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마 1
이아현 지음 / 청어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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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에 다니며 치열하게 공부하던 시절. 유진의 짝사랑으로 시작한 이들의 만남은 풋풋하고 싱그럽기만 하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점점 커져가는 마음으로 행복하기만 했던 그때, 유진은 갑자기 청아의 곁을 떠난다. 수년이 흐르고 병원 내부고발자로 찍혀 갈 곳이 없어진 청아와 최연소 국과수 법의학 팀장이라는 타이틀을 쥐게 된 유진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

 

소위 말하는 재회물이다. 갑작스레 남자가 여자의 곁을 떠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 유진이 청아 곁을 떠난 이유는 과거 트라우마에 있었다. 갑자기 떠나버린 유진이 미워도 넓은 품으로 안아주는 청아.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는 내내 유진을 옭아매지만 청아는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

 

1권에서의 이야기가 청아와 유진의 연애부터 이별, 그리고 재회까지의 이야기라면 2권은 이들이 사랑을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하는 게 맞을 거다. 서로 바쁜 일상에, 일에 치여서,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곁에서 함께하지 못함에 서운하고, 미안한 감정들이 꼬리처럼 따라붙어 서로 오해 아닌 오해도 하게 되지만 결국엔 그게 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로맨스 소설에 흔하게 볼 수 없는 법의학이라는 분야를 어떻게 녹여냈을지 많이 기대했었다. 솔직히 수사물 미드에서 보았던 것처럼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새록새록 싹트는 감정의 설렘도 기대했었고. 하지만 너무 많은걸 기대했나 보다. 법의학이 그저 남자 주인공을 완성하기 위한 장치로만 쓰인 것 같아 조금 아쉽다.

 

평소 법의학 이야기를 좋아해서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남자 주인공이 법의학자라는 소리에 호기심 폭발! 법의학이라는 분야를 로맨스 소설에 접목한 건 신선하다. 뚜렷한 기승전결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이전 작품에서도 보였던 살짝 늘어지는 완급조절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 같지만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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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흩날리는 밤 가나리야 마스터 시리즈
기타모리 고 지음, 김미림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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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bar ‘가나리야’. 이 곳의 주인 구도 데쓰야를 중심으로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일상 미스터리물이다. 그래서 더 없이 잔잔하고 소소하다. 어느 택시 기사가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겪는 이야기, 죽은 아내의 편지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려는 남자, 퇴직을 앞둔 남자의 상사가 벌이는 이상한 파티 이야기, 황금 칵테일을 찾아 헤매는 사람 등.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자칫하면 너무 흔해서 진부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구도가 내보이는 음식 때문에 독특한 이야기가 되었다.

 

추리를 하다가 꽉 막히면 어김없이 음식이 등장 한다. 간식타임처럼. 과연 어울릴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재료의 조합이 무모하고 의심스럽지만 훌륭한 맛을 자아낸다. ‘가나리야의 주인 구도도 독특한 인물이지만 찾아오는 손님들도 심상치 않다. 추리면 추리, 음식에 들어간 재료까지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 그 주인의 그 손님이랄까. 특별한(?) 능력을 지닌 구도를 도와 그럴듯한 능력을 발휘하는 손님들까지 맥주bar ‘가나리야는 조용할 날이 없다.

 

추리물로 봐야할지, 힐링 소설이라고 봐야할지 장르를 구분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본다. 음식을 통해서든 구도의 추리를 통해서든 잔잔한 여운이 함께하니 가슴 한편이 따뜻해진다.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장르는 다르지만 그 때의 기억과 감정들이 겹쳐져 몰입하기에는 조금 어려웠다. 그리고 첫 번째 책이었던 꽃 아래 봄이 죽기를도 읽어 보질 못해서 나에게는 크게 와닿는 매력이 없어서 아쉬운 책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군침을 흘리게 만들던 음식들의 매력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냉장고 앞을 쉴 새 없이 오고 가게 만드는 매력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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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씨앗
이화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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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으로 만난 문교와 서주. 조건에 맞는 결혼이라는 논리에 이들은 함께하기로 한다. 조건뿐인 결혼에 감정이 섞이기에 힘든 나날들이다. 7년 전 서주와의 찰나였던 만남을 기억하고 있는 문교. 문교는 서로 가까워지기 위해 서주에게 두 달의 유예 기간을 준다.

 

우연히 평생 하고픈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하기까지의 그 과정들이 참 소중하고 특별하다. 과거 문교와 서주의 찰나 같던 우연한 만남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들에게 결혼은 높은 벽에 불과했다. 문교 혼자 살짝 꺼내본 아릿했던 기억은 서주에 대한 호감을 불러 왔을지 몰라도 결혼이란 벽을 넘기에는 힘에 부쳤을 거다.

 

서주의 집에서 문교와 함께했던 시간은 이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움트게 했고, 그 시간들이 모여 열매를 맺게 했다. ‘성북동이라는 무대가 이들의 사랑이 뿌리 내리기엔 더 없이 알맞은 공간처럼 느껴진다. 곳곳에 숨어 있던 성북동의 명소 찾기는 또 하나의 즐길 거리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게 되는 문교와 서주의 이야기는 다 좋았지만 서주 엄마의 과거는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은데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맘마미아의 오마주도 아니고.

 

차분한 여자와 담담한 남자가 만났으니 이야기는 더 없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잔잔한 만큼 마음을 울리는 세기도 비슷해야 하는데 문교와 서주는 사정없이 마음을 두드려댄다. 한 발짝 떨어지면 그만큼 따라가게 만들어야 되는데 조급해져오는 마음에 두 발 앞서게 만들기도 한다. 두근거리는 마음에 조급증이 일어 성급하게 책장 넘기기에 바빴어도 기분만큼은 성북동 거리에라도 놀러 나간 듯 편안했고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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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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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생기다가도 없어지게 만드는 독특한 매력의 작가라 (물론 나에게만 해당되는) 고민 아닌 고민을 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유가와 교수가 이렇게 반가울 줄 몰랐네. 국내에는 책보다 영화가 먼저 알려졌다.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했고, 시니컬한 유가와 교수가 나오는 갈릴레오 시리즈라는 소리에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자제하기 힘들었다.

 

여름방학, 부모님의 출장 때문에 고모네로 놀러가게 된 교헤이. 기차 안에서 유가와 교수와 우연히 만난다. 마을을 개발하려는 업체측의 초대로 교헤이의 고모가 운영하는 여관에서 묵기로 한 유가와 교수. 교헤이와 유가와 교수가 마을에 온 날, 또 다른 남자 투숙객도 있었다. 이들이 마을로 오고 난 다음 날, 바닷가 절벽 아래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조용하던 마을은 시끄러워지고, 정체불명의 시체는 교헤이의 고모가 운영하는 여관의 투숙객으로 밝혀진다. 죽은 남자는 마을에서 한참 진행되고 있던 개발사업회의에 참석했던 것이 알려지고 이 남자가 전직 경시청 형사라는 것이 드러난다. 남자와 마을과의 연결점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가운데 16년 전 도쿄에서 일어났던 살인사건이 표면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과학적인 논리로 사건을 해결(?)하던 기존 시리즈들과의 조금 차이가 있다. 추리보다는 인간적인 면모가 더 두드러졌다는 것도 그렇고. 잘못된 결말로 한 사람의 인생이 크게 뒤틀릴 수 있다는 유가와 교수의 말처럼 누군가를 둘러싼 비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건이 끝날 때까지 침묵을 유지하던 유가와 교수가 알게 된 진실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늘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라는 건 분명하다. 작품마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빵빵 터져주기만 바랄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믿는다. 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게 해주리라는 것을. 몇 번 얘기했지만 애정이 애증으로 변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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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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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보안관 테디와 처크는 실종자 조사를 위해 외딴섬의 정신 병동으로 향한다. 과거에 포로수용소로 쓰였던 병동은 현재 범죄를 저지른 환자만 수용한 상태다. 실종자인 레이첼이라는 여성은 자식들을 죽이고 정신 착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오게 되었다. 외딴섬에서 그녀의 흔적 찾기는 어렵지 않은 일인데 그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살아있기나 하는 걸까.

 

폭풍에 휩싸인 외딴섬에서 실종된 그녀의 단서를 찾아가는 일은 보안관인 테디와 처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에게 폭풍은 짐이 되기도 하고, 열쇠가 되기도 한다. 폭풍의 한가운데에 몰린 이들이 마주하게 될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현실과 꿈의 불분명한 경계에서 오는 야릇한(?) 분위기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단서들로 책장은 빠르게 넘어간다. 박진감이 넘치지는 않지만 분명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는 많다. 그리고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반전! 이걸 빼고 살인자들의 섬을 얘기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영화 식스센스급의 반전에 어안이 벙벙. 혹시나 하는 생각도 했으나 설마라는 생각도 했는데 작가에게 깜빡 속았다. 반전에서 오는 짜릿함은 참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이라고, 결말이라고 의심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내내 작가에게 속았으니 결말도 믿을 수가 없어!

 

아마 이 책이 셔터 아일랜드라는 영화의 원작일거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영화는 알아도 보질 못해서 영화가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원작도 읽었으니 영화를 보며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겠지. 진작 사놓고 못 읽은 작가의 다른 책도 얼른 챙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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