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학교 - 첫 번째 찌아찌아 한글 교사의 아주 특별한 일 년
정덕영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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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수년전 인도네시아 찌아찌아 족이 한글을 사용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보고 많이 기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세계 공통어가 영어라고 통하기는 하지만, 어느 나라의 말보다 우수하고 아름다운 말은 한글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내가 한국사람 이라는 이유도 한몫하겠지만.
그래서 첫 번째 찌아찌아 한글 교사인 정덕영씨가 지은 이 책이 상당히 궁금했었다. 어떻게 해서 그들이 한글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어떤 식을 전파되고 있는지 아주 궁금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다.
 
저자는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직장생활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한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라서 '찌아찌아 마을'의 한글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지원을 했단다. 그 사실을 가족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있다가 합격 소식을 듣고 가족들에게 통보할 만큼 그는 한글을 전하겠다는 목표가 뚜렸했던 것 같다. 그가 1년간 생활하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따라가자니 생각했던 것 만큼 내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들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마치 일년간 한곳에 머물면서 씌여진 장기 여행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그가 전하는 이야기속에 약간씩 스며있기는 하지만 '첫 번째 찌아찌아 한글 교사의 아주 특별한 일년'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내용이었다.
 
인도네시아어나 찌아찌아어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도착한 그는 우리 나리의 30-40년전 모습을 닮은 그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항상 바쁘고 북적거리기만 하던 서울 대도시에서 생활하다가 갑자기 해가 떠오르고 지는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그곳에서 생활하자니, 그는 나름대로 시간을 즐기고 느끼는 방법까지 터득하게 된다. 처음 찌아찌아 마을에서 한글을 사용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어'를 사용한다고 착각했었는데, 책을 보고 큰 오해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한글을 사용해서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하는 방식을 채택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한글을 배우려면 자연스레 '한국어'가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름다운 자연을 풍경으로 순수한 사람들과 맑은 영혼을 가진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비록 일년이지만 참 행복하고 평생 지워지지 않는 추억을 많이 남기고 온 것 같아서, 그리고 한글과 한국어를 열정을 다해 전하고 온것 같아서 부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게도 책을 읽는 도중 '찌아찌아족 한글 없던 일?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0/10/2011101000114.html'이란 기사를 보게 되면서 아쉬운 마음과 함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저자 또한 잠시 귀국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영원한 귀국이 되어버린 상황이라고 한다. 당사자들의 기대와 오해로 정덕영씨가 귀국한 이후에는 한글을 가르치는 후임교사도 없는 상태. 사실 단 한명의 교사였다는 사실도 충격이었지만, 담당 기관들의 오해와 기대로 이런 큰 일들이 좌우 된다는 사실 또한 실망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디에나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다.
 
책을 덮을 무렵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알게 되어 마음이 더 안타깝지만, 빠른 시일내에 그들에게 한글을 다시 전파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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