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플레이 - 한국 축구와 정치·경제·문화의 역동적 전술
정준영.박상현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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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최고의 경기를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아르헨티나와 카보베르데의 32강전을 말하고 싶다. 

월드컵 첫 출전국인 카보베르데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두 번이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화려한 개인기보다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활동량,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은 수많은 축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국 3:2로 패했지만, 오히려 그들의 이름은 승자 못지않게 오래 기억될 경기였다.

🏆⚽️

7월 20일 월요일 결승전만 앞두고 있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의 다양한 경기를 보면서, 축구의 역동적 서사가 담긴 책 《세트 플레이》를 읽어보았다. 이 책은 축구는 공놀이를 하는 스포츠를 넘어, 정치와 경제, 문화,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온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한국 축구의 역사였다.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지만,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8강에 오르자 박정희 정부가 국가 차원의 축구 육성을 추진하며 중앙정보부 주도로 양지 축구단을 창설했다는 이야기는 축구와 정치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단번에 이해하게 만들었다. 

한 나라의 축구는 경기력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정치와 사회가 함께 만들어 간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

책 속에서 축구 팬을 바라보는 시선도 새로웠다. 

“팬은 단순히 경기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리그와 구단, 선수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완성해 주는 존재다.”p.199

이번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엘링 홀란의 시원한 플레이를 보고 유튜브를 찾아본 적이 있다. 경기 영상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의 일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팬 계정을 발견했다. 

좋아하는 선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자신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며 또 다른 팬을 끌어들이는 모습은 하나의 자발적인 홍보 활동이었다. 책은 이런 사람들을 ‘엔팬젤리스트(N-Fangelist)’라고 부른다. 

스포츠 산업은 더 이상 구단과 방송사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함께 성장시키는 생태계가 된 것이다. 

🥅⚽️

책에서는 거대한 축구 산업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축구는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생활 스포츠로 돌아가고 있다. 
유럽에서 시작된 ‘워킹 풋볼’은 달리지 않고 걷기만 하는 축구다. 50대부터 80대까지 누구나 함께 공을 차며 경쟁보다 건강과 공동체를 즐긴다. 영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생활체육과 대한 축구 협회,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조금씩 보급되고 있다.

승패보다 함께 뛰는 즐거움, 경쟁보다 공동체의 연결을 중시하는 워킹 풋볼의 확산은 축구가 결국 사람을 위한 스포츠임을 보여준다. 이 책 덕분에 축구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람이 연결되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읽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세트 플레이⚽️》
한국 축구사, 정치 경제 문화의 역동적 전술
지은이 정준영, 박상현
펴낸이 김종오
펴낸곳 (사)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도서협찬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임을 밝힙니다.

#세트플레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지식의날개 ⁠#2026월드컵⁠ ⁠⁠ ⁠#명경기
#국가대표⁠ ⁠#엘링홀란⁠ ⁠#해외축구⁠ ⁠#국내축구⁠ ⁠#축덕⁠ ⁠#축구팬⁠ ⁠#스포츠산업⁠ ⁠#축구이야기 #카보베르데 #노르웨이 #메시 #명경기 #32강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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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 가장 느린 것들이 가장 오래 빛난다
이유리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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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아니어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그래도 우리는 또 살아갈 수 있어. 그러니 불안해하지 말고, 오늘을 살아.

그 말이 나를 살게 했다. 🪴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을 안아주는 식물의 초록빛에는 묘한 힘이 깃들어 있다. 
속도를 강요하는 세상에 등 떠밀려 정신없는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요즘,

부서진 마음을 가만히 그러모으고 싶어 책 《식물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과 펜을 들고 초록이 우거진 곳으로 향했다.

이 책은 눈만 돌리면 만날 수 있는 초록 식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뻔한 위로의 말 대신 씨앗과 꽃, 잎, 뿌리에 담긴 생명 속 신비함과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삶의 지혜를 연결한다.

📚
책의 문장을 한 줄씩 필사하다 마음에 깊이 박힌 대목이 있었다. 
바로 우리가 ‘잡초’라 부르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잘 모르는 존재를 너무나 쉽게 낮잡아 보곤 한다.
이름 앞에 ’잡-’이라는 글자를 붙여 하나의 범주로 묶어 외면하듯, 누군가 정한 쓸모와 기준에 맞춰 스스로의 가치마저 깎아내리기도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식물 ‘애기 장대’ 역시 한때는 흔한 잡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식물 유전학과 생명의 원리를 밝히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대표적인 모델 식물이 되었다.

늦게나마 인정받은 애기 장대의 작지만 분명한 가치를 보며,
 세상에 이유 없이 태어난 존재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
책과 함께 필사를 하는 내내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요즘을 돌아보게 되었다.
세상의 기준에 억지로 내 템포를 맞추느라 스스로를 방전시킬 필요는 없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다시 나아간다고 해서 결코 패배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섣불리 쓸모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식물들이 저마다의 속도로 찬란한 계절을 만들어가듯, 
우리 역시 각자의 계절을 살아가는 존재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가장 느린 것들이 가장 오래 빛난다✨
<<식물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지은이 이유리
펴낸이 고병욱 
펴낸곳 청림출판(주)
*도서협찬
@woojoos_story 진행으로 단톡방에서 함께 읽고 필사하였습니다. 🖊️
#우주필사단 #청림출판사 #문장수집단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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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게 많다 - 반야암 지안 스님의 산중 수상록
지안 지음 / 불광출판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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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 무엇인가요?”

신입 시절, 회사에서 제법 높은 자리에 계신 분께 
패기 넘치는 신입다운 (?)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호탕한 웃음 뒤에 남겨진 단어는 바로 ‘내려놓기’였다.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조직을 떠난 뒤, 
평범한 동네 아저씨로 살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었다. 

사회초년생이었던 내게 그 대답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지안 스님의 《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게 많다》를 읽는 내내 
그때의 ‘내려놓기’가 떠올랐다.

🌿

이 책은 반야암에 머무는 지안 스님이 계절의 흐름과 산사의 일상을 통해 삶을 기록한 산중 수상록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자연을 읽는 일이 어느새 사람과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진다
조용한 산사의 일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들려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실 우리는 “내려놓기”를 흔히 삶의 황혼기에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타인의 화려한 삶이 실시간으로 소비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2030에게도 
내려놓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연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난과 고용 불안, 끝없는 비교 속에서 과도한 불안을 덜어내고 
자신만의 속도를 찾는 일은 이제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내려놓기는 특정 세대의 과제가 아니라, 모든 세대가 평생 배워야 할 삶의 태도인지도 모른다.

💬

지안 스님은 “꽃이 지는 것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열매를 맺고 다음 봄을 기약하기 위한 거룩한 후퇴”(p.76)라고 말한다. 

사라짐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며, 
지나가는 것에 집착하기보다 흘러가는 결을 따라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면 세월은 그리 두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또한 인연이 깊을수록 오히려 미안한 것이 많아진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는 제행무상의 이치와 “사는 것을 원하지도 죽는 것을 원하지도 않으며 오직 인연을 기다릴 뿐”이라는 사리불의 말은 삶과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를 전한다. 

산수(傘壽, 80세)에 이른 스님의 문장은 오랜 세월을 살아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위로처럼 다가왔다.

🌧

비가 온 뒤 통도사로 향하는 다리 아래 강물은 더욱 세차게 흐른다. 

그 물소리를 벗 삼아 벤치에 가만히 앉아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속세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던 누군가의 헛소리와 끝없는 비교, 근심과 불안도 함께 씻겨 내려가는 듯한 후련함이 있다. 

책 속 산사의 풍경은 단순한 자연 묘사에 그치지 않는다. 
내려놓음이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마음속 소음을 하나씩 덜어내는 일임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

같은 책을 읽어도 오래 머무는 문장이 다른 이유는 저마다의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에게는 ‘내려놓기’가 그 문장이었다. 

우리는 더 많이 가지는 법은 익숙하지만,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는 좀처럼 배우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은 마음이 지쳤을 때 읽는 위로의 에세이를 넘어, 
바쁘게 살아갈수록 한 번쯤 걸음을 늦추고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해준다.

언젠가 누군가 다시 내게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예전보다 조금은 담담한 마음으로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내려놓는 사람이 되는 것.“ 이라고 말이다.

《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게 많다》
지은이 지안 스님
발행인 박상근 
펴낸 곳 불광출판사(주)

#인연이깊을수록미안한게많다 #불광출판사 #에세이 #불교 #지안스님 

*도서협찬
*본 도서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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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감각 - 먹고 마시며 건너는 계절
이주연 지음 / 샘터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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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초록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문밖을 나서면 벌써 더위가 절정이다. 🍉☀️

요즘은 벚꽃이 지고 나면 곧바로 여름이 찾아오고, 
어느새 계절의 경계마저 흐려지고 있다. 
절기가 알려 주던 자연의 리듬보다 
달력과 에어컨, 배달 앱에 더 익숙해진 시대다.

바로 어제는 초복이었다. 
보양식을 찾게 되는 요즘, 
문득 조상들은 절기마다 무엇을 먹으며 계절을 건너왔을까 궁금해졌다.

《절기 감각》 책은 절기를 따라 제철 식재료와 음식을 소개하며, 
음식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자연의 시간을 들려준다.

신기하게도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직접 맛보았던 음식과 계절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 봄 | 경칩

경칩에 발견한 봄나물 🍲

“그거 아세요? 봄나물이 구황작물이래요.” (p.49)

구황작물이라고 하면 감자나 고구마처럼 배를 채우는 작물만 떠올렸는데,
 봄나물 역시 긴 겨울을 견디게 해 준 
귀한 생존 식량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허균의 방풍죽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방아잎’이 떠올랐다. 
경상도에서 자란 내게 방아잎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 담긴 향이다.

엄마가 끓여 주던 국과 탕에는 늘 방아잎이 들어갔고,
 특유의 향 덕분에 호불호가 갈리곤 했다.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강한 향일지 몰라도 
내게는 어린 시절 식탁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의 냄새다.

☀️ 여름 | 하지

하지에 캐낸 감자 🥔

“비결이 뭐예요?” “그냥 힘껏 미는 거지. 뭐.” (p.160)

저자는 감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나는 감자 이야기를 읽는 내내 군침이 돌았다.

마침, 외할머니께서 직접 농사지어 보내 주신 감자가 집에 한가득 있다.
 책을 덮고 나니 감자전을 부쳐 먹고 싶어졌다.

감자를 생각하면 제주에서 맛보았던 🍕감자 도우 피자도 함께 떠오른다.
 
같은 감자라도 계절과 지역, 
그리고 사람의 손길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이야기를 품게 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 가을 | 추분

추분이 가져온 송이 🍄‍🟫

“오 황홀경 그래 이 맛이다. 
아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 깊고 향긋한 숲의 내음…” (p.244)

내가 처음 송이를 맛본 것은 산사에서 내려오던 길목의 작은 좌판이었다. 
날것 그대로 씹었을 뿐인데 
입안 가득 숲의 향이 퍼지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책에는 산불로 인해 송이 가격이 치솟았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대목을 읽으며 올해 방문했던 청송의 산불 피해 지역이 떠올랐다.

인공 재배가 어려운 송이는 
자연이 온전히 길러내야만 하는 식재료다. 
그래서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의 영향이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음식은 단순히 먹거리가 아니라 
자연의 상태를 보여 주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 겨울 | 대설

대설에 만난 올리브 오일 🫒

“얼마나 빨리 수확해서 얼마나 빨리 압착했는가” (p.327)

올리브와 아보카도가 
과육에 지방을 저장하는 ‘프루트 오일’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좋은 올리브 오일의 기준이 단순히 원산지가 아니라 신선도라는 점이었다.

우리는 흔히 외국산이나 고가 제품이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만, 
책은 햇과일과 묵은 과일의 차이처럼 
오일 역시 얼마나 신선한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읽는 내내 음식도 결국 자연의 시간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____🥘🥗🥙
봄나물의 향에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감자 한 알에서 가족을 생각하며, 
송이를 통해 환경 문제를 돌아보고, 
올리브 오일에서 자연의 시간을 배웠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절기를 어렵고 
낯선 개념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끼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을 통해 
계절과 역사, 지역 문화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해 준다.

계절은 여전히 오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달력 속 날짜로만 확인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절기는 단순한 날짜가 아니라
 자연의 변화를 몸으로 기억하는 삶의 방식이었다.

이 책은 잊고 지냈던 그 감각을 식탁 위에서 다시 발견하게 해 준다. 

오늘 저녁, 제철 음식 한 가지를 곁들여 
나만의 절기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진다.

*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절기 감각🍲》
지은이 이주연
펴낸이 김성구
펴낸곳 (주)샘터사

#절기감각 #음식에세이 #에세이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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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세계 -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
칼 짐머 지음, 이상훈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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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프레이서는 사람의 콧구멍에서 유전자를 추출한다는 발상이 
SF 소설 같다고 생각했다.
•••진단키트 상자는 적막한 건물 안 프레이서의 
책상 위에 그대로 몇 달 동안 놓여 있었다.
질병 X가 도착했던 것이다.” 🦠(p.486)

그 어떤 공포 소설의 도입부보다 강렬한 이 문장을 
마주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책에서 말하는 ‘질병 X’는 언젠가 등장할 미지의 팬데믹을 뜻하지만, 
우리가 이미 아프게 겪어 냈고 
여전히 긴 그림자 속에 살아가고 있는 코로나19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공기의 세계》는 이처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성분과 생명체로 가득 차 있는 공기, 
즉 ‘공중 생물학’의 세계를 탐구한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새로운 질병이 창궐할 때마다 
그 원인을 찾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사투를 벌여 왔다.

인간은 백신을 개발하며 눈부신 과학적 성취를 이루어냈지만,
 한 가지 의문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왜 우리는 유독 ‘공기 전파 감염’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살아온 것일까.👀"

___👩‍🔬🧑‍🔬___

이 책은 주류 의학과 정치권이 외면하는 사이에도
 공중 생물학의 기틀을 닦기 위해 연구를
 이어 온 과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공기의 비밀을 추적한다.

1930년대 윌리엄 퍼스 웰스는
 원형 터널 실험을 통해 
미세 비말이 증발해 공기 중에 오래 떠다니는 ‘비말핵’이 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했다.

이어 현대의 부루이바 교수는 
재채기에서 나온 비말이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뒤섞여 하나의 ‘가스 구름’을 형성하며 
예상보다 훨씬 멀리 이동한다는 유체 역학적 원리를 밝혔고,

피에르 아마토 교수는 높은 하늘의 구름 속에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채집하며 공기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었다.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공중 생물학'은 
현대의 모라브스카 교수를 만나 팬데믹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녀는 전 세계 239명의 과학자와 함께 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공기 전파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공기 전파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환기의 중요성을 방역 지침에 반영하는 계기가 되었다.

___💥🧨___

아이러니하게도 공기를 매개로 한 전파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은 잔혹한 전쟁터였다.

나치는 탄저균과 독소를 에어로졸 형태로 살포하기 위해 
수감자들에게 끔찍한 인체 실험을 자행했고,

냉전 시기 미군이 디트릭 요새의
 거대한 강철 구체 ‘에이트볼’에서 동물들을 
세균 구름에 노출하며 실험을 이어 간 사례까지 더해지면, 
공기를 생물무기로 악용해 온 인류의 잔혹함은 극에 달한다.

___🩺👩‍⚕️___

한편 공중 생물학이 
오랫동안 변방에 머문 이유는 
의학계의 패러다임과 정치적 선택에도 있었다.

20세기 초 미국의 보건 당국은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공기질 개선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개인위생 관리 정책을 선호했고, 
그 결과 공기 전파 연구는 
오랫동안 주류 의학계에서 충분한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정책적 공백은 현대 정치에서도 이어졌다. 
오바마 행정부는 사스, 메르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팬데믹 대응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팬데믹 플레이북’을 마련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이 전담 조직을 해체했고, 
이는 미국의 팬데믹 대응 역량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에 혼선이 빚어진 배경 가운데 하나로도 평가된다.

___🦠🧫___

“인간이라는 종과 지구의 지배권을 두고 다투는 주요 경쟁자는 바이러스나 세균, 기생충 같은 미생물입니다. 이들은 우리의 생존에 끝없는 위협으로 남아 있습니다.” (p.387) - 생물학자 조슈아 레더버그

《공기의 세계》에서는 우리가 매 순간 들이마시는 공기가 더 이상 당연하고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나아가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처럼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 일은 
개인과 사회가 함께 구축해야 할 공공 인프라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 주었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지나갔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연구의 대상이다.✨

《공기의 세계💡》
지은이 칼 짐머
옮긴이 이상훈
펴낸이 김선식
펴낸곳 다산북스
*도서협찬*

*본 도서를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임을 밝힙니다.

#공기의세계 #칼짐머 #공중생물학 #과학인문학 #책추천
 #독서기록 #코로나19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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