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의 판타스틱 비밀노트 - 읽는 것을 넘어 경험하는 책
션 스튜어트, 조던 와이즈먼 지음, 윤미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캐시의 판타스틱 비밀노트

 

친구의 비밀 일기를 훔쳐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판타스틱 비밀노트>는 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누군가의 일기를 몰래 훔펴본다는 것은 일기장의 주인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훔쳐보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희열과 즐거움을 선서한다. 거기다 요즘 한참 인기있는 칙릿과 스릴러 함께 되어 있는 장르라 더욱 눈길이 갔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내용은 참 재밌었다. 코지미스터리라고 하는 장르를 무척이나 좋아하길래 가볍게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 기대가 너무 컸나보다. 나는 책 속에 여자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일기장으로 꾸며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일기장이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그렇다고 일반 책이라 하기에도 뭐한 그런 어쩡쩡한 디자인이였다. 그것이 난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진다.  

거기다 OTL 같은 젊은 사람들이나 쓰나 용어들과 기호들이 가끔 튀어나오고, 채팅 내용까지 그대로 붙여넣기를 하여 들어가 있으니 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그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는 읽는 사람들 본인이 결정할 문제인 것 같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중반부터는 정말로 남의 일기를 읽는 기분으로 읽었다.

캐시는 제일 처음 보이는 일기를 기분으로 어제 남친인 빅터와 헤어졌다. 캐시는 빅터와 헤어지는 순간부터 그동안 빅터가 보였던 행동에 의문을 풀고 남친의 집에 잠입하고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어느순간 헤어진 슬픔보다는 빅터의 묘한 정체에 더 관심이 가는 캐시는 더욱 빅터를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거기다 중간에는 캐시 역시 사라져버리는데 캐시의 친구 엠마들이 이제 증거들을 따라다니는데 이 증거들이 진짜 네이버 블로그에 있다. 추리소설 답게 마지막은 반전으로 끝 맺어준다

이거 참.. 당황스럽다. 이런 소설이 처음이라 그런지 나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책을 읽는다는 것 인터넷과 별개의 것으로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블로그에 꼭 들어가야 된다니... 사실 아직도 혼란스럽다. 난 책으로 읽는 활자를 좋아한다. 책은 책이여야한다고 생각하는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이 책의 가치관(?)이 너무 혼란스럽다. 색다른 시도임에도 분명하고 책과 요즘 발달한 인터넷의 결합이라는 상당히 흥미있는 장점이 있긴하지만 나에게는 힘든 독서였다. 블로그가 아닌 그냥 책 속에 증거들이 나열되어 있었다면 나에게는 더 없이 칙릿처럼 코지미스터리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추리소설이었을 것 같다.

읽는것을 넘어 경험한다는 말이 정말로 딱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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