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찍은 사진 한 장 - 윤광준의 사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윤광준의 <잘 찍은 사진 한장>은 아주 아주 오래전에 나온 책이다. 물론 그렇게 오래될리 없지만, 책에 나오는 고급형 디카라면 최소 5백만 화소는 되어야 하고.. 와 같은 말은 딱히 책이 오래되었다기 보다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앞서서 빨리 달려가고, 인간은 그 뒤를 쫓는 형국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최신의 테크놀로지나 가장 업데이트된 정보를 찾고자한다면, 당장 덮어라. 고 말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유용하고, 나는 이 철지난 책을 '사진 에세이'를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줄지도 모르겠다. 윤광준의 책을 읽는 것은 <생활명품> 이후 두번째이다. 그의 현란하다 못해 때로는 거북하기까지한 말발에 혀를 내둘렀다면, 이 책에서는 여전히 한 글 하지만, 그렇게까지 휘황하지는 않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글도 좋아한다.)  

윤광준의 이름을 알게 된것은 오디오 책에서였고, 김갑수 책에서였고, 알고보니 사진작가더라. 라는 순이어서, 사진가로서의 그의 이름에 그닥 신뢰를 가지지 않았었다. '프로페셔널 사진가'라는 타이틀이 그닥 귀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의 본업으로서의 사진에 대해 내 생각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디오거나 생활명품이 그의 취미와 일상이라면, '사진'에 대한 그의 진지함과 공부는 더욱 존경스럽다.   

윤광준이 이야기하는 '사진을 잘 찍는 법'을 한가지로 요약하지면 '백문이불여일찍'이다. 그리고, 거기에 살을 붙여 어떻게 찍어야 할지에 대한 마음가짐들을 이야기해 준다.  이런저런 요령과 기술에 대한 책들은 많다. 사진을 찍고, 더 잘 찍기 위해 책을 찾아 보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은 나는 '위대한 사진가'도 아니고, 그렇게 될 가능성도 없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돈만 들고 밥도 안나오는 사진을 왜 찍는가. 어떻게 찍는가에 대한 마음가짐이 사진을 찍는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윤광준은 밥벌이로서의 사진가가 영 본전 못 찾는 것임을 알고, 세속적인 본전보다는 몸과 마음의 균형에 맞는 본전을 찾고도 남는 사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사진을 왜 찍는지 모르겠고, 글을 왜 쓰는지 모르겠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나에게 크게와 닿았다.  

2000년대의 사람들에게 도구와 표현방법이 주어졌다. 그것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가. 왜 그것들이 중요한가.에 대해 뒤늦게나마 한번 더 생각해보고 싶게 만들어주는 담백하고, 유용한 책이었다.  

윤광준은 옛날에 나온 책 두권만에 나에게 있어 믿음직한 저자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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