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은 작은 문고판 책이다. 네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아이가 책을 멀리하게 되는 계기, 다시 되돌리기 위한 부모와 학교( 교사) 의 역할,그 방법, 마지막으로 다니엘 페낙식의 '침해할 수 없는 독자의 권리' 

 다니엘 페낙처럼 맛깔스럽게 글을 쓰는 작가가 또 있을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약 1%쯤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는 나머지 99%의 우리의 무의식을 떠도는 수많은 생각거리들을 정확하게 글로서 풀어낸다. 매 페이지마다 무릎을 딱치며, '그러니깐 , 내말이 그말이었어' 하면서 작가의 그 대단한 능력에 샘이나 죽겠다. 그러니깐, '아이에게 즐겁게 책 읽는 방법을 가르쳐라' 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왜 코끝이 찡해지는거냔말이다. 그는 무디고 무뎌진 감정 사이의 미처 덜 굳어진 부분을 무식하게 푹푹 쑤셔대는 재주가 있다. 나는 애초에 그런 재주는 없으므로, 이 책이 이렇고 저래서 좋다는 것을 말하기도 힘들고, 이 책의 정말 멋진 어느 한 부분을 떼어다 보여주며 '정말 좋지 않아? 좋지! 좋지!' 할 자신도 없다. 만약 그래야 한다면 나는 이 책의 첫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오늘 밤새고 타이핑을 해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올해 유난히 '독서' 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엄밀히 말해 독서에 관한 이야기만 있는 책은 아니지만)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 표정훈의 '탐서주의자의 책' 하워드 블룸의 '교양인의 책읽기' 등등 각각의 특징이 있는 책들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책이라는 점이다. 

 이 책 역시 '독서'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의 '책사랑' 에 대한 이야기보다 아이들에게 혹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나누는가' 에 대한 책이다. 그가 오랜동안 중등교사였던 경험을 십분 되살렸으리라. 입시의 압박에 외우기식 교육에 요령만 늘어간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정말 불쌍해진다. 

 이 책에는 평소에 '책은 취미가 아니라, 생활이야' 라는 내 생각에 똑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그 반대이지만, 생각해보고 고민해볼 거리로 남겨진 부분도 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나도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정말 즐겁게 책 읽는 즐거움을 나누어 주고 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읽어나가면서 나는 책 읽는 즐거움에 이제 막 발을 담글랑 말랑 하는 '아이'였고 배우는 입장으로 끝까지 읽어나갔다. 이 책을 읽고 감히 '나와 독서' 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희열을 느끼기 위해서도 독서는 계속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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