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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구희연.이은주 지음 / 거름 / 2009년 4월
평점 :
화학 약품으로 얼굴 칠하기 = 화장?
화장품 업계 저자들의 커밍아웃.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그 분야의 속내를 잘 모르게 만드는 우리나라 업체들. 이 책을 읽고 나서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참 미웠다. 아무리 돈이 중요해도 마케팅을 중시해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을까? 먹거리 뿐 아니라 바르는 것도 믿을 수 없으니 암담한 노릇이다.
중학교 가정 시간이었다. 실습 시간에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기로 했는데, 선생님께서 우리가 좋아하는 피자, 떡볶이, 햄버거 같은 음식은 실습 대상에서 제외시켜서 우리는 불만이 많았다. 불만에 찬 얼굴로 수업을 듣는 우리들이 안쓰러우셨는지 선생님께서 대학 때 있었던 실습 이야기를 해주셨다. 돼지고기가 재료인 햄을 1시간 동안 물에 넣어 끓여보았는데, 빨간 색소가 베어 나오고, 방부제의 성분을 조사해보니 우리 몸에 안좋다는 말씀이셨다.
다행히 어머니께서 밀가루, 조미료, 인스턴트 식품은 일절 먹지 못하게 하셔서 고등학생 때까지 나는 자연산 식품에 길들여져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 때 기숙사에서 과자나 컵라면, 튀김 류의 야식들을 챙겨먹으면서 건강도 미용도 모두 놓치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4년간 몸안의 독소를 제거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화장품을 안발라도 피부가 좋아서 크게 상관없었는데, 직장에 다니면서 화장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 나와있는 여성의 하루 일과처럼 나도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하고 스킨, 로션, 에센스를 바르고 아침식사를 한 후에 본격적으로 메이크업 전쟁을 치른 후 출근하였다. 집에 오면 화장을 지우고 또다시 아이크림, 피부재생 프로그램에 따른 화장품을 발라주었다.
그런 노력들이 모두 화장품 업계의 마케팅에 놀아난 거였다니. 갖고 있는 화장품이 거의 2008년도 초반에 구입한 것이여서 성분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유통기한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이라도 어떤 성분이 우리 몸에 해가 되는지 알아서 다행이다. 섬뜩한 것은 화장품 뿐 아니라 욕실용품이다. 우리가 편하게 쓰는 물건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우리 몸도 파괴하고 있었다니.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어떻게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지 세세한 방법들도 가르쳐 주는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