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는 부처님 - 오타쿠의 방구석 불교 탐구 생활
비구니연습생(계소영) 지음 / 불광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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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동안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파묘》다. 
《#최애는 부처님》을 읽다가 영화 속 반가운 장면을 마주쳤다. 영화 2부에서 ‘험한 것’이 승탑 앞에서 멈칫하는 장면을 저자는 불교의 ‘조사 신앙’과 연결해 설명한다. 승탑은 단순한 돌탑이 아니라 스님의 사리가 모셔진 공간이자 수행자의 진신이 깃든 성스러운 장소다. 영화에 내포된 불교적 세계관을 알고 나니,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이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
《파묘》에서 또 하나 뇌리에 깊게 남은 장면은 원귀와 맞서기 위해 《금강경》을 온몸에 새긴 주인공의 모습이다. 
몇 년 전 마음이 매우 심란하고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반야심경》을 외우는 데 심취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침저녁으로 독송 영상을 틀어놓고 마음이 어지럽거나 화가 치밀어 오를 때면 속으로 반야심경을 되뇌곤 했다. 청아한 목탁 소리에 맞춰 독송을 따라가다 보면 집 안에서도 잠시 사찰 마루에 앉아 있는 듯한 평온함이 찾아온다.
요즘은 목탁 소리가 나는 키캡을 누르며 반야심경의 마지막 진언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를 자주 웅얼거린다.

👄🕉️
우리가 “수리수리마수리”나 “옴마니반메홈”처럼 주문처럼 외우는 진언을 불교의 가르침을 소리와 리듬 속에 압축해 놓은 일종의 ‘고농축 에센스’라고 표현한 저자의 센스에 감탄했다.
반복해서 진언을 외우다 보면 호흡과 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지고, 수행이 깊어지면 ‘삼매’에 이른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과몰입"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생각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다.좋아하는 음악에 완전히 빠져 시간의 흐름을 잊거나 무언가에 깊이 몰입해 나 자신조차 잊어버리는 순간처럼 말이다. 불교는 거창하고 멀리 있는 세계라기보다 우리가 이미 경험해본 마음의 상태를 다른 언어로 바라보게 만든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불교박람회가 인기를 끌고, 스님이 디제잉을 하거나 불교 굿즈가 화제가 되는 모습도 같은 흐름에서 바라볼 수 있다. 오래된 전통을 각자의 방식으로 불교를 경험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
흔히 말하는 '덕통사고'는 "쟤 왜 눈에 밟히지?"라는 가벼운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한 번 눈길이 가면 관련 정보를 찾아보게 되고, 내 일상 속 깊숙이 그 대상이 자리 잡는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탐구하는 과정은 다 이와 같다.
책을 통해 #비구니연습생 인 저자는 일상 속 발견한 불교를 '좋아하는 마음'의 영역으로 가져온다. 

영화 속 장면 하나, 사찰 승탑의 의미, 내가 마음을 다스리려 외우던 반야심경까지. 불교가 딱딱한 교리에서 삶과 이어지는 매력적인 주제가 된다. 굳이 거창한 깨달음을 얻거나 출가를 할 필요는 없다. 사찰 불상을 가만히 관찰하거나, 청아한 목탁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고, 경전 구절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낯선 분야에 흥미를 붙이고 싶거나, 지친 일상에서 머리를 식힐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다면 #부처님 이 최애인 불교 덕질도 괜찮아 보인다.🤭

《최애는 부처님》
오타쿠의 방구석 불교 탐구 생활

지은이 비구니연습생(계소영) 
발행인 박상근
펴낸곳 불광출판사


*본 도서는 출판사의 도서 협찬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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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은 어떻게 중국의 민족주의를 형성하는가
래너 미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언더스탠드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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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된다’라는 오랜 통념이 있다. 

고대 전장을 누비던 공식 사관의 붓끝부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선에 투입된 종군 기자의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역사는 권력을 쥔 자들의 언어를 통해 정리되어 왔다.


그렇다면 국가적 서사 뒤에 가려진 보통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사적인 기억은 어디에 남아 있는 걸까.


래너 미터의 《좋은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항일 전쟁을 

둘러싼 현대 중국의 전쟁 기억을 탐구한다. 


전쟁이 끝난 후 승리의 주역으로 기록된 사람, 

희생이 남긴 흔적, 반대로 침묵 속에 남겨진 경험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를 바라보는 방식이 현재의 정치와도 맞닿아 있음을 알게 된다.


책을 마주했을 때부터 ‘좋은 전쟁’이라는 제목이 지극히 역설적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참혹하지 않은 전쟁이 어디 있으며, 전쟁에 ‘좋다’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좋은 전쟁’은 참혹했던 전쟁을 통해 

중국이 침략에 맞서 하나의 국가적 서사를 만들어내고,

 전후의 국가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기억은 시대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졌다.


마오쩌둥 시대에는 공산당의 항일 투쟁이 역사 서술의 중심에 놓이면서

 국민당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다. 

이후 중국 사회의 변화와 함께 국민당 정규군의 항일 전쟁 기여와 

개인들의 전쟁 경험도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영화와 인터넷, 박물관과 기념관 같은 공간에서도 과거를 바라보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다.


‘궈펀 현상’은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는 사례였다.

 장제스와 국민당에 대한 중국 사회의 새로운 관심과 재평가가 나타나면서, 

과거의 항일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2020년 영화 <팔백>은 

상하이 사행 창고 전투에서 

일본군에 맞선 국민당군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민당의 항일 전쟁 기여를 부각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판젠촨은 <한 사람의 항일 전쟁> 책을 출간한 뒤, 박물관 단지 전체를 지었다. 

그에게 공산당과 무관한 전시 경험을 복원하는 일은 

현대 중국의 최근 과거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것 

말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넓히려는 광범위한 실험의 일부였다.” (p.235)


통치 이념과 국가적 신화 뒤에 가려진 참전 경험과 피란의 기억을 끌어올리고, 

지나간 비극을 현재의 질문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역사박물관과 전쟁기념관 같은 ‘기억의 공간’이 맡고 있다.


녹슨 총칼과 손때 묻은 피난민의 소지품은 

전쟁의 승패를 기념하는 유물이면서 동시에 한 시대를 살아낸 개인의 흔적이다.


 국가가 보여주는 전쟁과 그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겪은 전쟁이 한 공간에 놓이면 역사에는 여러 목소리가 생겨난다. 


정치적 서사에서 주변으로 밀려났던 이름 없는 병사의 희생을 바라보는 움직임은

 특정 이념에 대한 지지를 넘어선다. 

한 사람의 죽음이 국가의 역사 속에서 어떤 이름과 의미를 얻는지 생각하게 했다.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희생은 정권의 변화에 따라

 역사적 의미까지 달라져야 할까.


국가별로는 전쟁과 재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따져볼 수 있지만,

그 시대를 통과한 개인에게 과거는 역사책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사건으로 남지 않는다.


그래서 후대의 역사가가 해야 할 일은 하나의 진실을 대신 선언하는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역사에서 중심이 된 것과 주변으로 밀려난 부분, 

그 과정에서 사라진 목소리를 살펴보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개인의 침묵을 존중하면서도 침묵이 만들어진 시대를 함께 고려하면 

역사에 남겨진 공백이 찬찬히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현재 중국이 전쟁의 ‘집단 기억’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과정은

 오늘날 중국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일과도 이어진다.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을 다루는 방식 속에서 

중국이 현재의 국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었다. 

동시에 동아시아의 역사적 갈등과 민족주의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도 생각하게 했다.


《좋은 전쟁》을 읽고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였다.

국가가 선택한 역사만 바라보는 것과 

그 안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함께 바라보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침묵까지 함께 들여다볼 때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에도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흩어진 기억의 파편을 하나씩 그러모으는 일.

 어쩌면 역사란 그렇게 완성되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본 도서는 인스타 @woojoo_story의 진행 및 

언더스탠드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우주클럽_역사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좋은전쟁, #래너미터, #중국역사, #역사책, #언더스탠드출판사

 #민족주의, #책추천, #중국책추천, #역사

#서평, #서평단,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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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 리더의 서재 1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 프라임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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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고작 20달란트짜리로 보느냐? 50달란트를 요구하라."


기원전 75년, 스물두 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에게해의 해적들에게 납치당했다. 
해적들이 몸값으로 20달란트를 요구하자 카이사르는 비웃음을 터뜨리며 액수를 두 배 이상 올리라고 호통쳤다.

 인질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는 연설하고 해적들과 게임을 즐겼다. 
그리고 석방되자마자 '너희를 십자가에 못 박겠다'라고 
호언장담을 완벽하게 실행에 옮겼다.


해적 앞에서 비굴하게 굽히기는커녕 몸값을 직접 책정한 
이 황당한 카이사르만의 기개에 반해버렸다.


카이사르를 상징하는 굵직한 전쟁사나 명언보다
 이 일화가 유독 마음을 흔드는 것은 왜였을까. 

아마도 타인이 매긴 평가에 일희일비하며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나약함을 정직하게 마주하게 만들어서였다.


"주체성은 매일 갱신되는 근육이다. 어제는 자기 가격을 외쳤지만, 오늘은 다시 시장의 견적에 끌려가는 일이 빈번하다. 인간은 약하고, 세상은 끈질기게 당신을 평균으로 끌어내리려 한다."(p.103)


타인이 씌운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본인의 가치를 직접 정의하는 대담함, 
원로원의 견제와 폼페이우스의 위협, 
그리고 루비콘강의 거친 물살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카이사르의 태도는 이 청년 시절의 일화 속에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에서 보여주는 카이사르는 천재적인 군사 전략가를 넘어, 
사람들의 욕망과 결핍을 정확히 읽고, 
필요한 순간에 행동으로 옮긴 인물이라는 점이 더 인상적이었다.


당대 로마 원로원은 공화정의 명예라는 명예를 내세웠으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달랐다. 

무작정 대중의 환심이나 동정을 구하는 대신, 
원로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람들의 삶에
당장 필요한 빵, 농사지을 땅, 그리고 삶을 짓누르는 채무 문제
를 해결한다.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읽고, 
말에 그치지 않고 현실을 바꾸었다. 

해적을 십자가에 걸겠다고 선언한 뒤 실행했듯, 
민중을 향한 약속 역시 원로원의 반발을 뚫고 법안과 집행으로 증명해 냈다.


피비린내 나는 권력 투쟁이나 전쟁터를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우리가 견디는 하루 역시 절대 쉽지 않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버스 안에서 지친 몸으로 카이사르의 이야기를 읽으며, 

타인의 시선에 깎여 나갔던 자존감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의 시공간을 넘어 낯선 인물에게서 위로받는 이유는 어쩌면, 
삶을 대하는 방식에서 잊고 지낸 진정한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20달란트의 몸값에 스스로 50달란트를 외쳤던 청년 카이사르처럼, 
나 역시 타인이 붙여놓은 가격표에 나를 맞추며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매일 그렇게 살아갈 자신은 없다. 


어제는 당당하게 나의 가치를 외쳤다가도 오늘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다시 움츠러들 수 있다.

 "주체성"은 매일 운동하듯 착실히 근육을 키워가며 쌓아내야 하는 힘이다.


카이사르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나도 마음속으로 조용히 숫자를 고쳐 적어본다.

20달란트가 아니다. 내가 정한 나의 값은, 내가 결정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
지은이 율리우스 카이사르
발행처 프라임북스


* 본 도서는 인스타 계정 @happiness_jury님의 서평단 모집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주사위는던져졌다  #서평단  #카이사르 #율리우스카이르


- 인스타 계정 : @mogamjoo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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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는가 - 고전부적
이방원 지음 / 흑막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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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형제와 친족의 피를 묻힌 도덕적 과오, 
그리고 호패법과 사병 혁파, 보고 체계 확립으로 국가의 기틀을 완성한 왕.


학창 시절 교과서 속 태종 이방원을 떠올리면 "왕자의 난"이 
가장 먼저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다. 
지금 책으로 만난 이방원은 여전히 낯설고도 두려운 인물이었다. 


내가 느낀 두려움은 역사책에 나열된 업적 속 가려진 
이방원이라는 "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당시 사방에서 몰아치는 위기 앞에서 피하지 않고, 
직접 국면을 개척한 태도는 어디에서 왔을까. 

책을 읽는 동안, 형제와 친족의 피로 얻은 왕좌 위에서 자신의 선택과 
그 파장까지 온전히 감당해 낸 '한 사람'의 중압감이 하나둘씩 보였다.


이처럼 《고전 부적》은 태종 이방원이 세운 제도적 업적을 넘어, 
어떤 의지와 마음가짐으로 결정을 밀고 나갔는지 그 내면을 치밀하게 탐구한다.


"신하들이 걸러서 올리는 보고에 갇히지 않고, 문제의 실체를 군주가 직접 마주하겠다는 선언.
 백성의 절규를 듣는 즉시, 해결의 책임 또한 온전히 군주의 몫이 된다. 
규칙을 새로 쓰는 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무거운 짐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다." (p.119)


가장 깊이 다가온 부분은 "신문고"에 대한 재해석이다.
 태종에게 신문고는 신하라는 통로를 거치지 않고 
세상의 불의와 백성의 고통을 군주가 직접 직시하겠다는 결단이나 다름없었다. 
문제의 실체를 직시할 때 해결해야 할 의무는 군주 본인에게 돌아온다.


호패법과 사병 혁파에 대해서도 이방원은 자신이 수립한 질서가
 초래할 파장을 정확히 인지했고, 
필요한 일이라 판단하면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를 선하고 어진 군주로 포장하거나 권력투쟁 과정의 참혹한 선택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태종이 권력을 잡은 뒤 핑계를 대지 않고 

정면으로 조선 초기의 정치를 정비했으며, 
자신의 선택이 낳은 모든 결과까지 감당해 낸 고독함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어떤가, 결정 앞에서 끊임없이 누군가의 동의를 구한다." (p.186)


이 문장을 마주하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우리는 연인 사이의 의사소통 방식부터 현재의 감정 상태, 
심지어 점심 메뉴까지 커뮤니티나 인공지능, 타인의 판단에 맡기곤 한다.


타인의 조언을 참고하는 행위 자체를 통틀어 그릇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모든 판단을 외부에 위임하면서 우리가 가지는 주체성은 더 희미해져만 간다.


만약에 조언받은 결과가 어긋나면 "전문가가 조언했다.", 
"남들이 그렇게 말했다"라며 책임을 회피할 핑계부터 찾기 쉽다.


이 책을 덮고 마지막까지 마음을 다잡게 만든 것은 
태종 이방원이 보여준 "변명 없는 삶의 태도"였다.

《고전 부적》
어찌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는가.


지은이 태종 이방원 
발행처 흑막


* 본 도서는 인스타 계정 @happiness_jury님의 서평단 모집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고전부적 #북스타그램 #이방원 #태종
#쥬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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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처럼 노래하라 - 물속 생명을 조율하는 소리,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아모리나 킹던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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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
우리는 흔히 인위적인 가공이나 왜곡이 없는 상태를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가장 "자연스러운" 바다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단어가 품은 본래 의미를 되새겨보면, 
자연스러움이란 외부의 강제 없이 
생태계 고유의 흐름에 따라 존재하는 상태를 뜻한다. 

시각 정보가 제한되는 깊은 바다는 적막한 공간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촘촘한 수중 음향 체계를 이루며 
수많은 생명이 소리로 연결되어 살아간다.

《물고기처럼 노래하라》는 수백만 년 동안 
자연스럽게 소리로 가득 찬 
해양 음향 생태계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과학적 연구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저자는 바다를 살아가는 생명들의 감각과 소통 방식을 세심하게 풀어낸다. 
덕분에 독자는 보이지 않는 바다의 소리 풍경을 상상하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바닷속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동물들은 인간이 못 하는 어떤 일들을 해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동물들은 인간이 잘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 훨씬 흥미롭잖아요."

해양 생물에게 소리는 생존(먹이 반응)과 
종 보존(짝짓기)을 좌우하는 핵심 매개체다.

 조류를 타고 원해로 흩어졌던 유충은 
시각이 무용지물인 수중 환경에서 
산호초 고유의 음향 신호를 이정표 삼아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고래 역시 정교한 음향 체계를 갖추고 있다. 
돌고래는 개체마다 고유한 주파수 변조 패턴인 '시그니처 휘슬'을 만들어
 개체를 식별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한다. 

마치 사람의 목소리처럼, 
같은 단어를 말해도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이름표라고 한다.

 바다의 카나리아라 불리는 벨루가 또한 
특정 주파수 대역의 음파를 이용해 
광활한 해빙 아래에서도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교신을 이어간다.

"바닷가재들은 죽지 않았고,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오랜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인간 활동이 만들어 낸 수중 소음은 
이 정교한 생물들의 음향 체계를 점차 무너뜨리고 있다

. 해상 풍력 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해저 지반에 구조물을 고정하는 항타 작업은 강한 충격파를 발생시킨다.

 이 소리가 해양 포유류의 청각 기관 손상,
 물고기의 정상적인 서식 행동까지 교란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인간에게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일이지만,
 바닷속 생명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흔드는 또 하나의 인공적인 소음일 뿐이다.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다른 생명에게 희생을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연을 보호한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인간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자연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상업 선박의 대형화와 해상 물동량 증가도 문제를 일으킨다.
 선박이 발생시키는 저주파 소음은 
대형 수염고래의 소통 주파수와 겹치면서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범위를 
과거보다 최대 90%까지 축소한다고 한다.

 수백만 년의 진화를 통해 
정교하게 발달한 해양 생물의 음향 감각이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 소음 앞에서 본래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다.

사실 ‘소음’이 해양 생태계를 흔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플라스틱과 같은 눈에 보이는 쓰레기에는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지면서도, 

귀에 닿지 않는 수중 소음이 
해양 생물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살피는 데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환경 오염을 바라보는 감각도 눈에 보이는 영역을 넘어 더 넓어져야 한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지나치기 쉬운 작은 소리도
 바닷속 생명에게는 삶을 이어가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미처 듣지 못했던 자연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저자가 수중 소음 오염으로 생태계가 
점차 침묵을 강요받는 현실 속에서 
《물고기처럼 노래하라》라는
 제목에 ‘노래’라는 아름다운 은유를 담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물고기는 말이 없다'라는 인간 중심적 편견을 뒤집고,
 인공의 소음으로 가려지기 전의 
바다가 얼마나 풍요로운 생명의 사운드스케이프(소리 풍경)를 
가진 곳인 지를 일깨워 준다.

지금까지 자연을 보호한다는 말의 의미가 어쩌면
 자연을 인간에게 필요한 모습으로 바꾸어 놓고 
보호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인간에게 편안한 바다를 만드는 것과 
생명에게 자연스러운 바다를 지켜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면 바다는 여전히 고요해 보인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수많은 생명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관계를 맺으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해양 생물의 소리를 지켜주는 일, 
"자연스러운" 바다로 만드는 일이자 우리의 책임이다.


《물고기처럼 노래하라》
지은이 아모리나 킹던
옮긴이 김지원
발행인 강봉자, 김은경
펴낸곳 (주)문학수첩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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