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 사랑하면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에 지친 너에게
정민지 지음 / 빌리버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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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정민지

빌리버튼

2020.06.10


사랑하면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에 지친 너에게

저자 정민지는 대학교를 졸업 후 방송사와 종합일간지에서 기자로 일했다고 한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은 작가의 2번째 산문집이다. 그들을 왜 낯익은 타인으로 대접하는 것이 마땅한지 알려준다. 책 날개에 작가님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적혀 있어서 좋았다. 책이나 작품을 접할 때 꼭 작가 인터뷰나 SNS를 찾아보는 편인데 작가의 생각이나 작품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어 좋다.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시간이 가고 나이가 들수록 이전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공감한다. 그들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것은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몰랐던 나를 알게 되기도 하지만 흙탕물 같은 감정들이 가라앉기도 한다. 나를 알게 되는 것은 좋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상처 받지 않았던 말들에 내가 상처 받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감정은 고스란히 나의 몫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될수도 있지만 어쩌면 상처뿐인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난 버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쉽게 잊어버리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다 안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소중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모두 다 가지기도, 지켜내기도 어려운 것들이다. 내가 타인에게 준 상처들을 찬찬히 돌아본다. 그것은 섬세한 관찰 없이는 불가능하다. 나 자신만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나와 같은 비중으로 놓고 보아야지만, 내가 누군가를 무자비하게 로봇으로 만들어버리는 죄는 짓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순 없지만, 사람이 꽃보다 소중하다는 데에는 동의하니까."

손 쉽게 얻은 것은 영원할까. 지켜내기 어렵고 다 가지지 못한 것만 중요할까. 난 손쉽게 얻은 것 또한 소중하다 이야기하고 싶다. 손쉽게 얻은 호의든 사랑이든 그것은 영원하지 않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난 쉽게 사랑해주고 호의를 주는 사람이다. 누군가 내 호의와 사랑을 당연하다 받아들일 때 그건 내게 상처가 된다. 너가 날 좋아해주는 건 당연하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던 반면, 끊임없이 내게 고맙다고 얘기해주는 친구가 있었다. 그럼 난 내게 고맙다고 표현해주는 친구에게만 호의를 주게 된다. 내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했던 친구가 내 호의가 없어져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다면 내게는 더 잘된 일이다. 하지만 다시 내게 와 그 호의를 바라는 것이 더 화가 난다. 인간관계란 이렇게 어렵다.

 

이 책을 접하기 이전 들은 말이 있다. 가족이든 친구든 나와 다른 남이라는 말이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가볍게 내뱉은 말로 상처 주고 상처 받는다. 나 또한 그래왔다. 친구가 힘들어하면 내가 더 힘들었다. 계속 고민상담을 해와서 이야기를 들어주었지만 그친구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계속 힘들다 이야기했다. 난 그런 친구가 미웠다. 나까지 감정소모를 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결국 그 친구가 타인이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어쨌거나 그 문제는 친구의 문제이고 해결도 선택도 친구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 그 문제를 내 문제라 생각했다. 적당한 이입으로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난 과몰입이 문제였다. '타인' 이라는 말이 내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다. 남보다는 가깝고 나와는 다른 가족이나 친구를 낯익은 타인으로 인식하는 게 신기했다.

에세이로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나와 이 부분은 생각이 같구나, 이 부분은 다르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느꼈다.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에 힘들다고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읽으면 힘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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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앨리스 먼로 컬렉션
앨리스 먼로 지음, 서정은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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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는 단편 소설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이번에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앨리스 먼로의 소설집 3종이 출간되었다. 앨리스 먼로의 첫 소설집『행복한 그림자의 춤』, 대표작『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뉴욕타임스》에 선정된 『런어웨이』가 바로 그 3종이다. 나는 소녀와 여자들의 삶, 착한 여자의 사랑이라는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작가의 첫 소설집인 행복한 그림자의 춤을 읽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그녀의 단편 주인공은 주로 여성들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다고 일컫는 사람을 화자로 삼는다. 앨리스 먼로 소설의 화자들의 삶은 단조롭고 또 평범에 지나친 일상이지만 주인공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그 삶이 얼마나 깊이 있는 삶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녀는 2012년에 발표한 디어 라이프라는 소설을 마지막으로 글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위의 대표작 3가지를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읽을 수 있다.

표지는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알 수 있게 하는데 이 소설의 표지가 참 마음에 든다. 여성의 뒷모습에서 우리가 그녀의 삶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 같다. 이런 부분에서도 출판업계와 디자이너의 노력이 보인다.

엄마의 말을 무시하면서 그녀는 노트에 다음과 같이 적어내려 갔다. " 알 수도 없고, 물어서도 안 된다......"

연필을 입에 문 채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이디스는 한 줄기 서늘한 만족감을 느끼며 마지막 줄을 적어 넣었다.

"내 앞에 그리고 너의 앞에 어떤 운명이 가로놓여 있는지를......"

p 8

주인공 조해너 패리에게 감정을 이입해 읽다 보니 정말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그녀의 삶이지만 그녀가 행복하다면 괜찮은 건가? 과연 그녀는 행복을 느꼈을까? 소설에서는 주변인으로부터의 시선, 자기 객관화를 통해 조해너 패리라는 여자가 굉장히 평범하고도 특별하지 않은 여자라는 것을 알려준다. 조해너는 한 집안의 가정부였는데 집 주인의 사위인 켄 부드로에게 마음이 가는 것을 느꼈다. 켄의 아내와는 사별했고 켄은 여기저기 손을 빌리며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조해너는 5살 때부터 고아원에서 삶을 이어나갔고 이후엔 한 부인을 만나 그녀의 삶을 도와주며 함께 살았었다. 조해너는 이런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사랑만을 주는 인물이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는 더 이상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비록 부인과 함께 있었던 안정감 있던 생활을 되짚으며 자신이 헌신할 사람을 찾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 사랑을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용기와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 오해가 있었지만 둘에게는 행복해보이는 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그래서 더 마지막 문장에 눈이 갔다. 우리의 눈 앞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말. 그저 평범한 인물에 평범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을 처음과 달리 읽어나갈수록 이 소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이 단편의 마지막을 읽었을 땐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 모두 평범한 인물이지만 우리 앞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나 또한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정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좀 더 적극적인 인생을 살아보면 어떨까

이 작품 재밌게 읽었다. 요새 출판업계는 표지 디자인을 다채롭고 독창적으로 하는 것도 필수이다. 그저 평범하던 사람도 책을 낼 수 있게 되는 세상이다. 독자들이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려면 그들이 고를 수많은 책들 중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무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난 이 컬렉션과 표지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책을 읽었던 사람도 읽지 못했던 사람도 사로잡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친구들이 종종 책을 추천해달라 하는데 그 부탁을 하면 이 책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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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쩌면 실마리를 찾을지도 - 마음의 우물을 들여다보는 10편의 심리에세이
이즈미야 간지 지음, 박재현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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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쩌면 실마리를 찾을지도.

이즈미야 간지 | 박재현 옮김

레드스톤

2018.07.02


마음의 우물을 들여다보는 10편의 심리 에세이

제목을 보자마자 이런 제목은 일본 스타일 같다.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저자가 일본인이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이런 비슷한 느낌?

마음의 우물을 들여다보는 심리 에세이라길래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 근래 내가 읽은 책 중 top1이다. 너무 재밌게 읽었다.

저자 이즈미야 간지는 정신과 의사, 음악가라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신과 수련의로 근무하던 1999년 프랑스 음악원으로 유학을 갔다고 했다.

처음에 책을 읽으며 놀랐는데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멋졌다.

보면서 정말 놀랐던 게 있는데 번역이 초월번역이었다!

번역 덕분에 책을 더 이해하기 쉽게 읽은 것 같다.

긴 제목을 보니 의미를 살리기 위해 길게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좋아

p79

환자에게 낮은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이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해 빈둥거리는데 세상 사람들은 일을 하거나 학교에 다닌다. 철저히 살아낸야 하는 시간이다. 한편 밤은 세상 모든 사람이 수면으로 휴식을 취한다. 그러니 밤에는 자신을 책망하는 마음도 초조한 마음도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병 환자의 낮과 밤이 뒤바뀌는 것이다.

환자가 기껏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밤낮을 바꿔놓았떠니, 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난한다. 그러면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이 부분 읽고 소리 질렀다. 너무 좋아서. 난 완전 올빼미 유형이기 때문이다.

아침형 인간들은 새벽형 인간들에게 일찍 좀 일어나라는 소리를 그렇게 하는데

사실 새벽형 인간은 낮에 잘 뿐 아침형 인간들이 자고 있을 때 깨어 있다.

특히 요새 밤낮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이런 문구가 있으니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알겠다.

P108

그래서 나는 오래된 분노를 글로 표출할 것을 권한다. '감정을 토해내는 노트'를 한 권 준비하여 끓어오르는 분노나 짜증이 밀려올 때마다 적어본다.

단, 이것은 일기가 아니니 매일 쓸 필요도 없고, 쓰고 싶을 때는 여러 장을 써도, 큰 글씨로 마구 휘갈겨 써도, 그림이나 일러스트를 그려도 좋다. 여하튼 자신의 마음이 홀가분해질 때까지 적는 것도 요령이다. 그리고 이 노트는 치료사를 비롯하여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

감정을 누구에게도 분출하지 않고 표현하는 법은 글로 쓰기이다.

글로 쓰게 되면 내가 무엇에 어떻게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부터 그렇게 글로 표현한 일기장이 있는데 지금 가끔씩 읽어본다.

내가 이것 때문에 화가 났었구나, 이것 때문에 힘들었구나...

일기 내용이 중2병 같기도 하다 ㅋㅋㅋㅋㅋ

P138

의료 관계자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상대로 하지만, 거기서 결코 보람 같은 것을 찾아서는 안 된다. 자신이 생동감을 느끼며 살고자 하거나 타인에게 필요한 사람이 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다는 동기로 의료 행위를 한다면, 환자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거기에는 반드시 '위선의 바나나'가 혼입된다. 환자가 지시한 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신경질적으로 화를 내거나, '오직 선생님만이 내가 살아갈 길'이라는 말을 듣는 데 기쁨을 느껴 점차 환자가 자신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관계를 형성하기 쉽다. 이것은 교육, 복지, 종교처럼 자신보다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을 대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

앞 부분에서 공감을 했다면 반대로

이 부분에서는 뼈를 맞았다.

그만큼 사실로 충격 받았는데 나 역시

그런 보람을 느끼기 위해 봉사를 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러 간 시설에서

점차 보람을 느끼기 위해 시설을 찾았고

거의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보람을 찾지 않아도

시설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된 책이다.

심리에 관해 자세한 서술이 되어 있고

저자가 시나 소설을 인용해 이해를 돕는다.

중간중간 그림 또한 우리의 심리 상태를 드러내주고 있다.

누군가 심리 에세이나 이와 관련된 책을 추천해달라 한다면

망설이지 않고 이 책 추천할 것이다.

PS 번역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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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오묘한 심리학 -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김소희 지음 / 센세이션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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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오묘한 심리학

김소희

센세이션

2020.05.25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센세이션은 출판사 '책인사'와 함께 걷는 출판사라고 한다.

작가에게는 진심이 담긴 책을 쓸 수 있는 힘을

독자에게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책을 선물한다.

난 '엄마는 오묘한 심리학' 책을 읽고 센세이션 출판사의 뜻을 느꼈다.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공감을 할 수 있는 힘을 이 출판사는 널리 알리고 있었다.

김소희 작가는 흔한 글짓기 대회에서 상도 타 본 적 없고

그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만을 간직했다고 했다.

그녀는 육아휴직과 복직을 반복했고 이 둘 다 녹록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득 이렇게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가슴 속 깊이 묻어있떤 꿈을 꺼내 들고 행복을 찾아 나섰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을 읽어내려가는 것 같다.

책을 읽어가면서 여자가 '엄마'가 되었을 때 이겨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엄마의 기분은 어땠을까 하며 읽어내려 간 책은 우리 엄마도 이랬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우리의 가치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 크고 나면!'이라는 말로 자신의 행복 찾기를 미뤄서는 안 된다.'

오직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부터 용기를 내야 한다.

p7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하자마자 아! 하고 느낀 문장이 많다.

우리의 가치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 엄마도 이런 말을 했다. 너 다 크면 난 이거 할거야.

너 대학 가면 너 사회 나가면 난 이거 할거야.

난 엄마가 그걸 지금 해나갈 수 있게끔 도울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런 말을 자주했다.

여름에 운동을 하기엔 더우니까 겨울이 되면,

집에 있으면 게으르니까 학교에 가면 해야지

용기는 지금 있는 이자리에서 내야겠다.

지금까지 살면서 분명하게 깨닫게 된 것은

나는 결코 누군가가 될 수 없고, 누군가도 내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이다.

설사 그 '너'가 사랑하는 가족일지라도 말이다.

p14

책을 읽으며 엄마에게 엄마는 나 키울 때 뭐가 제일 힘들었어? 물어보니

내가 자기주장이 너무 강한 게 힘들었다고 한다.

당시 엄마는 내가 좀 더 의견을 굽힐 줄 아는 아이가 되길 바랐는데

엄마의 소원과 다르게 난 여전히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다.

아이는 엄마의 뜻대로 자라주지 않는다.

그게 김소희 작가가 엄마로 아이를 키우며 느낀 점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좋은 수업을 듣게 하고 뭐든 최상으로 해주고 싶었지만

아이는 그 과정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함께 했던 시간의 추억을 기억한다.

김소희 작가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뜻대로 자라주지 않는다고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나 또한 이해했다. 아이는 피가 섞인 남이라는 것을.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초조해하며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p186

현실 상황이 받쳐주지 않으니 이내 상심하다 울적해진다.

갑자기 생각하기 싫은 옛날 생각이 떠올라 짜증도 난다.

스트레스받으니 단 게 먹고 싶어진다.

다이어트는 어쩌고 또 먹을 생각을 하니 죄책감이 든다.

그냥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몰입하기로 결정한다.

시간이 흘러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오늘도 아무것도 못 하고 돌아가니 자괴감이 든다.

과제하러 카페에 자주간다.

과제가 하기 싫어 학생 시절을 생각한다.

스트레스 받으니 떡볶이도 먹고 싶어진다.

다이어트는 어쩌고 또 죄책감이 든다.

다시 열심히 과제에 집중한다.

시간이 흘러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오늘도 아무것도 못 하고 돌아가니 자괴감이 든다.

삶의 방식이 달라도 사람 사는 건 비슷하구나 느꼈다.

오랜만에 공감가는 책을 읽어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를 가진 엄마가 읽지 않아도 공감가는 책이다.

아이를 가진 사람, 아이가 있는 사람, 아이가 다 큰 사람,

아이를 잃은 사람, 아이를 갖기 싫은 사람,

아이를 갖고 싶은 사람, 그냥 사람

모두 읽을 수 있는 엄마의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엄마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홀로 감내해야 할 어려움이 많다.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고 싶어하던 친구들이

엄마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이 책을 추천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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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에 걸린 마음 - 우울증에 대한 참신하고 혁명적인 접근
에드워드 불모어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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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에 걸린 마음

에드워드 불모어 | 장지인 옮김

심심

2020.05.12



우울증에 대한 참신하고 혁명적인 접근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은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이 사실은 염증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접근이 신선했다. 책을 읽기 전, 우울증에 관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탐구를 했다기에 '우울할 땐 뇌과학'이란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책의 뒷날개를 봤는데 알고 보니 우울할 땐 뇌과학도 이 브랜드에서 나온 책이라는 걸 알게 됐다.

심심은 도서출판 푸른숲의 인문, 심리 브랜드였다.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등의 심심 브랜드 책과 함께 읽으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책의 저자 에드워드 불모어는 신경과학자이자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정신의학과 교수이다.

FMRI 연구의 선구자로 신경과학과 정신의학연구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과학자라고 한다.

우울증을 신경면역학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으며 원인을 염증에서 찾아 많은 사람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는 우울증에 걸린 친구나 가족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잘 모른다.

정작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우리 자신일 때는 그 사실을 밝히는 게 수치스럽기도 하다.

P27


책은 계속해서 면역 체계와 염증에 관해 이야기 하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 용어에 관해 알고 있어야 했다.

세로토닌 : 모노아민계 신경 전달 물질로서 감정 행동, 기분, 수면 등의 조절에 관여한다.

프로작 : 우울증 치료제의 상품명, 세로토닌 조절 약물 >> 현대 우리가 갖고 있는 치료법의 대부분

사이토카인 :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여 면역반응에 관여

이것보다 훨씬 많은 용어가 나왔지만 그림으로도 설명해주고 관련 예시를 알려주기에 그나마 알 수 있었다.

1989년, 저자는 P부인이라는 류머티즘성관절염에 걸린 염증성질환에 걸린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다. 진료 과정에서 P부인에게 우울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우울증과 몸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계속해서 P부인을 예시로 들어 몸의 염증이 어떻게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는지 알려준다. 데카르트, 켈수스, 히포크라테스, 프로이트 등등 유명 학자의 의견을 알려주기도 한다.

염증은 몸의 면역계에서 생겨 우리에게 변화를 준다. 저자는 염증의 변화가 어떤 단계를 거쳐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까? 하는 의문을 품었다. 염증은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이 변화로 기분 변화와 우울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회적 스트레스도 높아지고, 몸에 염증이 생기며 악순환이 된다. 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새로운 치료법은 신체질환과 우울증을 연결하는 염증 고리를 표적으로 삼아 이 악순환을 끊도록 하는 것이다.

친구나 가족 중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당신은 이 책을 읽으면서

면역정신의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이 어느 정도나 그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P260

우울증과 면역계의 염증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냈지만 염증성 우울증 환자에게 항염증약을 처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한다. 아스피린과 같은 기존 항염증약에는 항우울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 따라서 항염증약을 처방하기보다 염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고 그저 운동을 하고 명상을 하는 등 염증을 없애려는 노력밖에 할 수 없지만 수십 년 내로는 또 다른 치료약이 개발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염증을 치료하는 데 운동과 명상은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또, 사실 우리의 우울증도 그저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염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란 확신도 할 수 없게 됐다. 괴롭지 않아 보인다고 우울증이 아닐 거라는 생각과 같이 말이다.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는 우리 현대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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