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한국인이 정겹다
양문실 지음 / 다할미디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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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을 가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여행에 관한 책은 읽어봤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한국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이민을 가서 겪은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지는 못했다. 이민에 관한 책도 이 책이 처음이다.

일본은 독도를 자기땅이라고 주장하고 중국은 고구려의 역사가 자기들 역사라고 한다. 한미FTA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개방을 요구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들을 제대로 대처해 나가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대한민국이 무조건적으로 좋지만은 않았다. 미국드라마에 빠져있는 나는 부끄럽지만 드라마속에 나오는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주택단지들이 부러웠다. 정원까지 딸려있고 단독2층 주택에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고층 아파트만이 즐비한 한국보다는 그런 곳에서 한번 살아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았다.

하지만 목욕탕 가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재래시장에서 구경하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지은이를 보고 역시 한국이 나에게 가장 좋은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마주친 사람에게 '하이'라고 인사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고 정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하이'라는 인사가 끝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아침에 밥냄새때문에 밥조차 먹지 못하고 심지어는 김치찌개를 뒤뜰에서 요리해야만 하는 미국 생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이 있듯이 미국에도 미국의 생활이 있는 것이다. 우리와는 너무 다른 미국생활이 낯설면서 저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없이는 가까운 슈퍼조차 못가는 곳. 지하철이나 버스가 신기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곳. 모든 한국 드라마가 너무나도 재밌어지는 곳. 아이들의 언어때문에 괴로워하는 곳. 의료보험비가 너무나 비싼 곳. 나물이 너무나도 귀중한 곳. 장애인 아동이 살아가기에는 좋은 곳. 역사를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는 곳. 바로 그곳이 미국이다.

지은이는 한달이 조금 넘는 한국생활을 하면서 자그만한 것에 감동을 받고 감사하고 정을 느낀다.나는 일상에서 그런것을 느끼지 못했다. 아마 나에게는 지은이가 느끼는 것들이 너무 당연한 것들인 것이다. 한국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미국에서 불편했던 것, 느꼈던 것,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준다. 미국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꼭 영어교육을 위해 이민을 가는게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만약 가게 된다면 서류상의 문제보다는 생활상의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떠나는게 좋은 것 같다.

'미국이 좋은 것도 많고 한국이 좋은 것도 많다. 또 미국이 나쁜 것도 많고 마찬가지로 한국도 나쁜게 많다'라는 지은이의 말처럼 한국이라고 무조건 싫다거나 미국이라고 무조건 싫다라는 것 있을 수 없다. 좋은 것은 즐기고 나쁜것은 이겨내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나는 생각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한국땅에서 한국인으로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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