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 소비사회를 사는 현대인의 정경
박정자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로빈슨 크루소는 사치를 했는가?

우리나라의 문화제들은 하나같이 단아함을 보여준다. 외국의 건축물처럼 웅장하거나 화려함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예로부터 우리는 사치와 낭비를 멀리했다. 고등학교 국어책에 있었던 다산 정약용선생이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만 생각해봐도 그는 근검과 절약를 가까이하고 낭비를 멀리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현대의 소비가 어떠한가. 과연 어떠한 소비를 하고 있는가.

이 책은 여러가지 사진 ,그림들과 함께 소비에 관한 그들을 하나씩 하나씩 써내려간다. 로빈슨 크루소 역시 사치를 했다. 지금은 필요하지 않지만 다음날을 위한 여분의 것, 미래에 대한 비축을 사치로 본다면 그는 분명 사치를 했다. 그 혼자의 섬에서 경쟁할 필요가 없는 그가 사치를 했다.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었던 "포틀라치"개념. 빌게이츠와 타이거 우즈의 어마어마한 낭비. 그들이 포틀라치라는것. 소비는 향유가 아니라 기호라 작가는 말해주었다. 우리의 욕망이 삼각형 모양을 띠고있다. 유명한 연예인이 입는 옷을 입으려고 하는 것 역시 욕망의 삼각형에 의해 이루어 지고 있다. 또 흥미로웠던 것은 상류계급들이 꼭 여유를 즐기며 우아하게 칼질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것이다. 그들도 생산노동에 종사하는 무한계급인 것이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으로 마지막 세번째장인 현대성의 풍경인것같다. 미셸위가 매니지먼트에 의해 관리된 이미지라는 것을 아는가? 일본에서는 일본말을 하고 초밥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한국에서는 우리의 드라마나 영화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이 관리된 이미지라는 것이다. (난 약간 충격을 받았다) 광고도 마찬가지이다. 관리되고 만들어진 이미지, 조금 과장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우리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광고들이 이 시대에서는 문학이며 이대올로기가 되어버렸다. 그밖에 꽃미남, 44사이즈, 백화점 이야기들이 있었다.

소비에 대한 책임에 불구하고 재미있게 씌여진 책인것 같다. 친근한 소재들로 재미를 더해주었다. 팝아트와 소비의 결합역시 멋졌다. 하지만 경제, 현대문화에 대한 어려운 단어들이 종종 등장하였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은 아니였던것 같다. 아니 적어도 나와는 좀 동떨어진 이야기들이 많았다. 나는 명품과는 거리가 멀고 44사이즈에 대한 열망아니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은 있지만 미니스커트와 하이힐에 대한 욕망은 전혀없다. 작가는 사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보다(우리는 모두 사치를 죄악으로 여기고 있는것같다) 좀 다각화된 시각을 보여주려고 노력한것같다. 사치가 꼭 없어져야만 한다고 말했다면 이 책이 재미있었을까? 작가가 현대적인 시점에서 소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제대로 된 소비를 해왔는가. 혹 소비와 유행에 끌려다니지는 않았는가. 나는 포틀라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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