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예민해서요 - 감각 과민증 소유자의 예민하고 예리한 일기
이현동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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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과민증 소유자의 예민하고 예리한 일기

감각 과민증이란 질병은 아니지만 증상을 지칭하는 학술 용어라고 한다. 유난히 예민한 오감을 지닌 경우 감각 과민증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목차엔 기억, 청각, 시각, 예지, 감정, 아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난 시각은 예민하지 않지만 기억, 청각, 예지, 감정이 예민해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특히 후각이 예민한 편인데 주로 냄새로 그 상황을 기억하는 편이거나 분위기를 기억한다. 그냥 예민한 편이구나 생각했는데 이런 용어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책이 작고 예쁜데 속지가 두꺼워 무게가 꽤 나간다.

 

감각이 좀 깨어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예민'이라는 어휘를 가져다 붙이기엔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랄까. 아니, 아쉽다기보단 뭔가 부족하다고나 할까. '뭔가'라기보단 '꽤'라고 해야 할까. 적확한 단어가, 말이 떠오르지 않지만 확실히 '예민'으론 약하다.

예민하다고 확실히 느끼게 된 계기는 없지만 그냥 계속 예민해왔던 것 같다. 난 후각이 가장 예민하다. 중학생 때 반에 주인을 잃은 체육복이 덩그러니 있어 냄새를 맡았더니 친구 K의 냄새였다. 친구들이 어떻게 알았냐며 변태냐고 한 이후론 냄새로 체육복을 찾아주지 않았다. 냄새에 기억을 저장한다. 집에 나무 침대를 들여 한창 나무 냄새가 났을 때 힘든 일이 있었어서 그 뒤로 이 냄새가 나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원목 냄새를 기피하게 됐다.

어딘가에 입장했을 때 불현듯 다가오는 그 느낌. 그리 편하지 않은 듯한 그 느낌. 작은 소리, 약한 불빛, 옆 사람의 체취에 나의 감각이 쏠리는 듯한 그 느낌. 저기 저 모르는 사람이 내 얘기를 하는 거 같아 놀란 당신. 그렇다면 그대 역시 감각 과민증의 소유자일지도 모른다.

예민한 사람은 큰 소리에도 귀를 아파하지만 작은 소리에 더 신경을 쓴다. 나같은 경우 큰소리로 말하는 소리는 여러 소리가 섞이면서 말소리가 들리지 않아 괜찮다. 하지만, 작은 소리로 말하면 대화 내용이 다 들려 신경이 쓰이게 만든다. 기숙사에서 밤늦게까지 친구와 속닥이는 룸메를 보면 뭐라 하지도 못하고 그냥 나까지 뜬 눈으로 밤을 새버렸다. 귀에 자체 필터링이 있었으면. 그보다 조용히 좀 해줬으면.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마어마한 역사를 남긴 봉준호 감독의 한마디가 내게 울림을 줬다. 감각이 지나쳐, 지나치게 개인적인 존재일 수도 있는 내게 위안이 되기도 한 그 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렇다. 난 그저 조금 독특하거나, 그저 조금 창의적일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역시 이 책도 상당히 개인적인 저자의 일기였다. 본인의 예민함보단 예민한 본인의 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아쉽긴 했다. 난 예민한 사람이어서 이해가 가지만,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 보면 유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예민이란 무엇인지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민한 사람은 '왜이렇게 예민해'라는 말에 예민하기 때문에!

예민해서 좋은 것도 있지만 불편한 게 더 많았다. 특히 난, 왜 이렇게 예민해? 라는 말에 더 예민했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뭘 자꾸 먹고, 먹으면 움직이기 싫어지고, 움직이기 싫어지면 가만히 있고, 가만히 있으면 체력이 안 좋아진다. 체력이 안 좋아지면 잠이 많아지고 멍해지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더 예민해지고. 세상이 예민한 사람에게 예민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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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북클럽 - 우리 아이 책과 평생 친구가 되는 법
패멀라 폴.마리아 루소 지음, 김선희 옮김 / 윌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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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부터 18세까지 - 책육아 프로젝트

아이가 어떻게 책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여러 부모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일 것이다. 언제, 어떻게 어떤 책을 주어야 할까? 남들보다 말을 빨리 하는 아이들이 있고 늦게 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럼 내 아이에게는 언제 책을 읽게 해야 가장 좋을지 이 책에서는 책육아 로드맵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뉴욕타임즈 북리뷰의 어린이책 편집장과 편집자로 십수 년간 어린이책 전문가로 살았다고 한다. 0-18세까지 각 나이별로 추천 도서가 있는데 어떤 책을 읽힐지 고민이라면 이책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아이들이 다양한 단어를 듣고 그 혜택을 보는 것처럼, 다양한 정보에 노출될 필요가 있습니다. 유아기에 처음, 커다란 세상 속으로 멋진 모험을 떠납니다. 함께 책을 읽을 때, 유아들은 어휘 및 언어 구조, 숫자 및 수학 개념, 색상, 모양, 동식물, 예의범절 및 행동 규칙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온갖 종류의 유용한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죠.

우리 엄마도 나에게 책을 많이 읽게 한 것 같다. 어릴 땐 독서도 하고 방과후로 논술도 하고 논술 학원도 다니면서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글을 잘쓰는 아이가 되었다. 학교에서 글짓기 대회를 하면 꼭 상을 타서 엄마는 내가 글을 잘 쓰는 게 좋았던지 여러 대회에 나가게 했고 많은 상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내겐 너무 스트레스가 되었고 그 결과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글과 책과는 조금 멀어졌었던 것 같다.

중,고등학생은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책을 찾아 읽지 않는 이상 책을 읽게 하기는 힘들다. 특히, 게임을 좋아하는 내 동생같은 경우는 더 힘들다. 나도 중학생 땐 꼭 읽어야 하는 도서만 찾아 읽는 등 평균에서 조금 더 많이 읽는 수준밖에 안 되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스스로 책도 찾아 읽고 학교에서의 스트레스를 책으로 풀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더운 여름, 추운 겨울 도서관에 가서 푹신한 소파에 앉아 놀면서 책을 빌렸었다. 스스로 책을 읽는 것에 재미를 들린 순간부터 난 글쓰는 수행평가도 좋았고 남들은 억지로 쓰는 생활기록부 세부특기사항 적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날 별종으로 봤다) 이제는 스스로 책을 찾아 읽고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는데 엄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자신만의 아동문학 콘텐츠를 만듭니다. 그림책을 읽는 걸 유튜브에 올려서 공유하는 것부터 서평을 쓰고 온라인 팬클럽을 직접 운영하는 것까지 그 범위가 무궁무진하지요. 최근에는 책을 소재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 즉 '북튜버'의 리뷰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이 수천 명이 넘기도 합니다.

나도 엄청 즐겨보는 북튜버가 있다. 바로 '겨울서점'님 유튜브! 겨울서점님이 윌북의 책도 많이 리뷰하시고 소개해주셔서 영업도 많이 당했다. 겨울서점님이 소개하시는 책은 진짜 재밌고 진짜 알림설정까지 꼭 해서 보는 유튜버이다. 그래서 나도 가끔 '유튜브'를 할까?!!? 생각을 해보다가도 촬영할 장소도 없고 학생이라는 신분도 있어서 언젠가 언젠가 다른 기회가 있다면 한 번 해보고 싶다. 대신 블로그를 하고 있으니 뭔가 이루고 있는 기분이 들어 한 건 없지만 뿌듯하기도 하다.

매일 저녁 20분 동안 책을 읽을 때 함께 하면 어떨까요? 여러분도 책을 읽기로 했다는 걸 아이가 알면, 태도가 달라질 수 있고, 옆에서 나란히 책을 읽으면 숙제처럼 느끼지 않을 수도 있어요. 여러분은 이렇게 말하면 돼요. "우리 같이 매일 저녁 30분 동안 책을 읽는 거야."

우리 엄마도 내게 책을 많이 읽어줬던 기억이 난다. 다 읽으면 다른 책 들고 와서 또 읽어달라며 엄마, 아빠 괴롭히는 아이였다. 첫 독후감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쓴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는데 정말 어떻게 써야할 지 막막해서 사촌언니의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나도 엄마가 책을 읽고 있으면 아이도 자연스레 책을 잡게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다. 그래서 엄마에게 이걸 말하고 동생이 읽게 하는 것은 어떨까? 했는데 엄마가 책을 읽지 않아 실패로 돌아간 계획이었다. 대신, 내가 나서서 책을 읽으니 엄마가 내게 책을 빌려가기도, 동생도 내게 책을 빌려가기도 했다. 누구든 집에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꼭 엄마가 나서서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느끼게 된 부분이었다.

뒤에 ㄱ-ㅎ 순서로 추천된 책 정리가 되어 있다. 보기 편리하게 되어 있으니 흥미로워 보이는 책 몇 권 골라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영유아에서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를 둔 부모님이나 이들의 형제들에게 추천한다. 난 이 책을 읽어 배워보았으니 초등학생 자녀를 둔 외숙모에게 추천해볼까 한다. 내가 어릴 때 읽던 그림책도 내 사촌동생들이 다 읽었어서 이 책도 한 번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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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오수영 지음 / 별빛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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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독립출판에서 이런 산문집을 내는 경우, 필력이 굉장히 좋거나 마음에 와닿는 글이 많다. 최근 이런 산문집을 아주 좋게 읽은 기억이 있어 이 책도 많은 기대가 됐다. 저자는 자신이 깨지기 쉬운 사람이지만 그렇기에 신중하고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한다. 또, 연약한 마음은 나약함의 상징이 아닌 남들보다 섬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선물이라 믿는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은 이런 마음은 현실에서는 나약함의 상징이 되기 쉽다. 그렇게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너무 착하고 여린 사람은 세상의 모든 일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혼자서 몰래 앓는다. 그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며 서서히 마음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깨져버린다. 한번 깨져버린 마음을 한 조각씩 주워 담아 다시 이어붙여 볼 수는 있겠지만 한번 깨졌던 흔적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그 사람의 여생을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처음 책을 펼치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읽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책 더 읽고 싶을 정도로 이런 산문집에 빠져 있다. 깨진 마음은 언젠가 다시 깨져버리기 쉽고, 깨진 파편은 다시금 심장을 찔러오기 마련이다. 다시 이어붙여 너덜너덜해진 심장은 흉측해보이지만, 그럼에도 온전한 나만의 것이다. 나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것은 나뿐이다. 그래서 난 내 가족들, 친구들, 지인들이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날이 선 마음은 결국 다시 자신을 괴롭힐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매 순간마다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 생생한 기억은 그때의 감정과 분위기, 심지어는 피부에 닿던 공기의 감촉까지도 온전히 되살려, 우리가 지나간 특정한 시간으로 돌아가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착각을 안겨주기도 한다. 현실 속 삶의 방향은 분명 앞을 향하고만 있는데 기억과 마음은 과거 속에서 방향을 잃고 끊임없이 방황한다.

성격과 기억력이 관련되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예민할수록 기억하는 게 많아지고 기억에 연연하게 된다고 한다. 자존감이 낮아질수록 좋지 못한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자신의 현재를 붙잡는다. 하지만 좋은 기억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게 하고 더 좋은 경험을 하게 한다. 좋았던 경험은 행복했던 시간으로 남아 내게 좋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내 좌우명이 '기회가 있을 때 좋은 경험을 하자' 이다. 그냥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살자인데 이런 기억은 내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물론 나를 최고로 성장하게 하는 것은 돈이다.

분명 이제는 트라우마의 수명이 다했다고 느껴져서 방심한 채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팔팔한 모습으로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것의 존재가 행복 속에서도 기필코 불안을 발굴하게 만들고, 게다가 무작정 가시를 뻗쳐대며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다치게 하는 고삐가 풀린 괴물로 성장한다.

문득 찾아온다. 밑도 끝도 없이 불안해지는 마음과 빨라지는 심장 박동, 두려움. 지금은 빈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학생 때는 수시로 찾아올 정도로 날 괴롭혔다. 그때는 그게 뭔지 몰랐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야 그게 공황장애의 일부이자 트라우마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으려 하는데 젓가락을 손에 쥘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해진다.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울렁임이 트라우마였다는 것을 몰랐다는 사실이 날 슬프게 했다. 지금에서야 웃으며 이야기하고 털어놓지만, 어린 시절의 난 어떻게 이겨냈을까.

어김없이 연말은 찾아오고, 작년보다 용기는 줄어들고, 미련은 많아지고, 그렇게 세월은 나를 관통하며, 많은 것들을 어지럽히는데, 그럼에도 사랑의 대상과 그 관계를 향한 희망만이 또다시 새롭게 다가올 시간 앞에서 움츠려들지 않게 하고,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나도 이렇게 삶에 완벽하게 젖어들고.

난 연말이 좋다. 작년보다 못한 1년이어서 내게 나쁜 기억을 남겼을지라도. 1년이 지나고 1년 간 고생했던 결과가 나올 때. 그 결과가 만족스럽거나 좋을 때 난 그 연말이 더 좋아진다. 나쁜 기억의 1년은 더 멋진 시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마치 리셋 버튼처럼 말이다. 힘들었던 1년을 마무리하고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연말정산, 연말 시상식, 크리스마스 그리고 나의 1년 다이어리가 완성된 모습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비소설이나 책을 잘 못 읽는 사람은 시집이나 이런 산문집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산문집이 자신에게 맞지 않을 경우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고, 자신에게 맞을 경우 공감을 선물해준다. 나에겐 충분한 공감과 아름다움을 선물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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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 먹어도 될까요 - 약국보다 더 친절한 약 성분 안내서 edit(에디트)
권예리 지음 / 다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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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보다 더 상세한 약 성분 안내서

현대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먹는 약 성분에 관해 알려준다. 이 약을 함께 먹어도 될까? 혹은 한 알 더 먹어도 될까? 등의 질문에 답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로 일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주 먹는 약인 진통제, 비염약 등 이러한 약들의 작용, 부작용, 복용법에 관해 알려준다. 나는 어떠한 알약이든 약을 먹기 전, 약의 이름을 검색해보거나 설명서를 읽어본다. 부작용으로 졸음이 있을 경우, 주의해서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이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성분명은 전 세계 공통 언어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여행이나 출장으로 외국을 자주 드나드는 시대에 해외에서 약이 필요하다면? 성분명을 알면 해외에서도 쉽게 필요한 약을 구하거나 처방을 요청할 수있다. 특히 부작용이 심했던 약의 성분명을 기억해서 의사에게 다른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청하기 좋다.

성분명으로 약을 처방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두통, 생리통 약으로 많이 알려진 이지엔식스의 성분은 '이부프로펜'이다. 이부프로펜은 의사의 처방전 없이 어떤 약국에서도 구입이 가능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가게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많은 여성이 생리통의 약에 내성이 생길까봐 약을 먹지 않고 참거나 오래 버티는 경우가 있는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는 내성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빨리 적정량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런데도 아픈 경우는 전보다 통증이 늘어났거나 그약이 자신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부프로펜 외에도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은 효과가 강해 꼭 식후에 먹어줘야 속쓰림이 없다. 그동안 생리통약을 먹고 속이 쓰렸다면 식후에 먹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간과 신장에서 약을 처리할 때는 보통 독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생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독성을 줄여야 몸이 해를 덜 입기 때문이다. 이렇듯 약의 작용에는 간과 신장의 기능이 중요하다. 간이나 신장에 장애가 있으면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간이나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약의 효과도 함께 약회된다. 또, 간이나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적정량을 넘겨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들수록 다치는 경우도 많고 아픈 경우도 많다. 이때 간이나 신장의 기능이 좋아야할 것이다. 간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피로가 축적되고 얼굴에 윤기가 사라진다. 간 기능 개선에는 쑥, 양송이버섯, 칡, 배추, 헛개나무 등이 좋다고 한다. 보통 영양제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영양제의 경우 부작용이 적으므로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초기반응을 살펴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결핍되었던 영양소가 충분한 수치가 되는 데에는 성인은 6개월이 걸린다고 하니 최소 3~6개월은 먹어보고 효과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열을 내리고 두통, 생리통, 근육통을 가라앉힌다. 소염 기능은 없다. 대표적으로는 타이레놀과 펜잘이 있고 웬만한 종합감기약에도 포함되어 있다. 어린이도 복용할 수 있고 위장장애가 거의 없으며 편의점에서도 판매한다.

약의 생김새와 간단한 설명을 함께 요약해서 보기 편리하게 정리해놓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식후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약으로 편리한 약이다. 아까 말했듯 이부프로펜, 나프록센의 경우 식후 복용을 해야 속쓰림이 덜해지는 약인 반면, 아세트아미노펜은 식사 시간에 관계하지 않고 먹어도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고 속쓰림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식후에 복용하거나 우유와 함께 복용한다. 아플 때 약을 먹고 나아지지 않거나 부작용이 생겼다면 복용방법이 잘못되었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약일 수 있다. 꼭 자신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알아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세티리진을 비롯한 항히스타민제의 대표적 부작용은 졸음이다. 일반적으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 부작용이 심하고 2세대, 3세대는 덜하다.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인 세티리진도 드물게 졸음, 두통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복용 초기에는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 조작을 피한다.

누구나 졸아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 의사나 약사에게 2세대나 3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해달라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들었다. 그래서 내가 처음으로 외웠던 성분명이 항히스타민제였다. 직접 3세대 항히스타민제로 처방해달라 요청한 적은 없지만 이런 경우 주의해서 복용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꾸준히 비염약 A를 복용해왔는데 최근에 효과가 없었던 적이 있어 곤란했다. 그래서 비염약 B를 사먹은 적이 있는데 어지러움, 빠른 맥박, 피로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더 곤란한 적이 있었다. 둘은 둘 다 세티리진염산염 성분으로 다른 점이 없는데 다른 효과가 나타나 아직까지 그 이유를 모르고 있다. 꼭 다시 한 번 알아봐야겠다.

약학정보원에 들어가면 약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약을 검색해서 약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이건 제품명을 알고 있을 때 사용할 수 있고 제품명을 모르더라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내가 먹는 비염약에 해당하는 것을 골라 검색을 해보았다. 제품명이나 회사명을 쓰면 역시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모르고 있어도 관련 약을 알 수 있다. 다만, 자세하게 기입할수록 자세한 결과가 나오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제형, 모양, 색상만 입력하고 내가 원하는 약이 나올거라는 기대는 않는 것이 좋다.

약학정보원에 들어가면 이 외에도 약의 설명을 자세하게 읽을 수 있다. 홈페이지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보기 편리하니 자신이 먹는 약의 정보가 궁금하다면 꼭 들어가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궁금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먹는 약이 어떤약인지 꼭 알아보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병에 걸리고 많은 약을 먹는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많은 정보를 주고,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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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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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어휘력이 풍부하면 나의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짜증난다'라는 표현은 화나거나 속상하거나 서운함을 느꼈던 내 감정이 짜증으로 뒤덮이게 된다. 그래서 난 '짜증'이라는 표현을 지양하기로 했다. 책이 잘 읽히지 않거나 어떤 말을 해야할 지 어려움이 들 때 그것은 어휘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저자는 30년이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있고 일주일에 5권 이상 읽는 다독가라고 한다. 이 책에 어휘력의 쓸모를 새로운 시각으로 담았다고 한다.

방학이 되고 책을 많이 읽고 글도 쓰고 말도 많이 하니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목차가 눈에 띄었는데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 어휘력이 부족하면 생기는 일, 언어의 한계는 상상과 인식의 한계, 감정을 품위 있게 제어할 수 있는 능력 등에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감정을 품위 있게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난 아직 감정을 제어하는 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어휘력은 감정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일까?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우리나라에선 웬만한 자연 풍경의 색을 '푸르다'로 두루뭉실하게 통칭한다. 하늘도 푸르고, 강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나뭇잎도, 풀도, 산도 푸르다. 눈으로 그것들의 색이 뻔히 다른 걸 보면서도 '푸르다'로 통칭한다. 틀린 말은 아니나 옳은 말도 아니며 파랑인지 초록인지는 순전히 듣는 사람이 알아서 알아들어야 한다.

우리는 문맥으로 문장을 파악한다. 한국인은 '어디가' 에 물음표가 없어도 문맥으로 혹은 억양으로 '여기에 간다' 혹은 '여기에 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보라색 글씨로 각주도 달아 단어의 뜻이나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알려주거나 혹은 용어의 개념을 알려준다. 챕터 정리도 문단 정리도 각주 정리도 잘 되어 있어서 가독성이 좋았다.

뒤집어 얘기해서 어떤 말이나 글의 의미나 어감을 쉽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눈치'가 부족하기보다 '어휘력'이 부족한 탓이 크다. 말인즉슨 맞는데 묘하게 거슬리는 말도 '인간미'가 부족하기보다 '어휘력'이 부족해서일 수 있다. 어휘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힘이자 대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러한 힘과 시각을 기르는 것이다.

누군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묘하게 거슬리는 말은 어휘력이 부족해서였나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정말 어휘력은 신뢰를 높일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힘과 시각을 기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도 때로는 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고 말을 퉁명스럽게 할 때가 있기도 하다. 앞으로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그런 책인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 돈 받는 데 있잖아. 근데 사람이 없는거야. 차에다 뭐 달면 거기서 요금 빼간다던데 그걸 안 달아서 못 내고 지나버렸어."

어휘력이 부족하면 지시대명사를 많이 동원하고 활용 범위가 넓은 낱말을 남용한다.

친구들이 이런 말 하면 퀴즈 맞추는 것 같고 재밌다. 때로는 나도 함께 단어가 기억나지 않으면 생각날 때까지 떠올려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 떠올라 날 괴롭힌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지시대명사를 많이 동원한다고 한다. '그거 있잖아 그거' 이게 다 어휘력이 부족해서 그런거였다니.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책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

어른이라고 울 일 없으랴. 목 놓아 펑펑 울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 저마다 가슴 열어젖히면 눈물이 그득히 쏟아져 온 땅이 물에 잠길 것이다. 그러나 그뿐, 눈물은 나를 변화시키지도 상황을 바꾸지도 못한다. 울지 마라, 소리 내 말하라, 글을 쓰라. 그래야 내가 변할 수 있고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이고 정말 와닿은 부분이다. 때로는 울음으로 내 마음을 표현해도 되지만, 그것이 언제나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물은 나를 변화시키지도 상황을 바꾸지도 못하기 때문에. 울지 말고 소리 내 말하라. 글을 쓰라. 지금 내가 어떤 일이 억울한지 글을 쓰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울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난 혼자 울고 다시 정신차리고 글을 적는다. 그리고 내가 해야할 일을 찾아나선다. 그렇게 극복하려 노력한다.

 

골이따분한 성격, 나보고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 인생의 발여자, 곱셈추위, 갈수록 미모가 일치얼짱, 감기 낳으세요, 멘토로 삶기 좋은 인물, 나물할 때가 없는, 수박겁탈기, 장례희망, 유교전쟁, 권투를 빈다, 마음이 절여온다, 알레르기성 B염

이런 맞춤법은 이제 일부러 웃기려고 쓰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골이따분한 성격 난 저게 마음에 든다. 난 맞춤법 지적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나 또한 헷갈리는 맞춤법이 있으며 그 사람이 민망하기도 하거니와, 스스로 검색해보게끔 내가 맞는 단어를 한 번 더 언급하는 편이다. 누군가 '굳이'를 '구지?'라고 했을 때는 대화를 하다 자연스럽게 '굳이'를 한 번 더 넣어 대화를 이어간다. '되', '돼'도 이런 방법을 쓰지만 가장 잘 고쳐지지 않는 맞춤법인 것 같다. 그렇지만 다들 이런 기본적인 맞춤법은 꼭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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