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 전10권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지난 3주간 대한민국 빨치산이었다.』

 2008년 태백산맥이라는 소설을 한손에 들고 기나긴 여름 방학을 맞이 했다. 대학시절 선배들이 꼭 읽어보라고 권유를 하던 책! 그러나 글을 읽기 싫어하고 노는 것을 즐기던 나에게 태백산맥은 너무도 긴 소설이었다. 그 소설을 다시금 내 손에 들고 읽기를 시작한 날 무언가에 홀리듯 미친듯이 책을 읽어 내려간 것 같다.

 마치 남부군의 일원이 되어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삶을 눈앞에 펼쳐 놓고 그리듯 그렇게 책을 읽은 듯 하다. 책을 읽은 동안 매일 밤 나는 지리산을 헤메이고 전남 벌교를 헤메이며 여기 저기 우리나라의 참상을 보고 있었다. 시대를 초월하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현장을 찾아가고 있었다. 비록 꿈속이었지만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지는 그 참혹한 현상을 보며 가끔 편하게 잠을 청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10권의 책을 읽기 위해 몇번을 감슴을 치고 눈시울을 적셨는지 모르겠다. 그 속에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그 역사를 딛고 일어선 지금의 순간들.... 우리가 많은 생각을 하고 산다고들 하지만 정말 그 생각들이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것인지 어떤 뜻을 가고 있어야 하는지 잠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당황함을 보기도 했다.

 우리는 역사의 커다란 흐름위에 서있는 한점이다. 그 한점들이 모여서 길게 늘어설 때 한줄기의 역사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그 역사의 한줄기위에 서있는 오늘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저마다의 가슴 속에 이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이 든다. 

 처음 10권의 책을 보면서 너무 많은 양이 아닌가 했지만 10권을 다 읽고 난 후 10권의 책이 조금 모자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몇년뒤 다시 태백산맥을 읽을 때 다시 큰 한숨을 쉬며 읽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태백산맥』작가의 말 중에서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시대를 흔히들 ‘민족사의 매몰시대’ ‘`현대사의 실종시대’라고 한다. 그것은 곧 그 시대가 그만큼 치열했고 격랑이 심했으며, 분단사 속에서 또 그만큼 왜곡과 굴절이 심했음을 의미한다. 그 시대의 진실과 참모습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복원하고 되살리느냐가 바로 분단극복이고 통일지향일 것이다. 그 시대의 복원은 바로 오늘을 푸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작업을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여러 현장을 찾아다녔다. 소설은 단순히 상상력의 산물일 수만은 없으며, 엄연한 역사사실 앞에서 소설을 쓰는 자는 제멋대로일 수가 없는 것이다.『태백산맥』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그렇게 증언을 토대로 하고 확인을 거친 것들이다. 그 이야기들을 소설로 엮으면서 나는 시대정신에 냉정하고자 했고, 우리의 오늘을 투영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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