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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아이 테오 ㅣ 책 읽는 아이
에이미 헤스트 지음, 로렌 카스틸로 그림,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6년 12월
평점 :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키우며 그림책을 좋아하게 된 어른 나!
긴 이야기를 주절거리지 않아도 우스꽝스런 주인공만으로도 함박 웃음이 지어지니까 그림책을 좋아한다. 뜻하지 않은 반전에선 더 까무라친다. 게다가 기대하지 않았는데 뭉클한 감동을 줄 때도 있어서 난 그림책을 사랑한다.
너덜너덜 그림책이 찢어질 정도로 열광했던 아들 녀석도 이제는 반항하는 고딩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을 아껴두는 나는 나중에 그림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려 한다.
우연하게 읽은 그림책 한 권이 우리집 모자의 추억 잔상을 꺼내게 했다.
그래서 다시 그림책의 사랑스러움에 빠져든다.
<책 읽는 아이 테오> 아이란 출판
소담스러운 눈이 내리고 이미 눈도 쌓여 있고
이미 표지에서부터 어디 가는지 궁금해져 살짝 흥분된다.
'놀러가나 보다... 어디로 놀러가나 보다.'
' 어디 가지? 나도 같이 놀고 싶은데...'
벌써 내 마음도 테오와 브라우니를 따라간다.
근데 저 가방 뭐지?
궁금해도 일부러 꾹 참았다.
그림책 끝을 뒤지지 않고 차근차근 봤는데 저 자동차 스티커 붙은 캐리어(썰매에 끌고 가는 가방)에 뭐가 들었는지 엄청 궁금했다.
**이거 나름 스포일러다. 미리 공개할 수가 없다.
책 뒷부분을 보고는 아~~~~~
제목이 힌트였던 게야!!!
이 상상력의 부재 같으니라구.
한바탕 신나게 놀고는 간식도 먹고 책도 보다니
참 바른생활 테오와 브라우니였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이 세상에 온다고 했는데 테오와 브라우니는 놀고 책도 본다.
이 바람직한 아이들을 봤나?
즐겁게 놀이를 마치고는 행복하게 집으로 들어가는 테오와 브라우니.
집 굴뚝엔 연기도 피어오른다.
아마 저녁 먹을 때가 되었나 보다.
이런 행복한 저녁 풍경은 이제 그림책 속에서만 있나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마지막 장에서는 평온한 미소를 짓게 했다.
좋은 그림책이란,
그림만 보아도 이야기 흐름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그림책은 그 부분에서 훌륭하다.
형태를 단순화 하려고 테두리에 검정 선을 썼지만 움직임을 잘 표현했다.
테오와 브라우니가 뛰어노는 장면도 생동감 있게 그렸다.
강아지 꼬리가 위로 동그랗게 올라가면 기분 좋은 상태인데 브라우니의 꼬리는 내내 동그랗게 위로 말려 올라가 있다.
테오의 체크 머플러 흩날림도 책 좋아하는 테오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좋은 그림책이란,
그림책을 보는 아이와 닮은 인물이고 비슷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 점에서도 훌륭하다.
글쓴이도 뉴욕에서 강아지를 키운다더니 누구나 예뻐할 강아지를 친구로 등장시켰다. 아이들도 대부분 강아지를 예뻐하니 이렇게 테오처럼 같이 놀고 싶어할 것 같다.
세상 때 묻은 어른이야 강아지 이름 브라우니에서 진한 초코 브라우니 머핀을 떠올리겠지만 그래도 브라우니는 정겹다.
또 좋은 그림책이란,
아이들의 언어로 공감되는 것,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것, 아이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것, 만족스러운 결말 등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 요소를 더 따져봐도 이 <책 읽는 아이 테오>는 좋은 그림책이다.
좋은 그림책을 많이 보고 자란 아이는 정서도 순화되고, 바른 심성을 갖고, 호기심과 상상력 풍부한 행복한 아이가 되겠다는 교과서적인 바람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미 세상 때 덕지덕지 묻은 속물일지언정 이 남은 세상 조금은 순수한 마음으로 살고자 난 그림책을 쭉 보며 살란다.
테오가 브라우니에게 읽어 준 그림책 <사이좋은 두 친구>가 궁금해 책까지 검색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