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어휘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어휘력이 풍부하면 나의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짜증난다'라는 표현은 화나거나 속상하거나 서운함을 느꼈던 내 감정이 짜증으로 뒤덮이게 된다. 그래서 난 '짜증'이라는 표현을 지양하기로 했다. 책이 잘 읽히지 않거나 어떤 말을 해야할 지 어려움이 들 때 그것은 어휘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저자는 30년이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있고 일주일에 5권 이상 읽는 다독가라고 한다. 이 책에 어휘력의 쓸모를 새로운 시각으로 담았다고 한다.

방학이 되고 책을 많이 읽고 글도 쓰고 말도 많이 하니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목차가 눈에 띄었는데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 어휘력이 부족하면 생기는 일, 언어의 한계는 상상과 인식의 한계, 감정을 품위 있게 제어할 수 있는 능력 등에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감정을 품위 있게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난 아직 감정을 제어하는 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어휘력은 감정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일까?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우리나라에선 웬만한 자연 풍경의 색을 '푸르다'로 두루뭉실하게 통칭한다. 하늘도 푸르고, 강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나뭇잎도, 풀도, 산도 푸르다. 눈으로 그것들의 색이 뻔히 다른 걸 보면서도 '푸르다'로 통칭한다. 틀린 말은 아니나 옳은 말도 아니며 파랑인지 초록인지는 순전히 듣는 사람이 알아서 알아들어야 한다.

우리는 문맥으로 문장을 파악한다. 한국인은 '어디가' 에 물음표가 없어도 문맥으로 혹은 억양으로 '여기에 간다' 혹은 '여기에 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보라색 글씨로 각주도 달아 단어의 뜻이나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알려주거나 혹은 용어의 개념을 알려준다. 챕터 정리도 문단 정리도 각주 정리도 잘 되어 있어서 가독성이 좋았다.

뒤집어 얘기해서 어떤 말이나 글의 의미나 어감을 쉽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눈치'가 부족하기보다 '어휘력'이 부족한 탓이 크다. 말인즉슨 맞는데 묘하게 거슬리는 말도 '인간미'가 부족하기보다 '어휘력'이 부족해서일 수 있다. 어휘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힘이자 대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러한 힘과 시각을 기르는 것이다.

누군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묘하게 거슬리는 말은 어휘력이 부족해서였나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정말 어휘력은 신뢰를 높일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힘과 시각을 기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도 때로는 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고 말을 퉁명스럽게 할 때가 있기도 하다. 앞으로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그런 책인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 돈 받는 데 있잖아. 근데 사람이 없는거야. 차에다 뭐 달면 거기서 요금 빼간다던데 그걸 안 달아서 못 내고 지나버렸어."

어휘력이 부족하면 지시대명사를 많이 동원하고 활용 범위가 넓은 낱말을 남용한다.

친구들이 이런 말 하면 퀴즈 맞추는 것 같고 재밌다. 때로는 나도 함께 단어가 기억나지 않으면 생각날 때까지 떠올려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 떠올라 날 괴롭힌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지시대명사를 많이 동원한다고 한다. '그거 있잖아 그거' 이게 다 어휘력이 부족해서 그런거였다니.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책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

어른이라고 울 일 없으랴. 목 놓아 펑펑 울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 저마다 가슴 열어젖히면 눈물이 그득히 쏟아져 온 땅이 물에 잠길 것이다. 그러나 그뿐, 눈물은 나를 변화시키지도 상황을 바꾸지도 못한다. 울지 마라, 소리 내 말하라, 글을 쓰라. 그래야 내가 변할 수 있고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이고 정말 와닿은 부분이다. 때로는 울음으로 내 마음을 표현해도 되지만, 그것이 언제나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물은 나를 변화시키지도 상황을 바꾸지도 못하기 때문에. 울지 말고 소리 내 말하라. 글을 쓰라. 지금 내가 어떤 일이 억울한지 글을 쓰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울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난 혼자 울고 다시 정신차리고 글을 적는다. 그리고 내가 해야할 일을 찾아나선다. 그렇게 극복하려 노력한다.

 

골이따분한 성격, 나보고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 인생의 발여자, 곱셈추위, 갈수록 미모가 일치얼짱, 감기 낳으세요, 멘토로 삶기 좋은 인물, 나물할 때가 없는, 수박겁탈기, 장례희망, 유교전쟁, 권투를 빈다, 마음이 절여온다, 알레르기성 B염

이런 맞춤법은 이제 일부러 웃기려고 쓰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골이따분한 성격 난 저게 마음에 든다. 난 맞춤법 지적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나 또한 헷갈리는 맞춤법이 있으며 그 사람이 민망하기도 하거니와, 스스로 검색해보게끔 내가 맞는 단어를 한 번 더 언급하는 편이다. 누군가 '굳이'를 '구지?'라고 했을 때는 대화를 하다 자연스럽게 '굳이'를 한 번 더 넣어 대화를 이어간다. '되', '돼'도 이런 방법을 쓰지만 가장 잘 고쳐지지 않는 맞춤법인 것 같다. 그렇지만 다들 이런 기본적인 맞춤법은 꼭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