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는 당나귀답게 마음이 자라는 나무 4
아지즈 네신 지음, 이종균 그림, 이난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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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지즈 네신은 터키 출신의 작가이다. 1915년에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80살에 유명을 달리했다. 발음하기 생소한 저자의 이름은 이 책도 어렵지 않을까하고 겁을 먹게 했다. 하지만 역시나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필체로 재미나지만 세상을 어떻게 올바르게 살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총 14편의 짤막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유리에 몸을 부딪히며 탈출을 시도하다가 결국 사망한 똥파리는 파리 세계에서 위대한 똥파리로 기록되었다. 비록 파리의 수명이 짧아 며칠 안되어 사라질 역사였지만. 어느 동물의 세계에서는 거세된 황소가 우두머리로 뽑혔다. 모든 동물의 투표로 뽑힌 것이지만 가장 부끄러운 우두머리였다. 왜냐하면 거세된 황소는 아무도 경계하지 않을만큼 어리석었기 때문에 뽑혔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틈새를 지적한 이야기이다. 양들의 제국에서는 양을 쉽게 잡아먹기위해 늑대의 치밀한 작전이 전개되는데 어리숙한 양들이 여기에 깜박 속아넘어간다. 이 이야기는 파시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지적하고 있다. 당나귀는 당나귀답게는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사람 말을 할 수 있는 당나귀라니. 게다가 당나귀 말을 하는 사람이라니. 상상만 해도 우습지만 돈 벌이를 위해서 어떤 우스운 일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의 대중심리를 풍자하고 있다. 어느 무화과 씨는 감옥에서 싹을 틔워서 결국 인간 세계에 큰 영향을 준다. 감옥을 무너뜨린 것이다. 감옥을 경계로 노동자와 귀족 사이에서 어느 편을 드는 것이 더 옳은 것인가. 헷갈리지만 무화과는 결국 꿈을 이루어 냈다. 해와 달의 움직임을 아름답게, 멋지게 표현하는 것. 시의 뜻은 옳은 것을 멋지게 표현하는 것이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일화이다. 미친 사람들, 탈출하다에서는 이런 세상이 정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날 남아있는 몇 안되는 정상적인 제도들이 고대에 미친 사람들이 탈출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라니. 언제쯤 세상이 제대로 미쳐버릴까?  

어려운 이론서를 뒤적거리지 않더라도 어린 아이들도 쉽게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동화이다. 세파에 휩쓸려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꺼내보면 좋을 듯하다. 참고로 뒤에 작가에 대한 일화가 있는데, 작가 자신도 동화책에 실릴 법한 인생을 살았다. 그는 약자들을 위해 변론하다가 옥살이를 하기도 했고, 어린 시절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있게 해준 사회를 위해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여 어린이,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세웠다. 그 시설에는 뛰놀 수 있는 운동장과 정원, 박물관, 학교 등이 있다고 한다. 가끔 그 곳에 가서 아이들이 배우고 노는 모습을 보며 행복해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마치 천사를 보는 듯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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