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야기는 사형수인 윤수의 블루노트와 유정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자신이 비참할리 없다고 믿었던 한 비참한 이야기, 바로 저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라며 이야기를 꺼내는 윤수의 모습은 어둡고 비참한 가정에서 자랐고, 사랑을 만날때까지, 좋은거라고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채, 그저 계속 어둠의 정석코스대로만 흘러흘러 인생의 스물일곱해째, 사형수로 구치소에 머물게 된다.

그의 모습을 보는 나는 유정과 마찬가지로, 내가 위선을 떨건, 위악을 떨건,
슬픈 이야기들로, 내 눈에서 눈물을 뽑아낼 지언정,
처음부터 끝까지 사형을 반대하고 있는 작가의 어조에 이런저런 딴지가 걸어진다.

그건, 그가 죄를 지었건 안 지었건간에,
그럼, 그 윤수를 대신 죽게한 그 나쁜 놈이 죽었어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건
결국, 이 책이 '사형'에 대해 내 마음을 크게 움직이지는 못한게다.

사형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끼워 넣었고,
완벽한 어머니상으로 등장하는 모니카 이모도 있다.
'사형 반대' 에 대한 논거는 대단히 빈약해서, 차라리 거부감이 들 정도지만,
그건 아마 '멜로'의 탈을 쓰고 있기에, 더 색안경을 쓰고 보려는 것도 있을께다.

다만, 예전에나 지금에나 공지영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의 독자층의 마음 가는 곳을 잘 짚어서 공감하고, 혹 빠지게 한다는거다.

유정의 마음 가는 곳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득력 있었다.
나도 '내가 모르는 것' 에 대해 위악을 떨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긴 하지만,
모르는건, 모르는거다. 어쩔 수 없다.

읽는내내 어쩔수없이 윤수와 유정의 모습에 강동원과 이나영의 모습이 대비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래, 최고로 극악한 사형수도 직접보면 그저 인간일 뿐이다. 라는 말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왜, 히틀러도 같은 감방에 들어앉아 있으면, 그저 인간일테니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