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님의 로맨스
이은교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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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후배가 하나 있다. 훤칠한 외모로 인기도 많고 출중한 업무 능력 때문에 입사한 지 1년 만에 대리를 달았다. 남들은 3년이 걸리는 대리인데. 바로 선배인 재경은 그런 시훈이 밉기만 하다. 회식을 하던 어느 날,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재경을 시훈이 집에 데려다주기로 한 그 날. 기어이 사건이 터지고 만다. 술김에 시훈에게 키스를 해버린 재경. 쥐구멍이 있다면 몸을 숨기기라도 할 텐데 사방 뚫려버린 사무실에는 재경이 피할 곳이 없다.

 

술김에 해버린 키스가 문제였다. 키스 이후 자신의 주위를 맴돌며 이것저것 참견하는 시훈이 부담스러워졌다. 시훈을 볼 때마다 몸부터 반응하는 자신 때문에 난감해졌다. 무턱대고 들이대는 시훈을 어찌해야 할까. 재경은 앞으로 남은 회사생활이 걱정이다.

 

후배님이라고 하길래 연하남이 나오는 줄 알았더니 기대와 달리 동갑 커플의 이야기였다. 초반부터 밝혀지는 시훈의 나이는 재경이와 동갑. 회사 입사 순서에 따라 선배와 후배로 나뉘었지만 업무 능력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재경이와 시훈. 아무튼 사내 동갑 커플의 연애 이야기는 알콩달콩, 물 흐르는 대로 잔잔하게 흘러간다.

 

설마 했던 시훈의 배경은 어김없이 들어맞았고, 예상했던 만큼의 이야기가 전개 되어 생각보다는 밍숭맹숭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동갑인 시훈의 나이가 반전이었다면 조금 더 나았으려나. 강한 임팩트 없이 무난하고 훅 읽히는 이야기였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가벼운 로코물로는 부담 없이 즐기기엔 무리가 없으니 땡기면 읽어 보는 걸로. ^.^ 건필해서 다음엔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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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하트 신드롬 - 개정증보판
심이령 지음 / 청어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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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방송국 구성작가로 일하고 있는 은수. 연인이자 프로그램 PD 승모의 부탁으로 국내 최고의 야구 투수인 최무형을 만나게 된다. 표정도 없고 말수도 없는 이 남자의 차가운 성품에 은수는 무형과의 첫 만남에서 불쾌함을 느낀다. 프로그램 제작과 고등학교부터 친구 사이였던 승모와의 관계로 우연한 만남이 계속 되면서 몇 년간 잠잠했던 은수의 악몽이 다시 시작 되었다.

 

은수의 악몽 속에 등장하는 단편적인 이미지들이 무형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무형은 과거의 은수를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자신은 모르지만 생전 처음 만난 남자는 기억하고 있는 과거. 그 과거의 기억 속에 은수는 무형에게 어떤 여자였을까. 무형과의 불편했던 만남과 은수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연결고리는 풀릴 수 있을까.

 

겨우 찾아낸 잃어버린 기억은 은수를 벼랑 끝에 서게 만들었다. 이를 악물고 복수를 다짐했다. 은수는 복수의 칼날을 겨누고도 자신의 손이 베이는 줄 몰랐다. 허울뿐인 복수에 상처만 깊어갔다. 무형은 그저 침묵의 방관자였을 뿐이었다. 과거의 은수에게도, 현재의 은수에게도.

 

결말을 빼놓고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얼얼한 뒤통수에 정신이 번쩍 든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결말만을 위한 이야기도 아니다. 이해할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는 이야기에 머릿속은 정리하기 힘들어진다. 강렬한 만큼 여운도 길고 오래 남는다. 습하고 눅눅한 장마철 습기처럼 강렬한 여운이 끈덕지게 달라붙어 찝찝함을 동반하지만 장마철 습기가 다 그렇듯이 쉽게 떨쳐내기 힘들다.

 

복잡하게 꼬인 이들의 관계를 사랑이라 정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랑이란 감정에 무지했고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하기는 어렵다. 은수와 무형이 나눴던 것은 사랑이외에 다른 감정으로 설명하기 힘드니까. 이런 사랑도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지니 말이다. 뚜렷하고 명확한 게 없어도 여운은 실컷 즐겨 보련다. ‘하게 확실하지 않아도 사랑은 늘 그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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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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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닥치고 보면 된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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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어디쯤에서부터 너였는지
소담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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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둘의 나이에 그 녀석의 보호자가 되어야 했다. 우재의 어머니가 유언처럼 남긴 한마디가 채정의 어깨에 책임감으로 남았다. 열다섯의 그 녀석은 진중하고 조용했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어른스러웠다. 감춰진 이면에 어떤 마음을 담고 있었는지 몰랐다. 보호자라는 이름의 무게가 채정의 미래에 다른 선택을 하게 했어도 채정은 후회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옆집으로 이사 오고 첫인사를 위해 문을 두드렸던 그 순간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사고로 세상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녀는 다시 세상이 되어 주었다. 나 때문에 그녀의 어깨로 드리워진 무게가 미안했다. 미안하고 안타까워서 마음 한 자락 내비치지 못했다.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저 생판 남이었던 채정과 우재가 한집에 살게 되었다. 세상은 스물둘의 채정과 열다섯의 우재를 부정이라 손가락질 했다. 세상이 뭐라 해도 둘은 떳떳했다. 그때는 동생과 보호자로 묶인 가족 같은 의미였으니까. 7년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만난 그 녀석 우재. 소년 같기만 하던 녀석이 이제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이미 지난 시간은 이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굳건하게 지켜온 마음이 서로에게 닿기만을 바랬다. 살랑거리는 마음이 언제부터 흘렀는지 모른다. 그리움이 간절했던 시간을 돌고 돌아 만난 순간. 터질 것처럼 뛰던 심장은 제자리를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심 가득 담아 내 마음에 쏙 드는 글이다. 내 취향에 100% 부합하는 글. ㅋㅋㅋㅋㅋ 잠시 시큰둥하던 마음이 어느새 훌훌 날아가 버렸다. 전작에서 느껴지던 가벼움을 덜어내니 훨씬 더 진지하고 애잔한 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우직한 우재의 한결같은 마음에 내 마음도 덩달아 들썩들썩, 간질간질. 우재가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 심쿵도 여러 번. 누나는 애가 타서 살살 녹을 지경인데 이 녀석 너무 능글맞기만 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연하남이었다. 그동안 박력 터지는 연하남이 없었던 터라 내심 아쉬워하던 중에 만나 그런지 재탕도 생각날 만큼의 글이었던 것 같다. 사무실에서도 놓지 못하는 책장이 아쉬워져 괜히 섭섭하기도 했다. 마무리에서 살짝 느껴지는 아쉬움은 뒤로 하고 마성의 연하남 우재를 한번쯤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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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 : 악마의 서재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20
이수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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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다 기대가 많이 사라진 블랙라벨클럽 시리즈의 책이다. ‘귀왕의 꽃으로 처음 대면했던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소재의 이야기라 얇은 귀는 팔랑팔랑. 책을 받고서는 김이 팍 새버려 애초의 기대가 말끔히 사라졌었다. 사라졌던 기대감이 살짝 미안해질 만큼 괜찮게 읽은 책이라 다행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

 

19세기 말, ‘리틀 가든이라는 해안가 작은 마을에 도서관이 생겼다. 입은 옷도, 끌고 다니는 마차도 온통 검은색 일색인 사내는 마샤가 운영하는 꽃집을 방문했다. 자신을 미스터라고 소개한 남자는 도서관에 어울릴 만한 화초를 추천해주길 바랬고, 마샤는 몬스테라라는 이름의 식물을 추천한다. 기이하고 괴이한 책들을 모아놓은 도서관이라는 미스터의 말에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마샤는 이것을 계기로 도서관에서 일을 하기로 한다.

 

챕터마다 고전이 하나씩 등장한다. 하나는 아니고 꽤 여러 개가 등장. 아무튼 그 고전을 중심으로 마을에 사건이 하나씩 일어나는데 도서관 사서인 마샤와 미스터가 얽히면서 사건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내용은 자세히 몰라도 제목은 익숙한 고전들을 모티브 삼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다. 챕터마다 다루는 고전의 기묘함과 더불어 으스스한 분위기로 무장한 채 시종일관 호기심을 살살 건드린다. 게다가 빠른 장면전환으로 조금만 한 눈을 팔아도 놓치기 일쑤. 정신 바짝 차리고 따라가기 바쁘다.

 

선과 악의 대립이라 하기엔 선한 사람들의 활약이 극히 미미하다. 선과 악의 경계도 불분명하고. 남자 주인공인 미스터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자 주인공인 마샤 또한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다. 결말 즈음에 가서야 드러나는 비밀들이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진 못해도 궁금했던 마음은 어느 정도 개운해진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고전을 중심으로 각색한 영화나 책들은 많다. 젠틀맨 리그, 반헬싱 같은 비슷한 영화의 단편적인 이미지들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을 둥둥 떠다닌다. 워낙 좋아하는 소재이고 꼭 챙겨서라도 보는 괴이한 존재의 관한 이야기라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만 아니었다면 더 즐겁게 읽혔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어도 상쇄할 만큼의 재미 요소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본편과 외전에 살짝 등장했다 사라진 채록가의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지기도 하고. 부디 건필해서 다음 이야기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본 서평은 '디앤씨'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몬스테라:악마의 서재>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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