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흩어진 날들
강한나 지음 / 큰나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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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라는 장르는 참 애매한 장르인 것 같다. 보통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여행책은 여행에 관한 정보들이 단순히 나열되어 있는 수준이였다. 하지만 근래 여행책들은 정보의 나열보다는 작가가 직접 여행을 하고 거기에 대한 정보들을 나열하면서 자신의 느낌, 그리고 직접 찍은 사진등을 첨가하여 정보적인 면에서 내용이 적어지고 주관적인 내용이 훨씬 많아졌다. 예를 들어 내가 일본여행을 가고 싶다면 '오사카 즐기기' 같은 책을 보고 고를 수 있지만 여행 에세이 같은 책은 작가가 간 곳을 친구에게 이야기를 듣듯이 알 수 있다. 아쉬움 점이 있는 반면 좋은 점이 있다. 다양한 정보를 얻지 못하지만 친구에게 여행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효과가 있어서 나는 요즘 여행 에세이를 참 좋아한다. 가보진 못한 곳의 이야기를 듣는 건 참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택했다. 여행에세이라고 해서 기대하고 책을 들었다. 하지만 난 이 책을 몇 페이지 읽고 나서 에세이에도 장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여행의 정보보다는 느낌점과 자신의 생각, 작가의 일상들이 더 많이 들어 있는 책이다. 오사카의 여행지이데 대한 이야기, 어떻게 오사카 성에 가는지, 오사카 성의 입장료가 얼마인지, 입장 시간이 언제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성, 우리의 상처가 있는 곳이라 그냥 멀리서 한번 지켜봤다는 말만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점이 불만이였지만 감성적이고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다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사카 성을 보며 와~ 이쁘다라는 감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생각하고 우리의 옛이야기를 생각하는 점들이 너무 좋았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너무 이쁘고 귀여운 아기 길고양이를 보며 외로움에 대해생각해보고 관광명소만 둘러보는게 아니라 길바닥에 있는 맨홀뚜껑의 그림을 보며 일본인들의 발상을 알아보며 영혼이 깃든 빵도 먹어본다. 그리고 여행에 약점을 생각해본다. 보통 여행 책에서 있는 내용일 수 없는 것들이 이 책에 들어 있다. 그라비엔의 바닥에서 하트 모양의 돌을 찾아보는 보람도 느껴본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일본 여행의 정보보다는 여행을 이렇게 해야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느끼고 다른사람들이 다 가보는 관광지를 거부하고 쉽게 지나치는 길거리에서 여행의 매력을 얻는 것. 그것이 진정한 여행인 것 같다. 이 작가처럼 여행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느끼는 것은 절대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곳을 나만의 방법으로 즐기는 법 그것을 이 책에서 얻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것은 일본여행을 위해서는 소개서가 한 권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론 사람 손 타는 게 혼자 외로움을 이겨내는 것보다 더 잔인한 일일지도 몰라. 게다가 넌 길고양이로 태어난 운명이니까..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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