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
재키 히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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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관람했던 ‘태양의 서커스’의 전율이 아직도 생생하다. 

​

온몸의 전율을 느끼며 관객석에서 연신 터져 나오는 박수갈채, 
곡예사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여러 시선, 
활활 타오르는 횃불에서 새어 나오는 매캐한 향기와 열기까지. 

오감으로 경험한 서커스를 마치고 나오자, 

내가 직접 곡예를 한 듯한 카타르시스와 인간의 대단함이 온몸에 남았다.
한편으로는 외줄을 타는 곡예사의 움직임을 볼 때 
감탄과 동시에 묘한 어지럼증이 밀려왔다. 

​

'나는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데, 
저 사람은 어떻게 저토록 완벽하게 균형을 잡을까?'

​

《감각의 신세계》는 인간의 오감에서 출발해 동물에게서 
발견한 낯선 감각을 펼쳐 보이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경이로운 동물의 세계를 통해
 잠자고 있던 감각을 하나씩 깨워주었다.

​

"치타의 뛰어난 내이 구조"가 보여주는 '평형감각'은 
올해 초 겪었던 이석증을 떠올리게 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세상이 뱅글뱅글 도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이비인후과에서 흩어진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뒤에도 
구토와 두통을 동반한 어지럼이 한동안 남았다. 
너무 당연해서 의식하지 못했던 평형감각이 무너지고 나서야, 
몸을 지탱하는 감각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

책에서는 어지럼증을 이해하는 데 '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제자리를 돌며 훈련하는 무용수들과 몸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곡예사들은 
반복된 훈련을 통해 평형기관의 신호에 적응하고, 
뇌가 다른 감각 정보를 활용해 균형을 잡도록 한다고 한다.
 '내이'가 하드웨어라면 '뇌'는 끊임없이 학습하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

"별코두더지의 촉각"도 인상적이었다.
후각이 아닌 코끝의 예민한 촉각수용기로 사물의 고해상도 스냅숏을 찍어낸다. 
인간이 손가락으로 사물을 더듬으며 낮은 해상도로 스캔한다면 별코두더지는 순간적으로 세계를 읽어낸다. 

시각을 잃은 화가 아르마간이 손가락으로 사물을 "보며" 그림을 그리는 사례는
 감각의 경계마저 흔들어 놓는다.

​

신경과 교수 파스쿠알레오네는 
"시각 피질은 시각이 있을 때만 시각적 기능을 수행합니다. 
시각이 없다면 신속하게 다른 감각 양식의 기능을 맡아 처리합니다."
라고 말한다.

이어 "아르마간이 시각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회로를 활용한다고 해서 
그것을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단순히 '본다'라는 말의 의미를 넘어,
 우리가 감각을 얼마나 좁게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즉 뇌는 들어오는 자극에 따라 감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재구성되고 있었다.

​

나는 지금까지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는 감각을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여 왔다.
어쩌면 우리가 감각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별코두더지와 아르마간의 이야기는 
감각이 우리가 생각해 온 것보다 훨씬 유연하고 확장된 체계임을 보여주었다.
익숙함에 가려져 있던 수많은 감각의 작용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

이 고도의 뇌 작용은 "참문어의 몸 감각"에 이르러
무의식의 감각 영역으로 깊어진다.

 뇌와 팔의 움직임을 동시 선상에 놓지 않고
 팔 스스로 감각을 길잡이 삼아 움직이는 참문어처럼,
지금도 우리는 뇌의 구체적인 명령을 의식하지 않은 채 
손가락을 움직여 키보드를 두드린다.

​

책에 등장하는 급성 감각신경 장애 증후군으로 근육감각을 상실해
 '몸맹'이 된 환자 워터먼이
 동작 하나하나를 의식하며 몸의 주도권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우리가 무심코 누려온 자동화된 감각들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

"우리에겐 모두가 인정하고 소중히 여기는 오감이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를 구성하는 감각이지요. 
하지만 다른 감각도 있어요. 깊이 숨어 있는 감각, 
흔히들 육감이라 부르죠. 
마찬가지로 중요하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감각입니다." (p.310)

​

《감각의 신세계》를 통해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을 넘어선 무의식의 감각을, 
동물들을 통해 배워보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우리가 세계를 감지하고 움직이는 동안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너무 익숙해서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던
평형감각, 근육감각은 의식의 뒤편에서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었다.

​

이상하게도 책을 다 읽고 나니, 평범한 하루가 낯설어졌다. 
내가 보고 듣고 걷고 만지는 모든 순간이 새롭게 느껴진다. 

서커스 무대 위 곡예사의 아찔한 비상 뒤에
뇌의 재구성과 수많은 감각의 협업이 숨겨져 있었듯이, 
무궁무진한 동물이 보여준 감각의 세계는
우리가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을 한층 넓혀 주었다.

​

마치 서커스가 끝난 뒤에도 곡예사의 몸짓이 오래 허공에 남아 있는 것처럼, 
이 책이 깨워놓은 감각에 대한 경이로움도 오래 남을 것 같다.





《감각의 신세계》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

지은이 재키 히긴스
옮긴이 이민아
펴낸이 최순영
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

​

*도서협찬

​

*인스타 우주 @woojoos_story 진행 및  @위즈덤하우스의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_과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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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는 부처님 - 오타쿠의 방구석 불교 탐구 생활
비구니연습생(계소영) 지음 / 불광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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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동안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파묘》다. 
《#최애는 부처님》을 읽다가 영화 속 반가운 장면을 마주쳤다. 영화 2부에서 ‘험한 것’이 승탑 앞에서 멈칫하는 장면을 저자는 불교의 ‘조사 신앙’과 연결해 설명한다. 승탑은 단순한 돌탑이 아니라 스님의 사리가 모셔진 공간이자 수행자의 진신이 깃든 성스러운 장소다. 영화에 내포된 불교적 세계관을 알고 나니,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이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
《파묘》에서 또 하나 뇌리에 깊게 남은 장면은 원귀와 맞서기 위해 《금강경》을 온몸에 새긴 주인공의 모습이다. 
몇 년 전 마음이 매우 심란하고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반야심경》을 외우는 데 심취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침저녁으로 독송 영상을 틀어놓고 마음이 어지럽거나 화가 치밀어 오를 때면 속으로 반야심경을 되뇌곤 했다. 청아한 목탁 소리에 맞춰 독송을 따라가다 보면 집 안에서도 잠시 사찰 마루에 앉아 있는 듯한 평온함이 찾아온다.
요즘은 목탁 소리가 나는 키캡을 누르며 반야심경의 마지막 진언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를 자주 웅얼거린다.

👄🕉️
우리가 “수리수리마수리”나 “옴마니반메홈”처럼 주문처럼 외우는 진언을 불교의 가르침을 소리와 리듬 속에 압축해 놓은 일종의 ‘고농축 에센스’라고 표현한 저자의 센스에 감탄했다.
반복해서 진언을 외우다 보면 호흡과 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지고, 수행이 깊어지면 ‘삼매’에 이른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과몰입"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생각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다.좋아하는 음악에 완전히 빠져 시간의 흐름을 잊거나 무언가에 깊이 몰입해 나 자신조차 잊어버리는 순간처럼 말이다. 불교는 거창하고 멀리 있는 세계라기보다 우리가 이미 경험해본 마음의 상태를 다른 언어로 바라보게 만든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불교박람회가 인기를 끌고, 스님이 디제잉을 하거나 불교 굿즈가 화제가 되는 모습도 같은 흐름에서 바라볼 수 있다. 오래된 전통을 각자의 방식으로 불교를 경험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
흔히 말하는 '덕통사고'는 "쟤 왜 눈에 밟히지?"라는 가벼운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한 번 눈길이 가면 관련 정보를 찾아보게 되고, 내 일상 속 깊숙이 그 대상이 자리 잡는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탐구하는 과정은 다 이와 같다.
책을 통해 #비구니연습생 인 저자는 일상 속 발견한 불교를 '좋아하는 마음'의 영역으로 가져온다. 

영화 속 장면 하나, 사찰 승탑의 의미, 내가 마음을 다스리려 외우던 반야심경까지. 불교가 딱딱한 교리에서 삶과 이어지는 매력적인 주제가 된다. 굳이 거창한 깨달음을 얻거나 출가를 할 필요는 없다. 사찰 불상을 가만히 관찰하거나, 청아한 목탁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고, 경전 구절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낯선 분야에 흥미를 붙이고 싶거나, 지친 일상에서 머리를 식힐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다면 #부처님 이 최애인 불교 덕질도 괜찮아 보인다.🤭

《최애는 부처님》
오타쿠의 방구석 불교 탐구 생활

지은이 비구니연습생(계소영) 
발행인 박상근
펴낸곳 불광출판사


*본 도서는 출판사의 도서 협찬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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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은 어떻게 중국의 민족주의를 형성하는가
래너 미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언더스탠드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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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된다’라는 오랜 통념이 있다. 

고대 전장을 누비던 공식 사관의 붓끝부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선에 투입된 종군 기자의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역사는 권력을 쥔 자들의 언어를 통해 정리되어 왔다.


그렇다면 국가적 서사 뒤에 가려진 보통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사적인 기억은 어디에 남아 있는 걸까.


래너 미터의 《좋은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항일 전쟁을 

둘러싼 현대 중국의 전쟁 기억을 탐구한다. 


전쟁이 끝난 후 승리의 주역으로 기록된 사람, 

희생이 남긴 흔적, 반대로 침묵 속에 남겨진 경험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를 바라보는 방식이 현재의 정치와도 맞닿아 있음을 알게 된다.


책을 마주했을 때부터 ‘좋은 전쟁’이라는 제목이 지극히 역설적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참혹하지 않은 전쟁이 어디 있으며, 전쟁에 ‘좋다’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좋은 전쟁’은 참혹했던 전쟁을 통해 

중국이 침략에 맞서 하나의 국가적 서사를 만들어내고,

 전후의 국가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기억은 시대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졌다.


마오쩌둥 시대에는 공산당의 항일 투쟁이 역사 서술의 중심에 놓이면서

 국민당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다. 

이후 중국 사회의 변화와 함께 국민당 정규군의 항일 전쟁 기여와 

개인들의 전쟁 경험도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영화와 인터넷, 박물관과 기념관 같은 공간에서도 과거를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다.


‘궈펀 현상’은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는 사례였다.

 장제스와 국민당에 대한 중국 사회의 새로운 관심과 재평가가 나타나면서, 

과거의 항일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2020년 영화 <팔백>은 

상하이 사행 창고 전투에서 

일본군에 맞선 국민당군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민당의 항일 전쟁 기여를 부각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판젠촨은 <한 사람의 항일 전쟁> 책을 출간한 뒤, 박물관 단지 전체를 지었다. 

그에게 공산당과 무관한 전시 경험을 복원하는 일은 

현대 중국의 최근 과거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넓히려는 광범위한 실험의 일부였다.” (p.235)


통치 이념과 국가적 신화 뒤에 가려진 참전 경험과 피란의 기억을 끌어올리고, 

지나간 비극을 현재의 질문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역사박물관과 전쟁기념관 같은 ‘기억의 공간’이 맡고 있다.


녹슨 총칼과 손때 묻은 피난민의 소지품은 

전쟁의 승패를 기념하는 유물이면서 동시에 한 시대를 살아낸 개인의 흔적이다.


 국가가 보여주는 전쟁과 그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겪은 전쟁이 한 공간에 놓이면 역사에는 여러 목소리가 생겨난다. 


정치적 서사에서 주변으로 밀려났던 이름 없는 병사의 희생을 바라보는 움직임은

 특정 이념에 대한 지지를 넘어선다. 

한 사람의 죽음이 국가의 역사 속에서 어떤 이름과 의미를 얻는지 생각하게 했다.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희생은 정권의 변화에 따라

 역사적 의미까지 달라져야 할까.


국가별로는 전쟁과 재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따져볼 수 있지만,

그 시대를 통과한 개인에게 과거는 역사책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사건으로 남지 않는다.


그래서 후대의 역사가가 해야 할 일은 하나의 진실을 대신 선언하는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역사에서 중심이 된 것과 주변으로 밀려난 부분, 

그 과정에서 사라진 목소리를 살펴보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개인의 침묵을 존중하면서도 침묵이 만들어진 시대를 함께 고려하면 

역사에 남겨진 공백이 찬찬히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현재 중국이 전쟁의 ‘집단 기억’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과정은

 오늘날 중국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일과도 이어진다.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을 다루는 방식 속에서 

중국이 현재의 국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었다. 

동시에 동아시아의 역사적 갈등과 민족주의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도 생각하게 했다.


《좋은 전쟁》을 읽고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였다.

국가가 선택한 역사만 바라보는 것과 

그 안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함께 바라보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침묵까지 함께 들여다볼 때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에도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흩어진 기억의 파편을 하나씩 그러모으는 일.

 어쩌면 역사란 그렇게 완성되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본 도서는 인스타 @woojoo_story의 진행 및 

언더스탠드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우주클럽_역사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좋은전쟁, #래너미터, #중국역사, #역사책, #언더스탠드출판사

 #민족주의, #책추천, #중국책추천, #역사

#서평, #서평단,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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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 ㅣ 리더의 서재 1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 프라임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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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고작 20달란트짜리로 보느냐? 50달란트를 요구하라."

​

기원전 75년, 스물두 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에게해의 해적들에게 납치당했다. 
해적들이 몸값으로 20달란트를 요구하자 카이사르는 비웃음을 터뜨리며 액수를 두 배 이상 올리라고 호통쳤다.

 인질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는 연설하고 해적들과 게임을 즐겼다. 
그리고 석방되자마자 '너희를 십자가에 못 박겠다'라고 
호언장담을 완벽하게 실행에 옮겼다.

​

해적 앞에서 비굴하게 굽히기는커녕 몸값을 직접 책정한 
이 황당한 카이사르만의 기개에 반해버렸다.

​

카이사르를 상징하는 굵직한 전쟁사나 명언보다
 이 일화가 유독 마음을 흔드는 것은 왜였을까. 

아마도 타인이 매긴 평가에 일희일비하며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나약함을 정직하게 마주하게 만들어서였다.

​

"주체성은 매일 갱신되는 근육이다. 어제는 자기 가격을 외쳤지만, 오늘은 다시 시장의 견적에 끌려가는 일이 빈번하다. 인간은 약하고, 세상은 끈질기게 당신을 평균으로 끌어내리려 한다."(p.103)

​

타인이 씌운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본인의 가치를 직접 정의하는 대담함, 
원로원의 견제와 폼페이우스의 위협, 
그리고 루비콘강의 거친 물살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카이사르의 태도는 이 청년 시절의 일화 속에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

《주사위는 던져졌다》에서 보여주는 카이사르는 천재적인 군사 전략가를 넘어, 
사람들의 욕망과 결핍을 정확히 읽고, 
필요한 순간에 행동으로 옮긴 인물이라는 점이 더 인상적이었다.

​

당대 로마 원로원은 공화정의 명예라는 명예를 내세웠으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달랐다. 

무작정 대중의 환심이나 동정을 구하는 대신, 
원로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람들의 삶에
당장 필요한 빵, 농사지을 땅, 그리고 삶을 짓누르는 채무 문제
를 해결한다.

​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읽고, 
말에 그치지 않고 현실을 바꾸었다. 

해적을 십자가에 걸겠다고 선언한 뒤 실행했듯, 
민중을 향한 약속 역시 원로원의 반발을 뚫고 법안과 집행으로 증명해 냈다.

​

피비린내 나는 권력 투쟁이나 전쟁터를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우리가 견디는 하루 역시 절대 쉽지 않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버스 안에서 지친 몸으로 카이사르의 이야기를 읽으며, 

타인의 시선에 깎여 나갔던 자존감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

과거의 시공간을 넘어 낯선 인물에게서 위로받는 이유는 어쩌면, 
삶을 대하는 방식에서 잊고 지낸 진정한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

20달란트의 몸값에 스스로 50달란트를 외쳤던 청년 카이사르처럼, 
나 역시 타인이 붙여놓은 가격표에 나를 맞추며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매일 그렇게 살아갈 자신은 없다. 

​

어제는 당당하게 나의 가치를 외쳤다가도 오늘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다시 움츠러들 수 있다.

 "주체성"은 매일 운동하듯 착실히 근육을 키워가며 쌓아내야 하는 힘이다.

​

카이사르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나도 마음속으로 조용히 숫자를 고쳐 적어본다.

20달란트가 아니다. 내가 정한 나의 값은, 내가 결정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
지은이 율리우스 카이사르
발행처 프라임북스

​

* 본 도서는 인스타 계정 @happiness_jury님의 서평단 모집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주사위는던져졌다  #서평단  #카이사르 #율리우스카이르

​

- 인스타 계정 : @mogamjoo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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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는가 ㅣ 고전부적 1
이방원 지음 / 흑막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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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형제와 친족의 피를 묻힌 도덕적 과오, 
그리고 호패법과 사병 혁파, 보고 체계 확립으로 국가의 기틀을 완성한 왕.

​

학창 시절 교과서 속 태종 이방원을 떠올리면 "왕자의 난"이 
가장 먼저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지금 책으로 만난 이방원은 여전히 낯설고도 두려운 인물이었다. 

​

내가 느낀 두려움은 역사책에 나열된 업적 속 가려진 
이방원이라는 "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

당시 사방에서 몰아치는 위기 앞에서 피하지 않고, 
직접 국면을 개척한 태도는 어디에서 왔을까. 

책을 읽는 동안, 형제와 친족의 피로 얻은 왕좌 위에서 자신의 선택과 
그 파장까지 온전히 감당해 낸 '한 사람'의 중압감이 하나둘씩 보였다.

​

이처럼 《고전 부적》은 태종 이방원이 세운 제도적 업적을 넘어, 
어떤 의지와 마음가짐으로 결정을 밀고 나갔는지 그 내면을 치밀하게 탐구한다.

​

"신하들이 걸러서 올리는 보고에 갇히지 않고, 문제의 실체를 군주가 직접 마주하겠다는 선언.
 백성의 절규를 듣는 즉시, 해결의 책임 또한 온전히 군주의 몫이 된다. 
규칙을 새로 쓰는 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무거운 짐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다." (p.119)

​

가장 깊이 다가온 부분은 "신문고"에 대한 재해석이다.
 태종에게 신문고는 신하라는 통로를 거치지 않고 
세상의 불의와 백성의 고통을 군주가 직접 직시하겠다는 결단이나 다름없었다. 
문제의 실체를 직시할 때 해결해야 할 의무는 군주 본인에게 돌아온다.

​

호패법과 사병 혁파에 대해서도 이방원은 자신이 수립한 질서가
 초래할 파장을 정확히 인지했고, 
필요한 일이라 판단하면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

그를 선하고 어진 군주로 포장하거나 권력투쟁 과정의 참혹한 선택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태종이 권력을 잡은 뒤 핑계를 대지 않고 

정면으로 조선 초기의 정치를 정비했으며, 
자신의 선택이 낳은 모든 결과까지 감당해 낸 고독함이 남아 있었다.

​

"우리는 어떤가, 결정 앞에서 끊임없이 누군가의 동의를 구한다." (p.186)

​

이 문장을 마주하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우리는 연인 사이의 의사소통 방식부터 현재의 감정 상태, 
심지어 점심 메뉴까지 커뮤니티나 인공지능, 타인의 판단에 맡기곤 한다.

​

타인의 조언을 참고하는 행위 자체를 통틀어 그릇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판단을 외부에 위임하면서 우리가 가지는 주체성은 더 희미해져만 간다.

​

만약에 조언받은 결과가 어긋나면 "전문가가 조언했다.", 
"남들이 그렇게 말했다"라며 책임을 회피할 핑계부터 찾기 쉽다.

​

이 책을 덮고 마지막까지 마음을 다잡게 만든 것은 
태종 이방원이 보여준 "변명 없는 삶의 태도"였다.

《고전 부적》
어찌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는가.

​

지은이 태종 이방원 
발행처 흑막

​

* 본 도서는 인스타 계정 @happiness_jury님의 서평단 모집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고전부적 #북스타그램 #이방원 #태종
#쥬리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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