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사이언티스트 - 에밀리와 볼테르, 열정의 과학 로맨스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최세민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데이빗 보더니스는 나처럼 문과형 인간에겐 생각만해도 뒷골 땡기는 '과학'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소개된 책들만해도 <E=MC² >, <일렉트릭 유니버스>, <시크릿 하우스>, 그리고 이 책 <마담 사이언티스트>까지.. 소개되었던 몇권의 책을 샀지만, 가장 먼저 손이 간 책은 <마담 사이언티스트>이고, 처음 읽은 데이빗 보더니스의 책은 과학 이야기인지, 로맨스인지, ( 책에는 '열정의 과학 로맨스'로 소개되어 있다. 적절하다.)

책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에밀리와 볼테르의 '만남'에서 '동거', '대결', '이별', '외도', '죽음'으로 이어진다.
과학자로서의 에밀리의 이야기로만 보기에는 볼테르의 비중이 크고, 그들의 만남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이다.

볼테르는 모두가 알고, 인정하는 역사속의 인물이고, 이름도 평범한 에밀리는 소설 여주인공같은 느낌이 든다.
18세기, 프랑스. 여성은 다른 종의 인간이였다. 연구와 같은 지적행동은 그 시대에 엽기적이고, 용인되지 않는 일이였다.

어릴때부터 범상치 않았던 에밀리는 당대의 유명한 남자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한다. 그렇다고, 그녀가 팜므파탈인 것은 아니다. 남자친구인 볼테르와 군인인 남편, 전남자친구인 수학자, 전전남자친구인 리슐리외공까지 잘 지냈던 것은 당시 시대 분위기 때문만은 아닐것이다.  그들은 그녀에게 도움이 되지만, 에밀리라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보석으로 세공해내지는 못했다.

어릴적부터 책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던 그녀는( 대부분의 위인전의 첫머리와 같은 시작이다.) 결혼과 수녀원의 기로에서 좋은 남편감을 골라 윈윈인(재산과 가문, 뭐 그런거) 결혼을 하게 된다.

채워지지 않는 학문의 열정은 당대의 지성인 볼테르를 만나면서, 서로에게 엄청난 자극이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볼테르는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고, 에밀리는 볼테르에게 문학적인 논거를 배웠다. 
서로를 존경하지만, 서로에게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는 사랑하는 연인.

만남.

일행은 파리 성곽 밖에 있는 여인숙으로 갔다. 그리고는 포도주로 요리한 닭고기를 주문한 다음 사방에 촛불을 켰다. 대화를 주도한 것은 낯선 여인이었다. 그녀는 지금껏 만나본 그 누구보다 말이 빨랐으며, 말을 할 때마다 눈을 반짝였다. 볼테르의 남자친구 중에도 이런 사람은 없었다. 겨우 스물일곱밖에 안 된 여성이 이토록 유쾌하고 똑똑하다니, 대체 어떤 신의 작품이란 말인가? 처음에 볼테르는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에밀리를 볼테르에게 소개한 친구 부부에게 보낸 정중한 감사편지에도 그날 밤 즐거웠다는 내용뿐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볼테르와 에밀리는 연인 관계가 되었고, 몇 주 후 볼테르는 에밀리를 위한 시를 썼다.

왜 당신은 내게 이리도 늦게 왔는지?
그 전의 내 삶은 대체 어떠했던가?
사랑을 좇았지만 발견한 것은 신기루와,
쾌락에 드리워진 그늘뿐,
당신은 환희 그 자체
다정한 여인,
당신의 품 안은 즐겁기도 하여라,

끊임없이 왕정을 자극하며 몇번이고 추방과 도망을 반복하는 볼테르의 이야기 역시 꽤나 흥미롭다.
에밀리는 그런 그를, 그와의 사랑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연구를 계속하고자 노력한다.

에밀리가 연구하는, 혹은 연구의 아이디어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여러가지 과학관련 에피소드들이 나오지만, '과학' 로맨스에서 '과학'에 포커스를 두고 이 책을 고른다면 실망할지도 모를 정도의 적은 분량이다. 보더니스의 다른 책들은 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외로 쉬이 읽히는 신선한 소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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