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나는 저런 책띠 안 왔는데 -_-a
드디어 '백야행'을 다 봤다.
사실 좀 실망이다. 역시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와는 안 맞는 걸까.

책의 마지막페이지 마지막 장면이 드라마의 첫장면이다.
책의 마지막 몇십페이지는 그때까지 복선을 마구 깔며 꽁꽁 숨겨 놓았던 극적 반전중 극적 반전이다.

이미 반전이 널리 알려진 원작을 드라마로 만들때
주인공들의 마지막을 첫장면으로 넣고 그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야기시킴으로써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원래 반전을 알던, 모르던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는 정말 과감한 연출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사기를 치고,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소재가 되는 것들이 당시에는 신선했을, ( 몇년도 작품인지 찾아보는 성의를 보이지는 못하겠다. ) 해커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던 시기. 은행의 직불카드가 막 도입되던 시기. 컴퓨터게임의 저작권에 대한 법률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기로서 요새 보면 뭐랄까 거의 대하드라마보는 분위기 아니겠는가.

책에서 '유키호'라는 여자에 대한 묘사는 끝까지 냉정하다. 어떤 리뷰에서는 '돈만 밝히는' 으로 나오는걸 보면 그렇게 읽힐만도 하겠더라. 모든 것의 시작에 불우한 과거를 지닌 어린 소녀가 있다. 그 소녀를 그리 길지 않은 생이었지만,  아마도 처음으로 웃게 해준 소년이 있다. 그녀의 몸을 더럽힌 악마가 있다. 그 악마는 알고보니 사랑하는 소년의 아버지였다. 소년은 그녀의 눈 앞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쩔줄 몰라한다.
그녀는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그죄를 뒤집어쓰기로 한다. 혹은 누군가에게 뒤집어 씌우고자 한다.

그녀의 마음이 어땠는지에 대해 소설에서 묘사되는 부분은 없다.
사실들. 행간을 해석하여 드라마에서는 '불멸의 사랑'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감동적이야' 말하기에는 부족한.
무언가 끈끈하고 가슴아픈, 그리고 물에 뜬/비추인 달처럼 잡을 수 없는 것이 마음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이 책을 '로맨틱 미스테리' 라고 하는 것을 들었는데,
소설에서 '미스테리' 가 강조되었다면
드라마는 '로맨스'가 강조되었다.

개인적인 내 생각은
'사랑'은 '범죄'보다 시효가 길다.
드라마가 훨씬 와닿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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