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블로그 : 내 안에 흐르는 삶

서른 해

 

처음부터 그대를 알아본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그대를 사랑한 것은 아닙니다.

 

물빠진 뻘밭에서 갯흙을 일으키며 헤매던 지난 여름

무언가가 기어간 흔적에 한나절 따라가다 가뭇없이 눈들자

바다 너머 하늘에 가 닿아 있던 온몸으로 긴 흔적.

그 한 평생의 궤적

 

문신처럼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대여, 더 멀리 떠나가세요

아득할 수록 깊게 꽃 핍니다.

서른 해 이끌고 온 지친 몸 남루한 한 낮

그대를 다시 찾아갑니다.

 

한 눈에 알아보았다는 사람들을 믿지 않습니다.

한 눈에 사랑하였다는 사람들을 믿지 않습니다.

 

시- 구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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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후 4시 14분이다..

오늘 뭘 했드라... 아무것도 안했군... 그냥 TV나 보고 알라딘에 왔다갔다 몇 번하고 나니 하루가 훌쩍 흘러가 버리고 있다.... 왠지 슬프군...

왜!! 노는 날은 이렇게 빨리만 흘러가는 걸까?  아쉽게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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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10-03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는 아직 많이 남았잖아요. 지금이라도 뭔가 해 보심이 어떨런지요? ^^
전 이제 잘겁니다. 어제 잠을 너무 못자서요. 으...졸려요...

진주 2004-10-0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일 하신 걸 잊고 계셨네요?
아무 것도 안 하고 뒹굴뒹굴하는 것도 휴일에 하는 일이잖아요^^;
날마다 열심히 일하셨으니 가끔은 그렇게 아무 것도 안 하고 보내는 것도 좋잖아요.

starrysky 2004-10-03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오후는 늘 애잔하고 슬프죠? 아무리 즐거운 하루를 보냈더라도 말이어요..
게다가 다음 한 주의 달력의 왜 그리 길고 까마득하게 보이는지..
그래도 미라님께 즐거운 일만 가득한 한 주이길 바라겠습니다. ^^
 

http://blog.naver.com/soseono33/40006286985
출처블로그 : 내 안에 흐르는 삶

딸의 소식

 

- 낙랑에는 적이 쳐들어 오면 저절로 우는 자명고라는 레이더가 있었다. 낙랑와 최리의 딸은 북국 대무신왕의 아들 호동을 사랑하여 북을 찢었고, 호동은 낙랑을 쳐들어왔다('삼국사기' 14권)

 

아버지, 저 여기 살아 있어요.

그날 제 품에 숨긴 칼로 낙랑의 북을 찢을 때

제가 찢은 것은

적이 오면 저절로 운다는 자명고가 아니었어요.

제 운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손으로 아버지의 나라를 찢었습니다.

지금도 그 순간이 선명합니다.

두려움과 죄의식으로 후들거리며

맹목 속에 온몸을 던진

저는 그 때 미친 바람이었어요

호동은 달처럼 수려한 사내

하지만 북을 찢고 제가 따른 건 호동이 아니었습니다.

제 사랑은 전쟁의 아찔한 절벽에 핀 꽃, 세상에

파멸밖에 보여줄 수 없는 사랑이 있다니요

검은 보자기 홀로 뒤집어쓰고

손에 보자기 홀로 뒤집어쓰고

손에 쥔 칼 높이 들어 북을 찢을 때

하늘의 별들 우르르 떨던

그 캄캄한 절망만이

온전한 제 것이었습니다.

 

 

문정희 '양귀비 꽃 머리에 꽂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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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0-03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멸밖에 보여줄 수 없는 사랑이 편안해 보이는 것 같은, 그게 진짜 사랑인 것 같은 착각은 대체 어디서 기인하는 걸까요...
미라님, 하늘이 높아요. 가을 맞이하세요~~ ^^

꼬마요정 2004-10-0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갈게요~

비연 2004-10-03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퍼갈께요~^^

mira95 2004-10-03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도 좋은 가을 맞이하세요.. 근데, 조금 춥네요^^;
꼬마요정님과 비연님도 휴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전출처 : ▶◀소굼 > 해를 바라 보세요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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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그림자






그림자








        햇빛이 겨누는 창 끝에 놀라
        문득 걸음을 멈춘다

        그림자가 짧다

        뒤따라오던 불안은 어디로 갔을가
        내가 헤치고 온 풀마다 누렇게 말라 있다
        시든 풀을 보고 울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
        나는 덜 여문 잔디씨 몇을 훑어 달아난다

        끝내 나를 놓치지 않는 그림자,
        흩어지는 잔디씨에도 그림자가 있다





        詩 : 나희덕
        美 : 묵연 - 김창태
        編 : 플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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