질문자에게 저자는 그러한 문제 이면에 감춰지거나 질문자가 간과한 심리적 배경을 설명하고 질문자 스스로 그러한 문제의 근원이 되는 과거의 해결되지 못한 '관계의 문제'를 해소하고 자신의 자아를 재정립내지 재발견하도록 돕고 있다. 한 마디로 문제의 근본원인에 직면하는 것, 자신의 자아를, 속된 말로 있는 그대로의 '자기 꼬라지'를 제대로 통찰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면서 끝이라는 것을 설득력있게 전달해 주고 있다. 그렇다. 문제도 해결책도 모두 '나'의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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