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남편 - 주부 자기 개발 시리즈 1
조슈아 콜맨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게으른 남편이란 제목을 가진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어느 서점을 가더라도 볼 수 있는 여성의 관점에서 본 남편에 대한 불만을 토해낸 책이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잠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며 생각은 180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단순히 일반적이고 정형화된 말 듣지 않는 청개구리 남편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를 담은 책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처와 그에 대한 논거까지 하나하나 기록되어 있었다. 심리학적인 면과 사회학 적인 면이 강조된 듯 한 이 책은 흡사 참고서를 보며 공부하는 듯 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필체와 상황에 대한 정확한 해석, 문제점에 대한 논리적인 대안, 제목만 보고서는 도저히 상상히 되지 않는 내용들 이었다.

캐시와 캐서린 등 미국에서는 언제 어느 자리에서나 들을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이름들, 즉 한국으로 친다면 영희 정도의 보편적인 이름의 소유자들을 출현시켜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어떻게 보면 딱딱한 내용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에게 친숙한 느낌을 들게 해주었다. 그리고 다양한 주제들, 일상생활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내용들을 좀 더 날카로운 시각으로 관찰함으로써 진부한 내용이 아닌 참신한 내용이 페이지 하나 하나 채워져 있다. 보통 이러한 부류의 책들은 페미니스트적인 경향이 많지만, 이 책은 “게으른 남편”이라고 밝힌 남성이 같은 부류의 남성을 보며 가정 내에서 발생 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느끼고 상황을 좀 더 발전 시킬 수 있도록 지극히 남녀 평등의 관점에서 쓰여져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렇다면 이렇게 하여라.”와 같은 단순한 질문대답 형식이 아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심리적인 면, 사회적인 면을 분석하여 철저히 원인과 결과에 따라 상황을 진행 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의 성격과 패턴을 이용한 우선순위에 기본을 둔 협상력이라든지, 측은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닌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단호한 의지, 그리고 그러한 자세에 경제력까지 지님으로써 지니는 한 단계 높은 위치, 누구나 이야기 하기에 진부해 질 수 있는 성적인 문제들을 심리적 상황과 사회적인 면에서 분석하여 내놓는 대안들 속에서 시중에 흔해 빠진 책들과 다름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직 주부는 아니지만 미래에 이러한 상황에 처한다면 이렇게 해야지 하고 잠정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었으며, 나의 상황에 따라 주어지는 확실하고 정확한 답이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그러한 문제들에 접근하는 방식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주부들의 보이지 않는 고통과 결혼생활, 육아 시기에 느끼는 심리적인 면을 잘 분석한 이 책의 지은이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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