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죽었다
론 커리 주니어 지음, 이근애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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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론 커리 Jr. 전업 작가가 되기전 여러 음식점에서 요리사로 일했다던 그의 첫 소설. 그렇다면 그는 손으로 하는 모든것에 재능이 있는 것일까?

제목만 보더라도 조금은 자극적인, 나와 같지 않은 종교에 심취에 있거나 절실하게 믿는 그들이 본다면 아마도 '금서'가 될 것 같은 이 책은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말 그대로 그의 첫 소설은 '신의 죽음'이후 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신은 실제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가? 신을 믿지 않았던 나였지만 지금 글을 쓰려고 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중에 하나인데, 그의 책을 읽고 있으니 단순히 활자들만 보자면 재미로 볼 수 있는 문제가 누군가에겐 머리아픈 문제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수단의 딩카족 여인의 몸으로 땅에 내려왔던 신은 그렇게 인간의 몸으로 한없이 나약하게 운명을 져버리고 만다. 물론 이런 내용의 첫 이야기를 보면서는 신이 한없이 능력이 대단할 진데 왜 여인의 몸으로 땅에 내려와 온갖 고난을 겪다가 원하는 일 하나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 하고 그렇게 목숨을 잃었어야했는가...하는 물음부터 생긴다. 그냥, 인간의 몸으로 왔으니 영적인 능력은 사라져 버렸을 것이란 갈끔한 마무리를 혼자서 해보며 글을 계속 읽어 나간다.

그런데 여인의 몸으로 내려온 신의 감정과 몸짓 하나하나는 이상하리만치... 눈에 눈물이 고이게 만들었다. 그 어깨제 지어진 짐이 마치 내게도 느껴지는 듯.....

 

 

난민촌 사람들은 이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음을 깨닫고, 다시 한 번 백 가지 다른 지방의 언어로 신을 부르짖었다. 신은 울고 웃었다. 그에겐 수많은 이름이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에도 대답하지 못 했다.. <중략>.. 땅이 요동쳤다. 신은 두 눈을 감고, 자신이 기도를 올릴 누군가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p48

 

 

책을 읽으면서도 신의 죽음 이후 세계에 대한 여러 단편들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 한채, 앞 이야기와 계속해서 연결지어 생각만했다. 그래서 그런지 각 장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달라지고 이야기가 달라지고 하다보니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읽기가 수월하지 않기도 했다. 인간들은 신이 죽음을 맞이하자 자신의 아이를 신처럼 대하는 엉뚱한 현상이 일기도 한다. 어이없는 이런 상황이 더욱 어이없는 것은 '가능할 것 같은'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자녀를 두고 있는 내가 읽으면서도 '어쩌면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섬뜩하기까지 하다. 잘못 된 방향,사랑,믿음,행동.. 그로인한 사회적 혼란..

 

 

 

얼마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점차 우리는 여전히 아침엔 해가 떠오르고 밤에는 해가 저물며, 밀물과 썰물이 주기에 맞춰 반복되고, 우리와 우리가 알고 지낸 사람들이 여전히 살아 숨 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텔레비전 뉴스 앵커와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수많은 이론을 제시했는데, 일반 사람들 대부분이 이해한 요지는 이랬다. '신은 우주를 창조하고 우주가 잘 돌아가도록 관리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주는 계속해서 덜컹거리며 돌아갈 것이다.'  p 115

 

"신이 죽어서 가장 힘든 게 이런 부분인 것 같아." 셀리아가 말한다. " 있잖아, 전에는 나쁜 일이 생기면 항상 하늘을 향해 주먹을 내지르고, 숨 죽여가며 욕지거리를 퍼부었잖아. 신이 나를 이런 빌어먹을 상황에 처하게 했으니 내겐 화를 낼 권리가 있고, 신도 이 상황을 이해할 거라고 확신하면서. 지금은 상황이 더럽게 나빠져도 책임을 물을 상대가 없어."   p143

 

 

작가는 마치 이런 일이 실제로도 있었던 것 마냥, 여러가지 상황들을 이야기한다. 신의 사체를 먹고 겁나게 영특해진 들개무리. 그들개의 이야기를 듣고 신의 사체를 찾아 한입에 먹어버리는 무바락. 사실 내 기억에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던 부분이 바로 들개와의 인터뷰였다. 인터뷰 형식의 글도 특이했지만, 사체를 먹은 들개가 그의 영적인 힘을 얻어 인간의 말을 하고 감정을 느끼고 온갖 신기한 능력을 갖게 된다는,, 그리하여 신이 고민했던 그런 감정까지도 느끼게 되는 들개라니.. 그러니 그 들개의 이야기를 들은 한 인간은 당연히 자신도 신의 힘을 가질 수 있을거라는 기대하게 그의 사체를 먹는 어마어마한 일을 벌이지 않겠는가? 사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아마 신의 사체는 뼈마져도 없어졌을 것이다.

 

'신의 죽음'이라는 어마어마한 사건 이후에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여러 모습. 그리고 오히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 그로인해 더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지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사건과 사고들... 요리하면서 어째 이런 상상력을 동원했는지, 작가의 상상력도 대단하고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단순히 재미로 썼다는 그의 글을 읽고도 분명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겠지? 다만 종교적으로 '금서'가 되지 않고 읽는 재미를 느끼는 독자로써 이 책을 접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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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양상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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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만에 읽었던 책에 대해 리뷰를 쓰려고하니 마음은 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에라, 정말 모르겠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을 만났는데, 그녀의 책은 항상 나에겐 모험이었던 것 같다.

어떤때는 가슴에 깊은 여운을 만들어 한없이 그 골짜기에서 헤어나오고 싶지 않은 느낌을 주다가도, 또 어떤때는 그녀의 글이 활자 그 이상의 의미를 주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있었다. 나에게 그녀의 그런글이 매력으로 다가왔는지 '이번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서 신간 소식이 들리면 손가락이 근질거린다.

 

 

부드러운 양상추. 제목을 보면서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못 했는데, 사실 난 양상추를 샐러드 이외의 것에서는 먹오보지 않는 그런류의 사람이라 그것이 원래 부드러웠는지, 서걱거렸는지, 딱딱했는지 단번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녀가 당신에게 전하는 따뜻한 마음 한 그릇>이라는 홍보글이 무색하지 않게 이번 책은 그녀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의 이야기, 하지만 그것은 음식이면서 추억이기도하고 그녀의 일상이기도 한 그러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한가득 담겨져 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한 레시피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식에 관한 대단한 철학이 있거나 비밀이 담겨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평소에 그녀의 글에서 접할 수 없었던 그녀의 소소한 일상들과 주변의 모습, 말 그대로 소설밖 평범한 에쿠니의 일상을 잠시나마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녀의 일기일 수도 있겠다.

 

 

 

 

우체국 앞을 지나고 약국 앞을 지나고 생선초밥집 앞을 지나고 주유소 앞을 지난다. 이어 정육점 앞을 지나던 나는 진열 케이스에 든 닭 날개를 보고 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비닐에 꾹꾹 눌린 닭 날개가 몹시 추워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정육점 진열 케이스는 바깥 기온과 상관없이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냉장고고, 날고기는 그런 곳에서야 말로 느긋하고 신선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아는데도, '꽁꽁 얼어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처럼, 심지어는 '비감하게' 보였다.  우리가 - 나와 개 - 걸을 때는 늘 그런 일이 생긴다. 오가는 데 겨우 한 시간 걸리는 길이 무작정 떠난 여행인 것만 같고, 현실이 조금씩 흔들린다. 어디를 걷고 있는지, 언제까지 걸어야 하는지 모른 채(이건 개), 아무 탈 없니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안고서(이건 나), 마냥 앞으로 걸어간다.  p 8

 

 

'마더 구스'에 이런 노랫말이 있다.

잭 스플랫은 기름살을 싫어해요. 그의 아내는 빨깐 살을 싫어해요.둘이서 힘을 합했더니 어머나, 이것 봐요 접시가 깨끗해졌어요.

처음 읽었을 때, 이 부부는 참 편리하겠다고 감탄했다. 언젠가 만약 결혼을 한다면,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대신 먹어주는 남자가 상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에게 기름살을 내 몫까지 먹어달라고 부탁할 수 없다. 건강검진 때 그 사람도 신경 쓰는 각종 수치가 올라갈지 모르니. p105

 

 

비파라는 과일의 모습과 맛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형용사는 '친절하다'다. 그것은 고즈넉한 모양과 절도 있는 달콤함, 오렌지색은 절대 아닌 부드러운 색감과 술술 벗겨지는 껍질의 순순함, 과즙이 충분하지만(껍질을 벗겼을 때 드러나는 속살의 표면은 맛나고 달콤한 물을 듬뿍 머금고 빛난다) 튀거나 넘쳐흐르지 않는 수분, 차분한 기척.... 등의 인상에서 오는 것이지만, 아마도 동요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 마도 미치오가 노랫말을 붙인 <비파>.  비파는 친절한 나무 열매라서 서로를 껴안고 익어간다. 엷게 무지개 뜬 당나귀님의 귀 같은 나뭇잎 아래에서.

절로 한숨이 나올 만큼 멋진 노랫말이다. 서로를 껴안고 익어가기 때문에 친절한 것이 아니라, 친절하기 때문에 서로를 껴안고 익어가는 것이다. 정말 굉장한 비유다.   p139

 

 

 

 

사실 그녀의 책에 담아두고 싶은 이야기들은 많이 있다. 그런데 난 위의 글과 같은 그녀의 유머가 너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무엇을 보든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마치 어린아이와도 같은 그녀의 순수함도 참 마음에 든다. 거기에 그녀의 담백한 글솜씨까지 어우러졌으니 이번 에세이는 여러모로 내 마음에 쏙들었다. 한없이 화창하고 파란 하늘을 가진 어느 날, 면으로 된 흰색 상의 한장을 걸치고 복숭아뼈까지 오는 나풀거리는 스커트에 굽낮은 신발을 신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동네를 산책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따뜻한 햇볕 덕분에 마음도 차오르고 맑은 공기 덕분에 머릿속까지 상쾌하지만, 그렇다고 100% 외롭지 않다고 말 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주는 글들이었다.

 

그녀는 일상에서 음식에 얽힌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많은 책들을 읽으며 나왔던 음식들도 줄곧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 많은 음식을 맛 보았다고는 하지만 읽는 내내 내게는 상상이 안되는 음식들이 많았는데,아마도 내가 한국에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면서 그 음식들은 앞으로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비위가 약한 내가 새로운 음식을 원래 맛보지 않는 성격이니까 아쉬움은 없기로 한다. 아마도 그녀는 음식으로 몸의 양식과 영양분을 채웠다면, 책과 추억으로 마음과 정신을 채운 것 같다. 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의 열렬한 팬은 아닌지라 그녀의 개인사는 거의 모르고 있었는데, 담배를 즐겨하고 나이차이가 나는 여동생이 있으며, 늦은 나이에도 자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일까? 그녀의 글들에서 채워지지 않은 2%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녀는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느끼지 못 하고 있을 그런 외로움이 내눈에는 한가득 보이는 것 같았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그의 책을 매우 감명깊게 읽거나 이해를 잘 하거나 그런 수준의 독자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책은 항상 어려워서 읽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그런 작가였는데, 그의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나서 더욱 빠졌던 것 같다.

'부드러운 양상추'는 내게 있어서 무라카미의 그것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같다. 지금까지 그녀의 책을 많이 접하지는 않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나에게 느낌을 줬던 책, 그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상당히 많은 부분을 교감할 수 있었던 그런 책이었다.

 

깊어지는 겨울밤.. 싸늘한 공기를 느끼면서도 따뜻함을 피워낼 수 있는 그녀의 글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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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천재가 된 홍대리
이지성.정회일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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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홍대리 시리즈. 집에 한권 있었다. 홍대리가 영어 천재가 되는 그 내용 ㅋㅋ 하지만 아직 한장도 펼쳐보지 않은 상태.

책을 좋아하는 마당에 계속 제대로 된 책 읽기를 하지 못 하고 있자니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가 땡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뭐, 책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야말로 이런 책은 절대 필요가 없겠지. 난 나름 책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심도있게 읽거나, 그 분야에 지식이 상당하거나 하는.. 그런건 전혀 없는 얄팍한 독서가 이기에 무조건 땡겼다. 나도 독처 천재... 그런거 되보고 싶다규!!

 

언제 책을 읽기 시작했더라? 초등학교 시절 우리집에 전집이 있었는데, 내 기억에 그건 새것이 아니고 엄마가 어디서인가 구해온 물려받은 전집이었다. 분홍인가 주황색 표지였는데,, 그땐 대부분 책이 그런 수탈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만화책을 겁나게 봤고,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닥터 슬럼프.. 뭐 요런 만화는 무한대로 공짜로 볼 수 있어서 그런거 슬슬 넘겨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순정 만화의 세상에 풍덩 빠져서 중학교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할리퀸에 입문하여~~ 교과서 안에 쏘~옥 들어가고도 전혀 티가 안나는 그 책을 무진장 봐줬던 것 같다. 소녀감성으로 읽는 할리퀸 그 맛이란!!!! 요로코롬 보니 뭐 제대로 된 책을 읽은 건 초등학교때 뿐인가??? 그래도 뭐라도 봤으니 다행아니야? 쩝 --;;

 

직장에 다니면서는 반강압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접하게 되었다. 교육이 끝나면 강사가 집필한 책을 한권씩 선물로 받기도 하고, 그때 그때 이슈가 되거나 임원진이 강추하는 그런 책들을 받아서 봐야했다. 그렇게 접하는 책들은 내용은 둘째치고 접하게 되는 동기 자체가 별로 달갑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었다. 왜 나의 아름다운 20대를 양질의 책으로 채우지 못 했을까? 지금 생각하면 조금 후회되지만, 그래도 더 늦기전에 다시 책을 찾았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감사하다.

 

그렇다면 난 왜? 책을 읽느냔 말이다.. 왜왜왜?? 나에게 있어서 책은 어린 시절부터 비밀 일기장 같은 그런 존재랄까? 마음속에서 그릴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던 이야기들, 누구에게 함부로 꺼내놓지 못하는 내 생각들이 책에 많이 있었다. 친구가 많지 않았던 나에게 가장 믿음직 스러운 친구이기도 했다. 가끔은 마음을 잡아주기도 하고,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기도 하는 그런 베프말이다. 더군다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소설에는 흥미를 점점 잃게 되고, 자기계발서로만 눈이 가는게,읽고 뒤돌아 잊어버릴 지언정 읽는 동안이라도 눈과 몸과 마음이 정화되고 한가지라도 깨달음을 얻게 되는 그런 매력때문에 자꾸 책을 찾는가보다. 중요한건 책장을 덮고나면 아직도 대부분 잊어버린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난 책의 힘을 믿는다. 그래서 내가 이토록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직장다니면서 진행을 할때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렇게 읽었던 책들에서 좋은 부분을 소개하기도 하고 강의에 접목해서 이야기 하기도 했었다. 그러면 그중 일부는 꼭 그 책의 이름과 저자를 묻고 책을 구입해서 보기도 했으며, 빌려읽고 싶다고 요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것봐.. 나만 좋은게 아니잖아? 그러니 책을 읽거나 좋은거 있음 자꾸 나눠야 한다는게 내 생각.. .ㅋㅋ

 

 

 

 

나를 살리는 생존 독서를 시작하라 - 출판사 자료 펌

스무 권이 넘는 책을 펴내고 국내에서만 총 200만부가 넘게 팔려나가며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지성 작가의 독서 사랑은 이미 전작을 통해서도 알려져 있는 바이다. 지금의 독서 고수가 되기까지, 그는 처음 어떻게 책을 읽기 시작했을까? 이 책에는 그러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국민 멘토 이지성의 100% 독서 스토리가 공개되어 있다.

스무 살부터 8년간 하루에 10권 이상씩을 독파하며 작가의 꿈을 키워왔던 그만의 독서법은 이른바 ‘생존 독서’이다. 그는 이 책에서 운명을 바꾸기 위해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실천법에 대해 제시한다. 이 책에도 여느 홍대리 시리즈 처럼 이 책에서도 주인공 홍대리가 등장한다. 저자는 홍대리를 통해 어떻게 독서를 시작하는지부터 독서의 슬럼프 기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진정한 독서람 무엇인지를 소설형식을 통해 재미있게 가르쳐주고 있다.

특히 실제 저자의 독서법을 통해 인생의 변화를 느낀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독서와 인생변화 이야기를 부록에 간략히 담고 있어 그 체험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또한 독서를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당장 독서를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독서 팁과 독서 리스트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독서에는 세 단계가 있다. 프로 리딩, 슈퍼 리딩, 그레이트 리딩. 프로 리딩은 자기 분야에 관한 책 100권 이상을 읽어서 3000년의 내공을 쌓는 독서다. 슈퍼 리딩은 1년 365권 자기계발 독서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자이 사고방식을 갖는 독서다. 그레이트 리딩은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리더로 거듭나는 독서다.   p11

 

 

 

책의 첫머리부터 머리를 무언가에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으면서 오히려 책 읽기가 더 진행이 안되고 있었는데, 거기에 둘째를 출산해서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그간 읽은 몇권의 책도 어찌 읽었는지 기억이 안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전에 1년에 100권정도 책을 읽었을때도, 나는 세 단계의 독서중 어느것에도 해당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동안 그저 읽기위한 독서를 해왔던게 아닐까? 정말 그런 것 같다. 읽어가는 책의 권수가 늘어가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랄까? 뭔가 해냈다는 그런느낌.. 그런 느낌 위주로 책을 읽고 있었다.

 

책을 라면 받침으로나 생각하던 홍대리가 독서 습관을 잡고 제대로 된 운명을 바꾸는 독서가가 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어서 읽기가 쉬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가볍지는 않았다. 자기계발서를 소설 형태로 만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특별했지만, 무엇보다 저자들의 생생한 경험들을 접목 시켰다고 하니 그리 비현실적인 이야기도 아니었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참 많지만, '홍대리'를 직접 읽어보길 권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내용은 적지 않으련다. 시간이 없다고, 여건이 없다고 차일피일 미루며 나 스스로 타당한 이유를 만들고 있었는데, 나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마지막 쯤에 제시되고 있는 저자의 추천 도서들을 위시에 담아 내 상황에 맞에 조만간 책 읽기를 다시 시작해보련다.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 책 읽기가 너무 힘들었던 사람.. 모두에게 어울리는 처방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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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학교 - 첫 번째 찌아찌아 한글 교사의 아주 특별한 일 년
정덕영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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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수년전 인도네시아 찌아찌아 족이 한글을 사용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보고 많이 기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세계 공통어가 영어라고 통하기는 하지만, 어느 나라의 말보다 우수하고 아름다운 말은 한글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내가 한국사람 이라는 이유도 한몫하겠지만.
그래서 첫 번째 찌아찌아 한글 교사인 정덕영씨가 지은 이 책이 상당히 궁금했었다. 어떻게 해서 그들이 한글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어떤 식을 전파되고 있는지 아주 궁금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다.
 
저자는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직장생활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한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라서 '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지원을 했단다. 그 사실을 가족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있다가 합격 소식을 듣고 가족들에게 통보할 만큼 그는 한글을 전하겠다는 목표가 뚜렸했던 것 같다. 그가 1년간 생활하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따라가자니 생각했던 것 만큼 내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들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마치 일년간 한곳에 머물면서 씌여진 장기 여행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그가 전하는 이야기속에 약간씩 스며있기는 하지만 '첫 번째 찌아찌아 한글 교사의 아주 특별한 일년'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내용이었다.
 
인도네시아어나 찌아찌아어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도착한 그는 우리 나리의 30-40년전 모습을 닮은 그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항상 바쁘고 북적거리기만 하던 서울 대도시에서 생활하다가 갑자기 해가 떠오르고 지는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그곳에서 생활하자니, 그는 나름대로 시간을 즐기고 느끼는 방법까지 터득하게 된다. 처음 찌아찌아 마을에서 한글을 사용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어'를 사용한다고 착각했었는데, 책을 보고 큰 오해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한글을 사용해서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하는 방식을 채택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한글을 배우려면 자연스레 '한국어'가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름다운 자연을 풍경으로 순수한 사람들과 맑은 영혼을 가진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비록 일년이지만 참 행복하고 평생 지워지지 않는 추억을 많이 남기고 온 것 같아서, 그리고 한글과 한국어를 열정을 다해 전하고 온것 같아서 부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게도 책을 읽는 도중 '찌아찌아족 한글 없던 일?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0/10/2011101000114.html'이란 기사를 보게 되면서 아쉬운 마음과 함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저자 또한 잠시 귀국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영원한 귀국이 되어버린 상황이라고 한다. 당사자들의 기대와 오해로 정덕영씨가 귀국한 이후에는 한글을 가르치는 후임교사도 없는 상태. 사실 단 한명의 교사였다는 사실도 충격이었지만, 담당 기관들의 오해와 기대로 이런 큰 일들이 좌우 된다는 사실 또한 실망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디에나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다.
 
책을 덮을 무렵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알게 되어 마음이 더 안타깝지만, 빠른 시일내에 그들에게 한글을 다시 전파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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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 3 : 지구의 심장 다른 세상 3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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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막심 샤탕'의 대작 '다른 세상'이 3권으로 끝이 났다. 야호!!!

미안해요 막심 샤탕! 내가 당신의 진가를 몰라주는 나쁜 독자일까요? 그래도 책이란 것이 기호가 있으니 그리 반성하진 않을래요. 하지만 당신의 뛰어난 상상력과 무한대로 펼쳐지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는 대단했다고 정말 이야기 하고 싶군요. 다만 전 상상력이 풍부하지 못 해서, 겁이 많고 현실적인 사람이라서 당신의 이야기에 필이 꽂히지 않았어요 ㅠㅠ

 

 

 

추락한 해파리 비행선에서 목숨을 건진 맷과 앙브르 그리고 세 명의 팬들은 전령 플로이드의 안내에 따라 팬들이 최초로 세운 도시인 에덴으로 간다. 에덴은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이브가 살았던 지상낙원이다. 팬들은 인류의 이상향(理想鄕)인 이 잃어버린 낙원을 다시 건설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은 화폐의 유통이 없고 교대로 임무를 수행하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고, 맷과 앙브르는 에덴 평의회에 시니크들이 팬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1만 5천 명의 병사로 5개 여단을 편성하고 전쟁을 일으킬 거라고 보고한다. 에덴의 주민은 4천 명의 불과하므로 30여 명의 평의회 위원들은 공포에 질린다. 닐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몸에 ‘그랜드 플랜’을 지닌 앙브르를 시니크들에게 넘기자고 제안하지만 대부분의 위원들은 이 비열한 방식에 반대하고, 생존을 위한 싸움에 내몰린 에덴은 시니크 군대와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일단, 그의 책은 많은 사람들이 호평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로 정말 어렵게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권까지 내리 읽느라고 얼마나 고된 노동을 했어야하는지...ㅠㅠ 덕분에 보고 싶은 다른 책들은 책임감 때문인지 손에 잡을 수가 없었고, 그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약간 있었음에 분명하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자유인(?)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재미없게 읽었다는 것은 내 머릿속에 그리 대단한 내용이 저장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그동안 읽었던 1,2권과는 다르게 3권의 약간의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가 있었다. 첫째, 이 이야기의 결말이 무진장 궁금했다. 이렇게 무한 상상력을 원하는 대작의 결말이 '맷이 꿈을 꾸었어요'라던가 하는 정말 허무한 결론을 맺는건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때문이었다. 둘째, 로페로덴의 뱃속 생활은 이상하게 머릿속에 잘 그려졌다. 그리고 그의 뱃속에 나타나 있는 모든것들에 부여된 의미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겼다. 막심 샤탕.. 그는 도대체 어떤 머리를 가지고 있길래 이런 상상력을 끌어낼 수 있었을까? 셋째, 로페로덴과 말롱스 여왕의 실체를 알고 나자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는... 왜 멧이 그리 중요한 역할로 등장했는지 말이다...

 

여튼, 책을 재미없게, 고되게, 힘들게 읽었다면서도 대충 줄거리와 내 머릿속에 인상적으로 각인 되어있는 내용들이 있는 것으로 보았을때, 환타지에 상당한 조예가 있거나 무한 상상력을 자랑하는 독자라면 분명 별다섯개를 다 주고 읽을 책이 맞을 것 같다. 환타지라고 하면 '트왈'시리즈 외에는 재미있게 본 적이 없는 나이기에,,, 더불어 피터팬이라던지 에덴 동산, 심지어 반지의 제왕까지... 특히, 로페로덴의 인상과 등장 같은건 정말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악마(?)들을 상상하게 되더라는... 여러 흥미있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의 집합체처럼 보이기도 하기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녹아있다. 지금 지구를 괴롭히며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에 대한 경고와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가족과 분열에 대한 이야기. 왜 멧과 로페로덴, 말롱스 여왕의 관계가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는 문제들의 해답이 왜 하나일 수 밖에 없는지... 환타지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많은 사회문제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서 힘들었지만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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