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타임 - 당신의 두뇌 에너지가 가장 충만한 시간
베레나 슈타이너 지음, 김시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아침형 인간>이 나온 이후부터 시간 관리 방법을 다루는 책을 꾸준히 읽어온 편이다. 최근에 인상적이었던 시간 관리서는 <프랭클린 플래너 잘 쓰는 방법>과 <당신의 성공은 수요일에 결정된다>였다. 나는 오전 8시까지 출근해야 하고 저녁 5시면 퇴근하는 직장에 다니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이들보다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시간이 많다고 시간을 잘 활용하여 보내지는 않다. 여유롭지만 더 치열한 자신만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좋은 성과가 나온다. <아침형 인간>을 보며 선사시대의 생활리듬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모든 사람에게 효율적이다라는 명제에 의문이 들었다. 효율적으로 사는 야행성 인간들이 내 주변에는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2-4시간만 자고서도 하루를 매우 알차게 보낸다. 체력이 약한 나에게는 부러운 일일 뿐이었다. <프랭클린 플래너 잘 쓰는 방법>을 보며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을 어떻게 나누는 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두꺼운 프랭클린 플래너를 보니 막상 겁이 난다. <당신의 성공은 수요일에 결정된다>에서도 일주일 중에서 수요일에는 마음을 가다듬기가 쉽지 않다. 시간 활용을 잘 못하면, 주중의 한 가운데인 수요일에는 더 바쁘기 마련인 것이다.

 


위의 시행착오는 <프라임타임>을 만나면서 고쳐질 것 같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맞는 시간대가 있다. 아침형인간이라고 꼭 찝어서 말할 수 없고, 좌뇌형 인간이 일 잘한다고 할 수도 없다. 하루 10시간을 자야 일이 잘되는 사람이 있고, 4시간을 자도 거뜬한 사람이 있다. 자신에게 효율적인 시간이 언제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 책은 책머리에서 시간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격언 <너 자신을 알라>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도 잘 모르는 나 자신을 어떻게 깨우치란 말인가. 이런 의문도 이 책에 답이 잘 나와 있다. 25개의 매뉴얼이 한쪽 분량으로 관련 내용 뒤에 실려 있는데, 책을 읽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문항지에 체크하게 된다. 복잡하게 메모지를 대동하지 않아도 된다. 내 에너지의 흐름 그래프도 여러 차례 나오고, 우뇌형 인간, 좌뇌형 인간을 구분할 수 도 있으며, 내가 그동안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반성하는 항목도 제시되어 있다.

 


이 책은 무조건 하면 된다! 실천하라고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생물학, 인류학의 결과를 보기 편하게 간추려서 우리를 설득한다. 대다수는 그 설득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아침의 커피 한 잔은 우리가 기대하는 각성 효과를 내지만 점심 시간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생체 리듬을 저해한다. 커피 안에 들어있는 각성제는 6시간이 지나도 반 잔 정도는 우리 몸 안에 남아 있는데, 낮에 마시게 되면 밤잠을 설치게 하고, 쉬어야 하는 시간에 흥분 상태로 몸을 이끌기 때문이다. 따끈한 커피 한잔의 행복을 버릴 수 없다면 작가는 과일쥬스나 허브차를 마시기를 권한다. 현대인의 직장 생활을 충분히 배려하는 노련한 저자의 충고를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 책을 읽다보니 적응력 강한 아침형 인간에 가까웠다. 프라임 타임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제대로 쉬지 못해서 저녁형 인간인 줄 알았는데, 낮잠을 좋아하고 아침에 가장 머리가 깨끗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뇌형 인간에 가깝다.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지만 하나를 꼭 집어서 일하는 추진력은 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프라임타임은 오전 8시부터 11시정도까지가 된다. 이 시간 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책에서 꼭 읽어보고 가야하는 쪽수는 바로 61쪽이다. 표3을 보면 오전 6시 반에 기상하는 아침형 인간의 이상적인 하루일과표가 나온다. 자신의 평균 기상 시간에 맞추어 시간대를 뒤로 하거나 앞으로 하여 이상적인 일과표를 작성할 수 있다. 나는 오전 5시에 일어나는 인간이기에 한시간 정도 앞당겨 일과표를 체크했다. 나 역시 전자우편이나 습관적인 업무를 처리하다가 시간을 낭비한 경험이 있다. 저자의 말대로 오전에는 인터넷을 멀리하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까다로운 업무에 집중해야겠다. 그리고 프라임 타임은 하루에 두 번 정도 온다. 두 번째의 시기에는 타이핑이나 반복적인 업무를 행하는 것이 저녁의 휴식을 위해 좋다. 내일 계획도 이 시기에 미리 세워 놓아야 불안감을 막을 수 있다.

 


쾌적한 주말을 보내는 방법, 창의력을 향상시키고, 잠을 잘 잘 수 있는 방법도 실려 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없애는 운동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에너지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안다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가? 커다란 항아리 안에 물부터 넣으면 큰 돌은 집어넣을 수 없게 된다. 돌을 먼저 집어넣어야 물도 뒤에 넣을 수 있다. 자잘한 목표 때문에 내 소중한 가족이나 어려운 사람들, 건강을 미처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닌가? 나도 그동안 미뤄두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외국어 공부나 운동을 책에 나와 있는 방법대로 해보려고 한다. 몇 년 지나면 멋진 선물로 훨씬 더 나은 삶과 꿈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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