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지난 11월에 보내주었던 책기록에 11월, 12월 기록을 추가해서 업데이트한 메일을 보내주었다. 

잔인한 사람들. 뭘, 또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하고 그러세요. 


11월 말에 책에 대한 욕망의 문을 활짝 열고, 다시 닫았지만, 찔끔찔끔 닫아서 이제 막 완전히 닫은거 같은데, 

굳이 문 열렸을 때 쏟아져 들어온 책의 기록을 .. 반성하고, 오랜만에, 독서 결산을 하고, 독서 계획을 세워봅니다. 



ㅁㅁ 2019년 독서 결산 ㅁㅁ




















1. 김명희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

페미니즘 프레임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읽은 책이다. 시리즈도 최고고, 첫 스타트도 무척 좋았다. 의사인 저자가 전문성을 보이고, 여자로서 당사자성을 가지고, 사회에서 이야기되는 여자 '몸'의 부분들을 '페미니즘 프레임' 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뇌, 털, 피부, 목소리, 어깨, 유방, 심장, 비만, 자궁, 생리, 다리, 그리고 마지막에 '목숨' 까지. 꼭 해야 할, 들어야 할 이야들을 하고 있는데, 책의 판형, 시리즈, 저자, 제목, 표지까지 너무 마음에 든 책이다. 


2. 박은지 <여자는 체력> 

여자의 운동 책들을 꽤 읽었는데, 이 책이 가장 좋았다.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지금 당장 운동하고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저자. 운동판의 소수였던 이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운동의 기본. 체력을 기르고, 오래 건강하게 걷고 움직일 수 있게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3. EBS 다큐프라임 <100세 수업>

노년에 관한 책도 보이는대로 읽는다. 초고령화 사회답게 일본 책들이 많고, 서구권의 책들은 인문학, 철학쪽이 많은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좋은 책이다. EBS 다큐프라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이 책을 노인대학 교재로. 우리는 모두 운이 좋다면 차곡차곡 늙어 노년을 맞이할 것이다. 더 잘보내기 위한 다양한 준비들. 



















4. 미셸 오바마 <비커밍> 

미셸 오바마의 지금까지의 인생도 참 남다르구나 싶었는데, 버락 오바마 이야기 있고, 이야기도 굉장히 재미있지만, 글도 엄청 좋아서 읽는 기쁨이 있는 책이었다. 미셸 오바마 조차도 육아에 발목 잡히는 것, 미셸 오바마도 버락 오바마도 세상을 더 낫게 만들고, 낫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과 실행. 문제를 해결해내기 위한 우아한 접근과 행동력 들도 인상적었다.decency 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는 사람.


5. 존 캐리루 <배드 블러드>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인데, 진짜 꺅 소리 내면서 읽었다고. 엘리자베스 홈즈, 정말 이 두꺼운 책에 그녀 이야기만 계속 나오는데도 부족한 캐릭터다. 셀럽들의 명예이사 세계의 어둠도 엿볼 수 있었고, 국제적인 대기업도 이렇게 주먹구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다시 확인. 스티브 잡스의 그림자가 정말 미국을 덮고 있구나 싶었고. 홈즈의 기행?은 다른 책들 읽을 때도, 홈즈는 그랬지. 하면서 계속 생각난다. 


6. 엘리자베스 워렌 <이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다> 

싸움꾼. 싸우는 방법을 알고, 계속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해 온 사람. 지는 과정도 싸움의 한 과정, 이기기 위한 한 과정. 진 전투에서는 지지만, 전쟁에서는 이길 것이다 같은. 미국 중산층 이하의 정말 갑갑하고, 답 없고, 말도 안 되는 사례들을 보면서, '핸드 투 마우스'도 생각나고, 얼마전에 읽은 '20vs 80의 사회'도 생각난다. 구조를 바꾸기 위한 개인의 싸움. 




















7.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센세이셔널했던 데뷔 소설. 노년의 생태학자가 쓴 '외로움'에 관한 책. 재미 있었고, 아름다웠다. 


8. 박문영 <지상의 여자들> 

이 책 정말 좋고, 영화화 되어서 천만 영화 갔으면 하는 바람. 

구주 유토피아, 여자를 때리고, 여자에게 화내는 남자들 외계인이 잡아가는 이야기. 

그렇게 남자들이 사라지고 변한 세상의 이야기. 소재도 주제도 글도 다 너무 재미있고, 잘 쓴 소설이었다. 


9. 미야베 미유키 <금빛 눈의 고양이> 

미미 여사의 괴담 듣기 시리즈 마지막이지 싶은데, 괴담 듣는 사람이 바뀌는건 의미 없어. 여기 나온 이야기 중 '벙어리 아씨'가 정말 좋았다. 지금까지의 단편들에 비해 좀 쎄다 싶은 단편들이 많이 나왔고, 세책방 주인이 좋아서 이 책은 특히 더 기억하고 싶다. 



     
















10. 카트리나 멘지스 파이크 <그녀가 달리는 완벽한 방법> 

이 책이 너무 좋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울컥했다. 페미니스트의 달리기. 라고 하면, 페미니스트랑 달리기랑 뭔 상관 싶은데, 정말 대단히 상관 있고,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소환한 달리기 메이트다. 왜 달리는가. 달리기로 내가 얻은 것들. 달리기의 역사들 (재미 없을거 같지. 진짜 재미있고 불끈불끈함) 누구나 힘든 시기를 겪는다. 그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과정. 달리기일 수도 있고, 다른거일 수도 있는데, 그게 달리기인게 굉장히 맘에 들고, 와닿는다. 힘든 시기인지도 모르는 시기, 밍숭맹숭한 생활에 숨이 헉헉대도록 두 발로 땅을 디디고 달려나가는 활기를 더하고, 밍숭맹숭한 생활도 더 돋보이고 맘껏 즐기게 된다. 나 자신과의 싸움, 도전. 체육인의 자아는 평생 없었지만, 달린다. 내 몸을 이제야 더 잘 알게 된다. 


11. 로마 아그라왈 <빌트> 

올해의 책을 딱 한 권 꼽는다면, 나는 이 책. 모두에게 좋은 책이다. 진짜 대천재적인 책임. 

일상에서 매일 보지만,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 다리, 빌딩, 배수, 벽돌, 하수도 등등 구조공학자의 책이 이렇게 재미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다. 쉽고, 유익하고, 재미있다. 지식을 얻는 즐거움 외에도, 로마 아그라왈이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역사 속의 공학자들과 그들의 업적, 실수와 사고에서 개선을 찾아내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과 같은 진취성, 긍정성이 굉장히 멋있었다.이 책도 목차 대단해. 마지막 장이 '꿈'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지어올릴 것이다. 


12. 시오미 나키 <반농반X의 삶> 

별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내 앞으로의 삶의 롤모델이 되어주는 책이었고, 모두가 자신의 삶에 농사를 들이는 즐거움을 알았으면 싶었던 책이었다. 반은 농사 짓고, 반은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하는 그런 삶인데, 농사라는게 집에서 컵에 대파 하나 꽂아서 키워 먹는거도 포함된다. X는 모두가 각각 다른 사회에 도움되는(돈 되는) 일이다. 자급자족과 일 덜하기가 핵심인듯. 

그 정도는 다 다르겠고. 



 
















13. 루트 클뤼거 <삶은 계속된다> 

이 책도 정말 좋았다.아우슈비츠 생존자 글들에서 보는 드라마나 성찰이 아닌 다른 무엇을 보여줌. 저자의 예민함과 저자가 살아온, 어떻게 이야기해도 평범할 수 없는 생존의  기록들. 


14. 에이미 립트롯 <아웃런> 

가재를 읽고, 얼마 안 되어 이 책을 읽었는데, 읽으면서 내내 가재보다 이 책이 더 좋은데 생각했다. 고립된 섬에서 자란 저자가 중독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가서 새 관찰하고, 하늘 보고, 바다 보고 그런 이야기들. 


15. 미나토 가나에 <여자들의 등산일기> 

싫은 점도 좋은 점도 많았지만, 여자들이 등산하는 이야기이니, 좋은 이야기인걸로. 



도움되었던 책들 몇 권 더 추가 




 















ㅁㅁ 2020년 독서 계획 ㅁㅁ


책을 아주 많이 읽을 것이다. 


끝. 


.. 아니고, 


1. 영어 원서를 많이 읽을 것이다. (킨들 오아시스 사고 싶다)

2020년 목표가 달리기와 읽기인데, 달리기에, 읽기에 완전 몰입해서 미칠 예정이다. 


<여자는 체력>에 크로스핏에 미친 이야기가 나온다. 하루종일 크로스핏만 생각하고, 크로스핏 하고, 크로스핏 영상 보는 그런 이야기. 나는 무언가에 그렇게 미쳐본 적, 몰입해본 적 있나 생각해 봤는데, 있긴 있다. 로이스터 시절 롯데 야구. 진짜 울고, 웃고, 맨날 술 마시고, 맨날 야구장 가고, 다시보기 몇 번씩 보고, 온갖 야구 커뮤 다 돌고.. 그 정도로 미쳤으면 좋겠다. 


2. 기록을 남길 것. 

백자평이라도. 좋아서 더 잘 쓰고 싶어 기록 못 남기고, 기억도 안 나는 책들이 한 두권이 아니다. 뭐라도 남겨놔야 나중에 다시 보지. 


3. 여성학책 읽기 

1월 1일, 시몬느 드 보봐르의 '제 2의 성'으로 시작한다. 

작년에 같이 열심히 읽었었으면 좋았겠지만, 모든 책에는 다 각각의 때가 있는거겠지요. 


 

+++ 여기까지 +++ 


올해 계획 계속 마인드맵 그렸는데, 최종은 


영어, 달리기, 책, 돈이 4가지 키워드이다. 

그리고, 밑에 '미니멀리스트' 있고, 위에 '고양이' 있다. 


좀 오글거리는 이야기하고 싶지만, 안 하기로. 

책도 사람도 다 때가 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화는 좀 덜 내고, 이번 MBC 연예대상 여성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 키워드였던 '선한 영향력' 

선한 영향력 나눌 수 있는 나 자신을 잘 가꾸고, 타인의 좋은 환경이고 싶다. 


혼자 잘해야지. 혼자 잘하고 싶다. 는 마인드 컨트롤 하고 있는거 중 하나가, 

마라톤 대회 나가서 완주 하고, 혼자 잘 돌아오는 거. 

달리기 책이고, 영화고, 다 달리기 친구 있어서 엄청 부럽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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