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와튼스쿨
니콜 리지웨이 지음, 이정은 옮김 / 지식나무(뜨인돌)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원제는 the running of the bulls
와튼스쿨에 대한 이야기이니, 뭐, 그닥 틀리거나 이상한 제목은 아니지만,
내놓고 보기에는 쪽팔린다. (너무 적나라하잖아)

그러나, 책의 내용은 더 적나라하다.
벌써 몇년째 경영대학1위부분을 놓치지 않는, 펜실베니아 대학의 경영대학, 와튼스쿨.
'와튼생들은 플라톤의 철학을 배우러 온 게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돈의 철학입니다. 따라서 교양과목은 자연스럽게 제외되죠. 우리는 지성인이 되기보다는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요'라는 쉬미카의 말처럼, 와튼스쿨은 대놓고 대학은 학문을 닦는 곳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업의 훌륭한 장기말이 되는가를 배우는 곳임을 얘기한다.

회사들어가기 전에 대학시절, 지금 생각하면, 정말 순수하고(?) 암것도 모르던 시절,
3년 일하고 MBA따고 연봉 여섯자리, 어쩌구 하는 허황된 생각이 얼마나 허황되었던가를
직장생활 7여년만에( 아, 왠지, 7년..이란 햇수가 괴롭다) 깨닫게 된다.

이렇게 스물 시작부터 다르게, 오로지 한가지 목표-  여섯자리 연봉.으로 시.작.해서 일곱자리 연봉 혹은 아마도 그 이상의 연봉으로 조기은퇴하기. -만을 바라보고, 모든 사생활을 버리고, 몸을 극으로 극으로 몰아가는데, 나처럼 날라리날라리 사는 애가, 어떻게 감히. 여섯자리 연봉을 바라겠는가.

오늘 받은 따끈따끈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10월호의 카툰이다.
"그래, 이게 직장에서 자살행위라는건 알아.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집에도 가줘야지."

와튼스쿨1학년에서 4학년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틀림없이
그들의 생활은 미친듯한 스케쥴로 돌아간다.
3학년 여름방학때 투자은행에 인턴으로 일하면서 주 140시간을 일하는 제시카( 그녀만의 일은 아니고, 모든 투자은행의 노예들 i.e. 애널리스트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두번이나 계산해봤다. 주말도 주일도 없이 하루에 20시간? 나머지 네시간에 먹고자고씻고싸고를 다 해야하는거? (보통의 경우는 80-120시간이라고 하는데, 그래봤자 주말,주일없이 미친듯이 일하는건 오십보소백보) 그런 제시카는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등장인물에 비해 가장 투자은행에 맞는 인물이다. "제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유일한 순간은 충분히 일하지 못했을 때입니다." 라고 말하는 그녀는 특출난 외모때문에 오는 편견을 이기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며, 학점도 그 공부벌레들 사이에서도 상위1%에 드는 완벽주의자이다.

시간당으로 보면 맥도널드 임금에도 못미치는건 새끼의사뿐만은 아니었나보다. 그들의 엘리트의식. 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겠다.

책에는 비슷비슷한 공부벌레 투자은행원워나비 벌레들 사이에서도 독특한 노선을 걷거나 튕겨나가 자기의 길을 찾는 여러 군상들이 나온다.

날라리날라리 직장생활하는 내가 보기엔,- 예전에는 그래도 갈 수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세상임을 알겠다. - 그래도 젊었을때 사서고생 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게다. 라고 무책임하고 성의없으며 얄밉기 그지없는 결론 날리며, 리뷰를 마친다.

이 책 읽고 한동안 내 시계는 24시간인데, 그네들 시간은 48시간인 것 같아서, 불안초조했다.는것 인정.
그렇게 살아서 연봉여섯자리 일곱자리 받는다면, 그것 역시 열라부럽고 열등감 느껴진다는 것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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