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내추럴 - 네버모어
키이스 R.A. 디칸디도 지음, 김미경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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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산으로 가는 스토리지만 초반 시즌에 대한 무한 애정으로 너무 궁금해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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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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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 <64>를 읽었다. 읽고 나서 꿈까지 꿨다. 여운은 금새 사라지지 않고 내내 따라다니고 있다. 읽고 나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육사앓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내에서 굉장히 큰 화제가 되었었고, 작가도 인생을 걸고 썼다는 <64>에 대한 기대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기대가 높은만큼 실망도 클거란 생각에 기대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여기 저기서 들리는 입소문들에는 얇은 귀가 팔랑거렸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만족을 주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내가 육사앓이를 하고 있다는건 그 증거가 아닐까.

 

단 몇 줄로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기엔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 경찰 내부에서 일어나는 조직간의 암투, 경찰과 언론의 승자 없는 싸움, '64'라는 기호로 더 많이 알려진 14년전 미결로 남은 유괴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 세 개의 굵은 줄기를 여러 갈래로 쪼갠 솜씨는 탁월하다. 주인공 미카미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솜씨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하나의 챕터가 끝날 때마다 온 몸에 돋아나는 소름은 자연스레 얻어지는 결과물이었다. 긴장의 끈을 바짝 쪼이며 절정으로 치솟을 때의 쾌감은 정말 짜릿했다.

 

두께도 좀 있고 긴 호흡의 소설이라 어느 정도 지루할거란 생각은 했었다. 역시 1/3까지는 지루했다. 이야기를 끝까지 풀어나가기 위한 장치들이라 호흡이 길어지는건 어쩔 수 없었을 거다. 지루한 부분이 지나고 탄력을 받기 무섭게 책장은 어느새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이렇게 푹 빠질줄은 몰랐다. 성별을 떠나 어느 단체나 조직을 다루는 이야기는 지루하다고 생각했었다. 경찰과 언론. 절대 친해질래야 친해질 수 없는 둘의 관계는 승자 없는 싸움을 통해 진정한 동료애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복잡하게만 여겨지던 경찰 조직 내부의 일들도 빈 틈 없이 치밀하게 써내려간 글에서는 탄탄한 작가의 내공이 그대로 느껴진다.

 

미스터리의 고전이 될 조건은 이만하면 충분하고도 넘치지 않을까? 미결로 남은 하나의 사건에 집중하기 보단 인간에 집중함으로서 보다 절실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미카미가 느끼는 감정들은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져 왔고, 한 눈 팔새 없이 몰입하며 푹 빠져 읽었으니 아마 후유증은 좀 오래 가겠지. 감히 말한다. 여태 읽었고, 앞으로도 읽을 일본 소설중엔 <육사>만한 작품이 없을거라고. 게다가 올해 최고의 소설이라는건 말할 것도 없고. 정말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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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사계절 : 여름의 죽음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2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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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영혼이 형사 주변을 맴돈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던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겨울편에 이어 여름편이 새로 나왔다. 생각보다 빠른 만남에 반가운 마음이 앞서 덥썩! 아직 사계절 시리즈의 전부가 나온건 아니지만 표지만 봐도 어느 계절의 살인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의 뜨거운 모래 속에 색이 변한 사람의 손. 표지에서 느껴지는 섬뜩함이 책 속에서도 느껴지길 바라면서 시작했다.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린셰핑. 린셰핑의 숲에 큰 불이 번지면서 뜨거운 열기는 한 층 더해진다. 여름 휴가철 사람들이 도시를 비운 사이 한적한 공원에서 정신을 잃은채 헤매던 벌거벗은 소녀가 발견된다. 몸에 새겨진 기이한 상처들과 표백제로 닦여진 새하얀 몸, 게다가 성폭행의 흔적까지 발견된 소녀는 단기기억상실증으로 기억을 잃었다. 부족한 증거들로 사건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드는데 또 한 명의 소녀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연쇄 살인 사건으로 변해간다.

 

10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이다 보니 주인공인 말린 형사의 혼란은 심해진다. 자신의 딸 토베와 비슷한 또래들의 죽음들에 분노를 느끼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과 푹푹 찌는 더위에 날로 무기력해져만 간다. 여행을 떠난 토베와 얀네에 대한 그리움은 날로 더해가고 살인 사건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며 무기력하던 말린도 어느새 사건이 실체에 다가서게 된다.

 

워킹맘들은 일과 직장, 두 가지를 완벽하게 해낼 순 없다. 형사로서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어머니로서의 말린은 어딘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그런데 그게 매력이다. 모두 완벽했다면 이만한 매력은 느낄 수 없었을거다. 보통 사람처럼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녀라서 더 생생하게 다가온 것 같다. 같은 시리즈인데 전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느낌이라 묘했다.

 

전편에서 작정하고 쓴 듯한 묵직한 설정들은 다음편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그랬다. 처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도 안됐지만 그보다 살인자들의 마음에 동요하게 되는 기이한 느낌. 그들을 악인으로 변하게 만든 이유들을 알게 되면 다른데서는 느낄 수 없었던 동정심이 생긴다. 태어나면서부터 악인인 사람은 없다. 그들에게 화가 나기 보다는 그들을 그렇게 만든 이유들에 화가날 뿐이다.

 

살인과 형사가 등장하지만 장르소설이라고 구분 짓는게 무의미한 소설이다. 말린을 따라다니는 영혼들의 이야기는 소설을 더욱 밀도있고 단단하게 만든다. 형사로서의 뛰어난 직감과 어머니로서의 모성애로 무장한 말린의 활약은 눈부시다. 전편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정들로 인해 다음편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져만 간다. 부디 꾸준히 출간되어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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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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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로 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 준 박웅현 작가의 책이 새로 나왔다.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부제가 붙은 <여덟단어>. 제목이나 부제에서나 풍기는 분위기가 자기계발서처럼 보여 망설여졌다. 모두 똑같은 말만 해대는 책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 아무리 박웅현 작가라지만 그 말들의 반복이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전작에서 책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작가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한 바가 있기에 망설이는 마음을 뒤로 하고 믿어보기로 했다.

 

'박웅현'하면 생각나는건 보통 사람들과 조금 다른 생각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그런 재능(?)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크게 울림을 전하는 광고를 만드는 능력 또한 '박웅현'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이다. 그런 그가 자존, 본질, 고전, 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으로 나뉘어진 여덟개의 챕터를 통해 인생에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생각의 차이라는 것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와 보통 우리들과의 생각 차이는 있다.

 

고전에 대해 얘기하는 그의 말에 뜨끔해졌다. 고전들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는 분명히 있다. 읽고 흘려버릴 이야기가 아니라 두고두고 되새기다 보면 남는게 있다는 거다. 편협한 나의 독서 습관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었다. 쉽게 고쳐질 습관은 아니지만 노력이라도 해봐야겠다.

 

인생에 대해 우리가 어떠한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정해진 바는 없다. 비록 지금의 현실이 안내하고 있는 길은 판에 박힌듯 똑같다는게 문제이지만 그것이 결코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그 길을 따라 갔던 사람들의 든든한 성공담이 기다리고 있으니 꼭 틀린 답은 아닌 거다. 하지만 한번쯤 내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며 진정 나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본다면 그 길이 환영할일이 아니다라는걸 깨달을 거다. 사람 하나 하나의 본질이 다른데 남들이 정해준 룰에 따라 똑같은 곳을 향한다는게 어디 말이 되는 소리인가.

 

단 한 권의 책을 읽고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바뀐다는건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도움이 되는 책은 있다. 한 번 읽고 던져둘 책은 아닌 것 같다. 빠르게 속독하는 책이 아니라 곰곰히 천천히 곱씹으며 내 것으로 만들면서 읽어야 뿌듯할 책. 누구나 실패를 겪는 인생이지만 나침반 같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 옆에 한 권 있다면 남은 평생 든든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기 <여덟단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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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그리고 생존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5
백상준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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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한상준의 <인플루엔자>를 읽으면서 국내 좀비 소설이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국내에 좀비에 관한 컨텐츠가 외국만큼 다양하지 않아 많은걸 접해볼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국내 정서에 맞게끔 각색된 좀비물이라는 점은 괜찮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국내 좀비 소설, 백상준의 <좀비 그리고 생존자들의 섬>이 출간 됐다. ZA 문학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라 해서 솔깃했다.

 

섬, 천사들의 행진, 거짓말이라는 단편 세 개가 실린 연작 소설이다. 좀비가 가득한 세상에서 혼자 살아남은 '나'의 처절하고 외로운 생존기 <섬>. 장애를 가진 사람에겐 좀비 세상이 천국이라는 <천사들의 행진>. 좀비들과의 전투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군인들의 이야기 <거짓말>.

 

<섬>은 좀비 세상이 진짜 실제한다면 그 상황에서 생길 수 있을 법한 '리얼'이 살아 있는 이야기들이라 공감하며 읽었다. 곳곳에 숨겨진 유머들의 소소한 잔재미까지 더불어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좀비 세상에 홀로 남겨져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너무 심각하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천사들의 행진>은 짧아서 아쉬웠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좀비 세상이 천국처럼 느껴졌다 한들 생존하기가 쉬웠을까. <섬>에서처럼 '나'의 디테일한 생존기까지 바라는건 아니었지만 조금 특별한 그녀들이라 조금 다른 생존기를 기대한건 사실이다.

 

세 편의 단편중 마지막이었고 진짜 결말이 있던 <거짓말>. 군대라는 특수 집단의 문화는 여자인 내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었다. 단편에서 좀비 이야기를 빼면 그냥 군대 이야기가 되어버리니까. 극한 상황에 내몰리게 되자 불안과 공포가 그들을 뒤덮었고 서로간에 생긴 불신과 오해들은 그들을 혼자 고립되게 만든다. 이 곳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사람이 좀비로 변하는 원인은 알 수가 없다. 그 원인을 추적할만한 특별한 주인공도 없다. 좀비 세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을 그린 이야기다.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충분히 나도 겪을 수 있는 '리얼'한 상황들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외국의 좀비 컨텐츠처럼 너무 심각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아서 더 좋았던 소설. 좀비만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만의 정서로 그려진 좀비 이야기라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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