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있는 생각에는 틀이 있다 - 감각을 논리로 직감을 성과로 바꾸는 인사이트
사토 마키.아사미 아야카 지음, 조사연 옮김 / 알레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센스는 타고나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고 이 책을 펼쳤다.🤔

《센스 있는 생각에는 틀이 있다》는 단순히'센스 있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기보다 복잡하고 모호한 사람의 마음을 읽는 감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고 표현함으로써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공감이 더 널리 확산될 때 더 많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p.96) 💬

사람을 움직이는 건 숨겨진 본심과 사소한 감정의 포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을 흔드는 비즈니스는 늘 대중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불편한 감정을 먼저 읽어내는 데서 출발한다.

무덥고 습한 여름이 되면 나는 "에어컨이 장착된 옷은 왜 없을까?" 하고 생각하고 했다. 이 막연한 상상은 최근 파크 골프처럼 야외 활동을 즐기는 어른들 사이에서 필수품이 된 '쿨링 베스트(조끼)'라는 현실로 구현되어 그 미세한 욕망의 틈을 채워주었다.

모두가 당연하게 넘기는 일상의 불편함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본심을 읽어내는 인사이트의 첫 단추라고 알려준다.

☕️______

"사람들은 '00'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ㅇㅇ가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한다."

책에서 말하는 '역설 모델'을 내 경험에 직접 대입해 보기로 했다. 올 3월에 다녀온 부산 카페 쇼 박람회의 기억이 스쳐 당시 메모장에 기록해 둔 후기를 꺼내어 적용해 보았다.

카페 쇼 박람회는 원두와 로스팅 기술, 화려한 기계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다양한 카페의 커피를 시음하느라 텁텁해진 입을 헹구려 물을 찾던 순간에 의문점이 들었다.

'카페 창업을 위한 장비는 넘쳐나는데, 왜 커피의 본질이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는 없을까?'

우리가 물처럼 마시는 아메리카노 대부분은 "물"인데도 전시의 관심은 원두와 기계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거기에서 물을 차별화하는 브랜드도 충분히 새로워질 가능성이 있겠다고 느꼈다.

원두와 커피용품에만 시선을 두지 않고, 커피를 완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물’을 떠올린 것은 경험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려는 시도였다.
너무나 당연해서 지나치기 쉬운 일상에 질문을 던졌던 기록이, 책의 시선으로 나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______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역량도 이와 비슷하다. AI는 이미 존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조합해 가장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인간은 미처 생각지 못한 '낯선 질문'을 던지며 견고한 상식을 흔들어야 한다.

우리가 책을 읽고 기록하고, 익숙한 것을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는 이유다. 때로 낯선 책을 읽을 때 마주하는 위화감과 불편함은 사고의 폭을 넓히는 자극제가 된다.

활자와 멀어지는 시대일수록 독서와 기록이 나만의 뾰족한 관점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훈련이 된다.

센스를 타고난 천재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일상의 당연함을 비틀고, 타인의 숨겨진 감정에 귀를 기울이며 끊임없이 보고 듣고 쓰는 사람의 ‘학습된 감각’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
정해진 정답이 사라진 시대, '다르게 보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 이 책은  @woojoos_story 진행과 알레 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단체 디엠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센스 있는 생각에는 틀이 있다》
지은이 사토마키, 아사미 아야카
옮긴이 조사연
발행인 정동훈, 여영아
발행처 (주)학산문화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의 모든 물건의 역사 - 돌칼에서 AI까지, 물건들이 만들어온 330만 년 인류의 대장정
칩 콜웰 지음, 김병화 옮김 / 부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만 년 전 인류가 찾아냈던 주먹도끼처럼, 어쩌면 플라스틱은 우리 후손들이 유일하게 발견하게 될 현대의 도구일지 모른다는 끔찍한 상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의 모든 물건의 역사 - 돌칼에서 AI까지, 물건들이 만들어온 330만 년 인류의 대장정
칩 콜웰 지음, 김병화 옮김 / 부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일 당장 무인도에 갑니다. 딱 하나의 물건만 챙겨간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어요?”🎣

책을 읽는 내내 주변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스마트폰, 라이터, 침낭 등 저마다 다른 답을 내놓았지만, 그 모든 대답은 결국 인간이 물건과 분리될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거의 모든 물건의 역사》는 330만 년에 걸친 물건이 지배한 인간의 역사를 추적한다.


태초에 우리는 나뭇가지를 들어 벼락 맞은 나무에 붙은 불씨를 옮기고, 두 개의 돌을 들어 주먹도끼를 만들었다. 

물건은 인류의 조상에게 생존을 위한 하나의 도구였지만, 오늘날에는 욕망을 드러내고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이 되었다.


인간은 세대를 거듭하며 새로운 물건을 계속 만들어 왔다. 인간이 물건을 만들었지만, 그 물건은 다시 인간의 삶과 사고방식, 사회를 바꾸어 왔다. 하나의 도구는 복합적인 물건을 낳고, 기술은 끝없이 축적되며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냈다. 


올도완 도구 키트가 진화해 원시 시대의 맥가이버 칼이라 불리는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되었고, 활자는 인쇄기를 만나 “말이 불멸이 되는” 기적을 이룬다.🪨


“우리 세계가 만들어낸 일회용 삶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와중에도 너무 많은 사람이 여전히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한 채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문자 그대로 자신들이 가진 물건 속에 익사하고 있다.” (p.292)


책 속에 등장하는 ‘비축의 민주화’라는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는 물질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소수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비축과 수집 행위가 오늘날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이제는 누구나 만화나 신발을 수집하는 ‘물건 컬렉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공생 관계는 현대 자본주의의 어두운 이면을 낳았다. 기업들은 ‘계획적 진부화’를 통해 아직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물건마저 낡은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끊임없이 새로운 소비를 부추긴다.

GM이 차량의 실질적 성능 개선 없이 외관만 바꾸어 매년 최신 모델을 사도록 설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 결과 우리는 필요해서 소비하기보다, 소비하기 위해 물건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축적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 회사 견학으로 방문했던 광명시 자원회수시설이 떠올랐다. 산처럼 쌓여 있던 물건들은 모두 한때 누군가에게 꼭 필요했던 것들이다.🗑️


누군가의 가치를 잃는 순간 쓰레기가 되는 모습을 보며, 물건을 소유하는 일이 얼마나 허무한지 깨달았다. 


식량과 도구를 비축하려는 오래된 인간의 생존 본능은 오늘날 흔히 말하는 플라스틱 중심의 대량 소비와 결합하며 브레이크 없는 소비 사회를 만들어 낸 셈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내가 물건들과 함께 땅에 묻히는 죽음을 상상해 보았다. 물건과 플라스틱은 끝내 썩지 않은 채 땅속에 그대로 있을 것이다. 

인간이 죽어 자연으로 온전히 돌아가고 싶어도, 정작 자신이 만들어 낸 물건이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물건의 역사를 흥미롭게 따라가던 나는, 어느새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것들 앞에서 물건을 더 많이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을 오래 아끼며 사용해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나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


태초의 인간이 나뭇가지와 돌을 손에 쥐며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 왔듯이 이제는 자연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일 또한 기술이 향해야 할 진정한 진보가 아닐까. 


물건은 인간을 문명으로 이끌었고, 이제는 그 문명이 다시 자연과 공존하는 길을 찾을 차례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끊임없는 신상 유행과 물욕에 지쳐, 느린 구매 프로젝트와 미니멀리즘 삶을 꿈꾸는 사람


📱주먹도끼 대신 손에 쥔 스마트폰과 빽빽한 플라스틱 수프가 연상되는 버려진 물건들의 행방이 궁금한 사람


《거의 모든 물건의 역사🪓》

지은이 칩 콘웰

옮긴이 김병화

발행인 박윤우

발행처 부키(주)

*도서협찬*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들뢰즈의 영화철학 - 『시네마』를 넘어서
이지영 지음 / 이학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들뢰즈의 영화 철학: 『시네마』를 넘어서》


오늘날의 사회는 이른바 ‘핵 개인화’된 개인들이 모여, 수많은 조각처럼 파편화된 모습을 띠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들은 가상 공간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타인의 영상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며 서로의 반응을 연결하고 또 다른 콘텐츠를 생성해 낸다.


이처럼 미디어를 매개로 한 상호작용 속에서 하나의 대상이 수많은 해석을 통해 끊임없이 새롭게 읽히는 시대를 마주하며, 나는 여러 의문을 품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들뢰즈가 말한,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생성되는 ‘도래할 민중’의 조건에 이미 가까워진 상태가 아닐까?


📍하지만 인공지능에 사고를 외주한 채, 스스로 답을 찾기보다 알고리즘이 우리의 관심사마저 끊임없이 예측하고 제안하는 요즘, 우리는 과연 그러한 민중이 될 수 있을까?


📜역사-이미지


들뢰즈에게 역사-이미지는 과거를 차례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과 기억의 이미지들이 충돌하고 접속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과정이다.


크리스 마커의 영화 〈태양 없이〉에서 내레이션과 이미지의 결합은 기억이 고정된 재현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형되는 것임을 보여 준다.


여기서 역사-이미지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비디오 영상 작업에서 공간적으로 확장된다.
〈프리미티브 프로젝트〉는 개별 영상들을 전시장 전체에 분산 배치함으로써 관객의 이동과 시선에 따라 구성되는 몽타주적 경험을 형성한다.


관객은 이 공간을 통과하며 역사적 폭력과 기억의 잔재를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복수의 시간층으로 마주하게 된다.
영화와 영상 예술은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는 매체를 넘어, 잊힌 기억을 현재로 소환하고 새로운 역사적 의미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이미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포스트 시네마’의 문화적 형식인 네트워크-이미지를 탄생시켰고, 이는 기존의 영화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느냐는 질문과 함께 로도윅이 주장한 ‘명명의 위기’를 불러왔다.


얼마 전 영화관에서 본 상영 전 광고가 한 편의 영화로 제작되어 최종 공개 무대를 유튜브로 안내하는 모습을 보며, 극장과 모바일 플랫폼의 경계가 이미 허물어졌음을 실감했다.


어떤 매체든 상업주의나 전체주의로 귀결될 위험이 있기에 과거 들뢰즈는 비디오와 전자기적 이미지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현대의 네트워크-이미지는 들뢰즈가 생각한 ‘시간-이미지’의 난해함을 뛰어넘어, 관객은 여러 플랫폼을 넘나들며 영화를 해석하고 리액션과 리믹스 콘텐츠를 생산한다.


저자는 이러한 참여 문화를 벤야민의 ‘의식 가치’와 ‘전시 가치’를 넘어, 작품을 함께 만들고 소통하는 ‘공유 가치’로 확장하여 설명한다.

🍿관객-이미지


“관객은 거리를 둔 구경꾼인 동시에 자신에게 제시되는 스펙터클에 대한 능동적 해석가.” ― 자크 랑시에르 (p.302)


디지털 매체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관객론을 요구한다.


랑시에르의 ‘해방된 관객’처럼 예술가와 관객의 위계는 해체되었고, 들뢰즈가 말한 다중의 관객은 각자의 특이성을 유지한 채 작품의 의미를 함께 만들어 간다.


들뢰즈의 영화 철학은 운동-이미지에서 시간-이미지로, 다시 관객이 스스로 사유를 완성하는 ‘관객-이미지’로 확장된다.이제 관객은 영화를 소비하는 존재를 넘어 이미지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창작자이자 해석자가 된다.



-🎥🎞️🎬-

돌이켜 보면 1부와 2부에서 다루어진 영화 철학의 전개는 변화와 사유의 연속이었다.


《올드보이》의 지각의 균열, 《마더》와 《살인의 추억》이 제기한 불편함의 사유, 《만신》의 시간-이미지는 모두 관객을 능동적 해석자로 이동시키는 과정이었다.


저자는 들뢰즈의 영화 철학을 단순히 정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변화한 미디어 환경 속에서 관객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완성된 정답을 얻는 일이 아니다.
들뢰즈에게 ‘도래할 민중’은 이미 완성된 집단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어 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규정한 사고와 감각을 의심하고, 그 틈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기존의 연결 방식을 넘어 새로운 의미와 관계를 만들어 가는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도래할 민중으로 끊임없이 생성되어 가는 과정일 것이다.


명쾌한 해답에 도달하지는 못해도, 알고리즘이 차지한 사유의 틈으로 들어가 나만의 질문과 답을 만들어 가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인스타 @woojoos_story 모집, 이학사 출판사의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화원 비룡소 클래식 27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김옥수 옮김, 찰스 로빈슨 그림 / 비룡소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번 #우주세문단 에서 함께 읽은 《비밀의 화원》은 순수하고 솔직한 언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열어 가는 아이들의 성장과 주체적으로 삶을 움직이는 여성 인물들을 중심으로 읽어보았다.🌿👩🏻

부모의 방임 속에서 누구도 믿지 못한 채 자라온 주인공 메리 레녹스는 미셀스웨이트 저택으로 오면서 하녀 마사, 정원사 벤 할아버지, 그리고 디콘을 만나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 역시 누군가를 치유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한다.🌱

이러한 외로운 메리와 고독한 콜린이 변화할 수 있었던 계기는 요크셔 사람들의 솔직함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인도에 살던 시절의 메리는 하인들이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환경 속에서 자라며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콜린도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방황하는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해 신경질적이고, 제멋대로인 어린 군주로 자라났다.

초반부의 하녀 마사는 메리의 무례함과 옷을 입는 법을 꾸밈없이 지적하고, 후반부에서 정원사 벤 할아버지도 휠체어를 탄 콜린을 보고 상대의 기분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자칫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들의 태도는 오히려 메리와 콜린이 세운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 세워 둔 벽을 허물고 타인과 진심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특히 작품 속 요크셔 "사투리"는 단순한 지역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메리와 콜린이 디콘과 함께 사투리를 사용하는 부분은 계급과 권위가 강요하는 격식에서 벗어난다. 마치 “사투리가 전염된다”라는 말처럼 언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자유로운 감정과 생동감 역시 함께 전염된다. 💬

이렇듯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연민 속에 갇혀 있던 어린 군주 콜린 앞에서 메리는 도망치지 않고, 자신이 받은 다정함을 나누며 그를 황무지와 비밀의 화원으로 기꺼이 초대한다. 세 아이는 동물과 자연을 친구 삼아 비밀의 화원 안에서 자유롭게 말하고 웃으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법을 배워 간다.

한편, 《비밀의 화원》은 1911년에 발표된 작품임에도 생각보다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주인공 메리 레녹스이다.👧
메리는 당시의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한 소녀상과는 거리가 멀다. 호기심이 많고 고집이 세며, 스스로 비밀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 콜린을 변화시키고 화원을 되살리는 과정에서도 수동적으로 도움받는 존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주체로 그려진다.

👩🏻💡매우 흥미로운 부분은 주변 여성 인물들도 메리처럼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마사는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태도로 메리의 성장을 이끌고, 수잔 소어비 부인은 넉넉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품어 주는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한다.
반면에 메드록 부인은 저택의 질서와 규율을 유지하는 관리자로서 또 다른 여성상을 보여 준다. 이들은 단순한 조력자에 머무르지 않고 저택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결말 부분에 다다르면서, 서사의 시선이 메리를 벗어나 고모부인 아치볼드 크레이븐과 그의 아들 콜린에게 향한다. 휠체어에 의존하던 콜린이 두 발로 일어나 아버지에게 달려가는 장면은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하지만 그 변화의 출발점에는 화원을 발견한 메리의 용기와 아이들의 성장을 이끌어 준 여성들의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작품은 아이들의 치유와 성장 일기 이자, 그 시대의 여성들의 영향력과 돌봄의 가치를 함께 보여 주고 있다.

《비밀의 화원》은 자연이 사람을 치유한다는 이야기로 기억되곤 한다. 그러나 내가 책을 읽는 동안 발견한 것은 서로를 향해 솔직하게 건네진 언어의 힘, 아이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탱해 준 여성들의 손길이었다.

지나치게 냉소적인 세상에 지쳐 사람을 멀리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비밀의 화원🍀》을 통해,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가 가득 퍼지는 화원을 상상하며 따뜻한 마음 한구석을 가져가길 바란다.

그리고 고전 속 숨겨진 주체적인 여성상에 대해 새롭게 해석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비밀의 화원 🍀》을 권하고 싶다.




《비밀의 화원🍀》
지은이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그린이 찰스 로빈슨
옮긴이 김옥수
펴낸이 김상희
펴낸곳 (주)비룡소

* 본 도서는 @woojoos_story 진행과 비룡소 @birbirs 의 도서지원으로 우주세문단 단톡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